어둠 속의 댄서1 어둠 속의 댄서 by 라스 폰 트리에 (2001)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는 두 번 보기는 힘들다. 기괴하지만 현실적이고, 담담하지만 절망적이다. 이 간극에서 오는 무력감은 보는 사람의 감정을 뿌리부터 잡아채 흔들어버린다. 어둠속의 댄서는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이 실낱같이 존재하지만, 예전에 왓챠에 적었던 한줄평처럼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친절하게 멘붕으로 인도하는 영화"일 뿐. 작중 화자의 구원 없는 종말로 종결되는 서사구조는 다른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뮤지컬 영화이나 뮤지컬의 화려한 쇼도, 기깔나는 넘버도 없는 이유는 그 뮤지컬은 오직 여주인공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세상은 잿빛 현실을 아주 약간 탈피했을 뿐,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조명이나 멋진 쇼댄서들을 데리고 올 수는 없다. 그녀의 진.. 2022. 11.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