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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5

[241216] 공연과 서점, 계엄과 집회 그리고 탄핵, 이어지는 일상 0. 오늘 적을 이야기들은 지난 주말동안의 기록이지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12월 3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다보니 10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았고 그날도 평소와 같이 잠자리에 들었는데, 깨어나보니 세상이 완전히 흔들렸다가 간신히 돌아왔다. 제정신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기의 계엄, 그 여파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없고 그저 본인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당위성을 역설하는 이 나라의 지도자(였던 누군가). 그를 탄핵해야 한다며 소리높여 외친 시민들의 목소리가 무색하게, 회의장에서 단체로 나가버린 어느 시정잡배들의 모습까지.     그 와중에도 일상은 이어져야 하기에 대부분의 시간은 평소와 다름없이 보냈다.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고, 저녁이 될때까지 정신없이 일하고, 미리 예매해둔 공.. 2024. 12. 16.
[230609] 2023 서울시향 빌마이어의 말러 교향곡 5번 - 서울시향의 말러 연주는 믿고 간다!는 공식이 있었던 적도 기억나는데, 지휘자도 몇번 바뀌고 단원들도 조금씩 바뀐 터라 지금도 그 명성이 유효할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들었던 이 날의 연주만큼은 마스터피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법한 훌륭한 연주였음! 개인적으로 서울시향의 연주 중 가장 좋아하는 레퍼토리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인데, 말러 교향곡 5번도 웅장한 편성이나 비극적인 서사, 그리고 이를 넘어서서 묘하게 느껴지는 한국적 신파의 향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 전에 일주일 내에 말러 교향곡 5번을 두 번이나 듣게 되어서 상당히 인상깊게 남아있던 곡이기도 한데, 이날 들었던 말러는 또 다르네. 같은 서울시향의 연주인걸 감안해보면 지휘자의 곡 리딩이 많이 달라졌거나, 혹은 나의 취향이 많이 .. 2023. 6. 25.
[230218] 2023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 슈만과 브람스 이 공연에 대해서 후기를 빨리 적었어야 했는데, 미처 적지 못한 후기들이 밀리고 밀려서 이제야 적으려니 기억나는 게 많지 않다. 슈만의 피아노 콰르텟은 크게 기억나는 부분이 없었는데 곡 때문인지 연주 때문인지 잘 모르겠고,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는 바이올린과 첼로 연주 합이 인상적인 부분들이 중간중간 있었는데(아마도 2악장 즈음?) 역시 지나고 나니 기억이 가물가물. 브람스 곡은 지안 왕이 첼로를 연주했는데 즐겁게 연주하시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상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내본 후기 끝! [ Program ] - Schumann, Piano Quartet in E-flat Major, Op. 47 - Brahms, Piano Trio No. 1 in B major, Op. 8 2023. 2. 25.
[221202] 서울시향 - 실뱅 카브를랭의 드뷔시와 라벨 - 서울시향의 교향악 공연을 꽤 오랜만에 왔다. 지난주에 다녀온 실내악 공연도 오랜만이었던듯 한데. 매달 SPO가 집으로 배송되기 때문에 공연 오는 날 미리 챙겨오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깜박하고 집에 둔 채 공연장에 와버렸다. 3천원밖에 안하긴 하지만 굳이 두 권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어서 그냥 사지 않았는데, 사전정보 없이 공연을 관람하는게 녹록지 않은 일인걸 깨닫게 되었다. 특히 오늘처럼 다소(?) 난해한 곡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 처음 서울시향 공연을 보러다녔을 때 '아르스노바'라는 현대음악 연주 시리즈가 있었다. 진은숙 작곡가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이 프로그램은 13년간 연주된 후 사라졌다. 내가 처음 가본 서울시향 공연이 무려 아르스노바였는데(정말 사전정보 하나 없이 덜컥 예매하고 간게 드러나.. 2022. 12. 5.
[221126]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VII '슬라브' - 서울시향 올해 실내악 공연들을 여럿 예매했었는데 이런 저런 일정들 땜에 못간게 많다. 덕분에(?) 올해 첫 실내악 공연이 되었음. 약간 난 공연티켓을 확정의 개념이 아니라 가능성의 개념으로 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내년에는 좀 더 챙겨서 가야지. - 1부와 2부 모두 트리오 곡으로 시작하고 4중주, 5중주 곡을 뒤에 이어서 진행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3중주 곡 중에서는 딱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 없었던 것 같다. 1부에서 연주된 글라주노프의 4중주는 공연의 표제곡 답게 인상적이었던 곡! 확실히 슬라브 민족적인 음율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한 여유롭게 연주되던 초반부부터 마지막에 빠르게 휘몰아치는 부분까지 전체적인 빌드업?도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지연님이 곡에 푹 빠져서.. 2022.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