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일상 기록

[240615] 이것저것 모두 최근 회사 이야기

eunryeong 2024. 6. 15. 12:01

1. 4월 중순 조직개편이 있었고, 지난 목요일에 다시 한번 조직개편이 이루어졌다. 4월의 개편은 변화는 크지 않지만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었고, 그저께의 변화는 나와는 크게 관계가 없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였다. 팀이 하나 사라지고, 새로운 팀이 새로운 팀장-구성원으로 재편되었으며, 기능조직으로만 구성된 부서체계가 일부는 목적조직 형식으로 재편되기까지. 

    두 번의 개편 모두 개인적으로는 맞는 방향의 변화였다고 생각하지만, 타이밍은 조금 아쉽긴 하다. 특히나 개편 조직의 당사자가 2주가량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루어진 첫번째 개편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고. 최근 회사에서 내려온 몇 가지 지시들을 보면, 큰 걸음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아니라 조급하게 당장의 문제만 봉합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아 아쉽다. 직원들에게도 이런 움직임들이 회사의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것을 리더분들이 인지하셨으면 좋겠는데. 

 

2. 첫번째 조직개편으로 인해 내가 속한 팀이 그대로 개발이사님 소속으로 이관되었다. 우리팀의 메인 업무가 프로덕트 기획과 디자인인 이상 전략이사님 산하에서 일하는 것이 적절한 조직구성은 아니라고 생각해왔기에 지난 개편으로 오히려 일하기에는 더 편해졌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다. 우선순위 조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해주시는 것, 나 또는 다른 직원들의 의견에 대해 빠르게 결정해주시고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시는 것. 실무적으로도 배울게 많기도 하지만, 이건 직속이 아니었을때도 야금야금 배우고 있었어서 변화까지는 아닌것 같기도 하고 ㅎㅎ 

    아쉬운 부분이라면, 내가 팀장일 때에는 다른 이사님 산하 소속이어서 다이렉트로 이야기를 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는 점. 그래도 앞으로 더 많이 배울 기회가 있을것 같다고 생각한다. 우선 내가 더 열심히 따라잡아야지. 할 수 있는 만큼만... 무리하지말고... ㅎㅎ...

 

3. 6월 초부터 새로운 TF를 시작했다. 회사에 들어온 후 세 번째 TF인데, 이번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방향의 TF이기에 좀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요 방향의 사업을 조금 밀어보고 싶다보니 물밑작업을 슬쩍 해왔었기에 더더욱! 기대하는 정도의 성과는 거둘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음.

 

4. 얼마전 저녁식사(+가벼운 술자리) 하면서, 이 분들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슬쩍 듣게 되었다. 내가 회사에서 의도한 방향으로의 좋은 평가들도 있었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이야기도 있었다. 특히 미팅에서 내가 의견을 들을 때 굉장히 인자하게 바라보며 끄덕여서 의견을 내시는 분이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ㅋㅋㅋ 나도 몰랐던 부분이어서 어? 그런가? 싶었을 정도. 반대로 내가 화났을 때도 표정에서 드러난다는 것을 다른 분들의 의견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쩐지 얼마 전 미팅 끝나고 난 후, 혹시 불편하셨던거 아니냐는 디엠이 날아오더라... 허허... 회사에서 감정이 드러나는게 득이 될만한 상황은 없기에, 최대한 자제해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야지 뭐.

 

5. 예전 이사님과 내 업무 스타일이 굉장히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팀장님과도 사실 이런 부분들을 느끼고 있다. 회사에서 나랑 맞는 사람들과만 일할수는 없기 때문에 업무 스타일이 다른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요즘 이 분이 하시는 일을 보면 자신의 일을 자꾸 다른 사람들에게 넘기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우려스럽다. 처음에 장난식으로 이야기를 했을때 제가 장난식으로 말려서 그런가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시지 않는것 같아 보인다.

    어제는 심지어 기획에서 정해야 할 프론트 화면의 개선사항들을 운영부서 담당자에게, 그것도 정리된 화면이 아닌 러프한 아이디어만(게다가 문서화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화이트보드로 글씨만 적혀있었음) 공유하며 의견을 구하려고 해서... 이 내용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다보니 이사님과의 커피챗 시간이 의도치 않게 팀장님 이야기로 넘어가기도 했다. 이 상황에 대해 이사님에게 이야기를 해야하나 고민하긴 했었지만, 이번 미팅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방향으로 흘러가서 내가 잘한건가 성급한건 아니었나 살짝 후회를 했었다. 근데 저녁에 슬랙으로 이사님과 내게 공유해주신 이미지를 보고... 아 내가 정확한 타이밍에 이야기 드렸구나, 오히려 늦지 않았구나 싶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 저 내용을 보고 식겁해서 바로 팀장님한테 이건 좀 아닌것 같다고 이야기도 하긴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모르겠다. 뭐 이제는 이사님도 아셨으니 (사실 이사님도 모르고 계셨던건 아니지만 조직을 옮긴지 오래 되지 않아 조금 지켜보셨던 것도 있고, 나도 그 방향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조금 달라지겠지 아마.

 

6. 일련의 상황들을 보며,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일 잘하는 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보다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일하기. 나로 인해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지금까지 잘 해왔는지 확신은 없지만, 앞으로 더 노력해야지. 

    (그리고... 우리팀과 타팀에 영향을 주는 팀장님의 이런 태도에 대해 내가 너무 방관해왔던것 같다는 반성을 다시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