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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우롱 뉴욕여행 기념품으로 사온 것들이 많지는 않다. 책 몇 권, 미술관에 들를때마다 사온 엽서들과 몇가지 기념품들, 문구 몇 개, 그리고 차. 뉴욕에서 유일하게 방문한 티샵이 브루클린에 있는 벨로크 티 하우스였는데, 작은 공간에서 파는 수많은 차들을 보며 어떤 차를 사야할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향을 맡아보았다. 묵직하고 우디한 향, 가볍고 과일 느낌이 나는 향, 꽃잎이 첨가된 향 등등. 그 중에서 단연 내 코를 사로잡은 것은 진한 밀크향을 풍기는 밀크 우롱이었다. 처음에는 이 차의 투박하고 거친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향들을 몇 가지 맡아보았지만, 밀크 우롱을 포기할만큼 매력적인 향은 없었다. 고민 끝에 밀크 우롱 캔 하나와 작은 크기의 다른 차 하나를 선택해서 들고 왔고, 한국에 도착해서야 미술관.. 2022. 11. 5.
Untitled, Rome, Italy by Francesca Woodman (1977-1978) 반듯한 사진 속 반듯한 문틀 위에 아주 약간 삐뚜름하게 매달린 여성이 주는 묘한 긴장감. 아마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나의 사적인 도시'에 적혀있었던 듯 하다. (지금 찾아보지 않아서 정확한 내용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사진을 처음 알게 된 계기 또한 그 책이었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현대 예술을 잘 알지 못해 책에 적힌 대부분의 예술가들을 그냥 흘려보냈는데, 유일하게 내 취향으로 저장된 작가와 사진이 바로 이 사진이었다. 왜 이 사진이 좋은지 물어보면 이유를 무어라 명확하게 댈 수는 없다. 좋은것이 으레 그렇듯 말이다. 그저 이 사진, 그리고 이 작가의 사진들이 궁금해졌고, 날로 애정이 커져갔고, 결국 이 작가의 사진들이 우리 집에 걸리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 사진에 대한 내 애정의 크기를 표현할 수 있.. 2022.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