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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공연관람 기록

[230129]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두 번째 관람

by eunryeong 2023. 2. 1.

- 지난번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고, 음악이 워낙 좋아서 한번은 더 봐야지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미적미적 대다가 느지막히 표를 한 장 잡았다. 웬만하면 같은 시즌에 한번 더 공연을 보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 극은 다음에 언제 올라올지 기약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이번 시즌에 한번 더 보자 마음먹음. 역시나 KT할인의 은혜를 입었다.

 

- 다시 봐도 음악과 안무의 조화가 완벽한 극. 각 장면에 대해 이 정도로 섬세하게 음악을 쓴 극은 최소한 내가 본 뮤지컬과 오페라를 통틀어봐도 없었던 것 같은데. (물론 오페라는 많이 보진 않았음) 특히 서곡에서 음악의 템포랑 리듬으로 제트와 샤크의 대립을 그려낸 것은 탁월한 연출이라고 본다. 아니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음악이 너무 좋아 ㅋㅋㅋ 처음 봤을 때는 맘보가 가장 먼저 귀에 들어왔는데, 이날 본 공연에서는 쿨이 확 박혔다.

 

- 그렇지만 스토리는 다시 봐도, 아니 다시 볼수록 더 납득 안되는 극. 토니와 마리아가 만나고 거의 24시간? 길어도 48시간 안에 이야기가 끝나는데 이 시간동안 너무 많은 사건이 일어난다. 가장 메인이 되는 마리아와 토니의 관계도 그렇고... 그리고 마리아가 아니타한테 부탁하는 것 또한, 너무 어린 친구가 세상물정을 몰라서 험한 부탁을 해버렸다 싶더라. 이전에 토니에게 싸움을 막아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그렇고. 

    이 비극의 시작이 어디서부터인지를 되짚어보다보면, 결국은 마리아와 토니가 만나는 장면을 베르나르도가 본 것. 이 상황이 발생한 이상, 토니가 싸움을 말리러 가지 않았더라도 베르나르도는 토니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걸려고 할 것이고, 이와 유사한 비극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 이 극에서 유이하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타와 리프인데(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둘 다 각자의 메인 넘버도 잘 받은지라 호감인 배우들이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만... 대신 빠른 템포의 춤을 굉장히 잘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역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내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 중 이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없을 것 같아서 ㅋㅋㅋㅋ 그냥 내가 리프 역할을 하는 배우들한테 애정을 갖는게 빠를듯. 근데 이미 그렇게 되고 있기도 하고 ㅋㅋㅋ

 

- 이날 본 공연도 배나라 리프. 첫 공연에서도 이상하게 기억에 남았는데 이날 공연까지 보고 아 배나라 배우의 다른 공연들도 더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프라는 캐릭터가 절제와 폭발의 적당한 경계에서 극을 조율해주는데, 배우 특유의 까리한 분위기가 더해져서 리프의 매력이 한층 살아나는듯 하다. 맘보에서도 멋지지만 쿨에서의 핑거스냅이 곁들여진 화려한 안무, 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장면에서 핑거스냅으로 제트 팀원들을 진정시키는 부분이 포인트인듯.

 

- 박강현 배우와 이지수 배우는 이번 공연으로 처음 보게 되었음. 박강현씨 노래를 굉장히 편하고 쉬워보이게 부르더라! 연기는 깔끔하다면 깔끔하지만 너무 무난한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른 극에서 보면 또 다른 느낌이려나 싶긴 하다. 이지수 배우의 노랫소리도 감미로웠는데, 발성이나 성량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음색이 정말 꾀꼬리같았다. 아직 어린 철없는 마리아의 사랑스러운 느낌이 뚝뚝 묻어나는 노래와 연기였음! 유지 아니타는 나중에 추가투입 되어서 연습시간이 부족했을 것 같았는데도 춤과 넘버 모두 만만찮은 아니타 역을 너무나 깔끔하게 잘 소화했다. 특히 노래가 굉장히 시원시원했음! 찬호 베르나르도는 지난번에 이어 두번째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덧. 혜화로운 공연생활의 웨사스 공부방송을 보니 배나라 리프와 임정모 베르나르도가 나왔는데, 렌트헤즈로서 정모 베르나르도 공연도 보고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너무 아쉬움. 만약 한번 더 보게 된다면 정모 베르나로드 캐슷을 가장 우선적으로 맞출것 같은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네...

    덧덧. 렌트의 베니 역에 배나라/임정모 더블캐스팅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소취중인데 과연... 근데 베니 솔로넘버가 없어서 더블캐슷 안하겠지...ㅠ

 

- 주연 배우들의 완전 귀여웠던 모먼트 두 가지. 토니가 마리아네 집 2층 베란다와 연결된 사다리를 오를 때, 신나서 몸을 흔들거리며 사다리 올라가는거 보고 아 진짜 애들이구나 싶어서 귀여웠음 ㅋㅋㅋ 마리아도 2막 첫 곡에서 (비극을 미처 알지 못한 채) 친구들이랑 신나서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게 딱 10대 소녀들의 파자마 파티 느낌! 이 귀여운 애들을 저리 가혹한 운명에 집어넣다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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