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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ver Get the Feeling You've Been Cheated?
Diary/공연관람 기록

[260110] MAD CASE Vol. 1 (소닉스톤즈, 바닐라유니티, 로맨틱펀치, 닥터코어911, 크래쉬)

by eunryeong 2026. 1. 11.

0. 처음 이 공지를 보고, 엑? 싶어서 다시 찾아봄. 아니 2026년에 닥터코어 911이요...?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고, 심지어 복귀 후 (방송 녹화 제외하고는) 첫 무대였다! 한정판 공연 같은거에 의미부여 미친듯이 하는 사람으로써, 이 공연은 무조건 가야지! 하고 생각하고 예매. 원래도 그러하지만, 라인업 면면을 보니 입장번호가 크게 중요하지 않겠다 싶어 (보통 이런 공연은 세팅타임에 우르르 빠졌다가 공연 시작하면 우르르 들어옴) 편하게 예매하고 편하게 시간 맞춰서 입장했다.

 

1. 첫 무대는 소닉스톤즈! 이름은 굉장히 많이 봤는데 공연은 처음인듯? 했다. 사실 난 펑크라는 장르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음악이 워낙 신나서 아주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소리가 진짜 단단한 밴드라는 생각이 들었음. 개인적인 편견이 하나 있다면, 펑크라면 모름지기 어딘가 조금 비어있고 엉성하지만 패기와 열정으로 어떻게든 음악이 되는! 기묘한 장르! 라는 것인데, 요즘 펑크밴드들의 음악을 들으며 굉장히 편협한 시각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다만 (아주아주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이제 내가 뛰어놀 수 있는 비트가 아녀... 한 십년 전부터 BPM 120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것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지는 곡들이 많았다. 물론 내가 나이 가지고 우는소리 하기에는... 무대에 계신 분들께 죄송스럽지만... 

 

2. 바닐라유니티는 공연으로는 처음 보는 것 같음. 한때 '내가 널 어떻게 잊어'를 열심히 돌려듣던 기억이 생생한데, 라이브로 들으니 옛날 추억이 떠오르고... 그랬다. 한편 이 팀의 비트는 내 기준에서는 조금 느려서, 머리를 흔들며 열심히 감상했음. 기타+베이스 합해서 4대가 무대에서 보이던데, 4현 베이스는 하나인 것 같고... 기타 3 + 베이스 1인가? 아니면 기타 2 + 베이스 2 (4현 1, 6현 1)인가? 각 악기의 소리가 어떻게 쌓이는걸까? 굉장히 궁금했음. 악기가 모두 다 보이는 시야는 아니다보니 이번에는 미스터리를 풀지 못했는데, 다음에 다시 기회가 있다면 꼭! 풀어보고야 말리라...

 

3. 로맨틱펀치는 뭐 말할 게 있습니까? 이지만 그래도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알몸에 퍼자켓을 걸치고 등장하여 초반 3곡을 내리 달리다가, 메탈을 시원하게 뽑아주시다가, 갑자기 재지한 곡으로 분위기를 조정(인지 더 달아오르게인지 모르겠다만 암튼)하시더니, 야미볼과 토밤으로 마지막을 화려하게 불사르고 내려감. 토밤에서 두 번이나 관객석으로 내려왔는데 아무래도 두번째 내려온 것은 귀여운 꼬마친구를 가까이서 보고싶어서가 아니었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봅니다. 아니면 뭐 말고. 

    오늘 공연 라인업 덕분에 평소 로펀 공연과는 관객층이 꽤나 달랐는데, 열혈 펑크+메탈 러버들이 상당히 많이 와서 분위기가 굉장히 재밌었음. 근데 또 재밌는게,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귀여운 꼬마친구가 아빠랑 같이 와서 공연을 보고 있는데 (혹시나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해, 청력보호용 헤드셋을 끼고 있었다는걸 적어둡니다) 배인혁씨가 플로어로 내려와 관객들 사이를 헤집다가 아이 앞에 와서 "시끄럽지? 미안해" 하는게 너무 웃겼음 ㅋㅋㅋ 아니 시끄러운게 문제가 아니라 가사가요.. 네... 그렇죠... 

    덧. 결혼과 출산에 대해 그다지 생각이 없는 편인데 (비혼은 아니지만 결혼할만큼 좋은 사람이 없으면 그냥 혼자가 낫지 이 정도?) 락콘서트장에 오는 귀여운 아이들을 보니, 나도 귀여운 딸을 낳아서 락키드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아주 충동적인 생각이지만 ㅋㅋ

 

4. 닥터코어 911!!!!!!! 오늘 이 후기를 기어이 적게 만든 주인공. 오늘 라인업에 있는 밴드들 중 가장 먼저 앨범을 샀던, 그리고 가장 먼저 공연을 봤던 팀이다. 무려 중학생때... 비정산조 앨범을... 동네 음반가게에서 샀는데... 중학생이 19세 미만 청취불가 앨범을 당당하게 살 수 있었던 그시절... (근데 지금도 별로 어려울 것 같지는 않긴 함) 대구에서 자랐던 터라, 클럽 공연을 다닐 수 없었기에 아마도 무슨 페스티벌? 방송 녹화?용으로 대구에 내려와 공연했던 그게 내가 본 처음이자 마지막 닥터코어 911 공연이었다.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을 넘어,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난 닥코의 공연은 그 시절 그대로인데? 싶어서 신기했음. 아니 지루씨? 지루님? 암튼 왜 안늙으심? 아니 시간이 그렇게 지났는데 왜...?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곡을 꽤 기억하고 있어서 놀랐음. 비가는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Max도 거의 다 기억나고 심지어 어느 파트에서 어떤 제스처로 놀았는지까지 기억남. MARIO랑 Sha Sha Funkyshake도 기억나고 ㅋㅋㅋ 거기다가 죽음의 슬램러들이 슬램핏 만들어서 처음에는 홀린듯이 뛰어들어갔다가 어딘가를 잘못 부딪혔는지 날개뼈가 욱신거려서 다음부터 자중함 ㅋㅋㅋ 비트도 그렇고 사운드 무대매너까지 진짜 뛰어놀기에는 최고의 밴드임 ㅋㅋㅋ 올해 공연도 많이 할거고 페스티벌도 많이 나오실 생각이신듯 하니 (공지 뜨면 댓글 많이 달아달라고 하심 ㅋㅋㅋ) 공연 열심히 챙겨봐야지. 아 올해 목표가 공연 덜 보기인데... 올해도 망했다 망했어...

    덧. 닥코 이야기 나온김에 오랫동안 마음 속에 담아놨던 그들의 만행(?)을 폭로함. 중학교때 프리챌에 있던 닥코 공식 카페? 에 가입해서 매주 있던 채팅? 시간에 중학생의 패기로 들어가서 막 이야기를 하는데, 중학생이 새벽 늦게까지 채팅하고 있는걸 걱정하며 잠 잘 자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밴드 멤버들과 성인 팬분들이 이야기해줌. 덕분에 나름 공부 열심히 하고 바르게 잘 컸습니다 후후. 한국의 밴드맨들은 음악에서는 되게 거칠어도, 막상 본인의 삶이나 팬들에게 개인적으로 조언해주는거 보면 바른생활맨 그 자체임 정말 ㅋㅋ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만 제가 겪은 분들은 그렇더군요.

 

5. 크래쉬 무대는 사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전에 이 분들 무대 보다가 못 견디고 공연장에서 뛰쳐나간적이 몇 번 있어서... 위에서 길게 적은 내용들이 무색하게시리, 난 공기가 좋지 않은 지하 공연장에서 아주 시끄러운 데시벨의 소리를 잘 못견디는 편이다. 제비다방 지하에서는 한번도 제대로 공연을 본 적이 없고, 롤링홀에서도 두어번 정도 그랬던 경험이 있음. 스페이스브릭은 처음이었지만 크래쉬 공연이 안맞았던 경험이 있는지라 일부러 스피커에서 조금 더 멀어지는 뒤쪽으로 갔는데, 와 그래도 너무 소리가 커서 계속 뒤쪽으로 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 앞쪽에서 슬램러분들이 계속 슬램 하다가 놀다가 해서 사람들이 이쪽으로 잘 안와서 (일단 나부터도 조금 피해서 서있었고) 인구밀도가 상당히 희박했던지라, 공기는 쾌적했다보니 그래도 버틸만했음.

    정통 메탈 그룹답게 사운드 하나는 진짜 개미쳤음! 특히 드럼! 그리고 안흥찬님!!! 진짜 너무너무 멋있다... 난 메탈을 들을때마다 어떻게 사운드가 저렇게 나오지? 너무너무 신기함. 아까 펑크에 대한 편견을 살짝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메탈은 반대로 같은 악기 구성으로 사운드를 200% 채우고 넘쳐 흐르게 하는 장르라는 또 다른 편견이 있음. 드럼은 확실히 박을 겁나 쪼개고 힘차게 두드린다는 느낌이 있는데, 기타나 베이스는 연주하는 리프만으로는 크게 다른가? 싶은데 이게 이펙터만으로 가능한가? 정말 너무너무 궁금한데 뭐 내가 알 수 있는 세계는 아니겠지. 

 

6. 이번 공연 라인업이 전반적으로 꽤나 오래전에 결성한 팀들 위주였는데 (보니까 로펀이 새파란 막내 느낌?이더만? 곧 20주년일텐데 로펀도?) 내가 그 시절을 같이 했던 밴드들도, 아닌 밴드들도 있지만 모든 팀들을 한껏 응원해주고 싶었다. 옛날에는 파릇파릇한 젊음과 패기가 아름다워보였다면, 이제는 오랫동안 쌓아온 서사와 오리지널리티가 더 눈에 들어온다. 아마 내가 변한거겠지. 젊음을 응원해 줄 어린 친구들은 많을테니, 나는 내가 존경하고 아껴오던 팀들을 더 지지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덧. 이쯤 되면 피아도 재결성 해도 되지 않을까...? (질척질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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