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아트센터의 음악공연. Club ARC라는 이름으로 4개의 공연이 진행되는데, 반도네온 연주로 몇번 접해본 고상지씨의 공연을 골랐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음료와 주류, 먹거리를 팔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아직 거리두기 수칙으로 공연장 내 취식이 금지된 상태라 로비에서만 음료를 마실 수 있었다. 공연티켓으로 받을 수 있는 음료와 주류 중 막걸리를 골라서 마셨는데, 보통의 막걸리보다 조금 더 시큼하고 탄산이 많이 함유된 느낌?
- 블랙박스 공연장은 이번이 세번째였는데 매번 아주 다른 인상이었다. 첫 번째 다크필드 3부작에서는 공연장 안에 큰 컨테이너가 3개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두 번째 요안 부르주아의 공연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스탠딩 공연장 위에 작은 무대가 따로 설치되었다. 이에 이번에도 스탠딩으로, 작고 높은 테이블이 몇개 놓여진 클럽같은 분위기를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니 좌석이 있었다?! 웨스트브릿지처럼 좌석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시스템인듯. 자유석인걸 보면 스탠딩으로 하려다가 방역수칙때문에 급하게 변경한건가 싶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앉은 사람이 너무 많다 싶기도 했고. 내년에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다.
- 좌석이 특이하게 3면에서 나오는 시스템이다. 이에 정면 블럭은 무대랑 거리가 조금 멀고 사이드블럭이 더 가깝다. 나는 왼쪽 블럭 안쪽으로 들어갔는데, 피아노 연주자의 연주도 잘 보이고 퍼커션 솔로 손놀림도 정면으로 보이는 자리라 아주 만족했다. 아마 시그니처홀에서 뮤지컬 대관공연 하는 동안 블랙박스홀은 콘서트가 꽤 많이 열리지 않을까 싶은데, 뮤지션을 가까이서 보고싶다면 꼭 악기세팅을 보고 여차하면 사이드로 빠지는게 나을수도.
- 첫 곡은 무려 연세여 사랑한다(결코 '사랑한다 연세'가 아니다!)의 원곡, Por Una Cabeza. 연주와 편곡 모두 너무 훌륭했지만 아 정말 저 망할 놈의(물론 애정을 담은 망할놈이지만) 응원가때문에 결코 이 노래를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최대한 반도네온으로 연주되는 이 곡을 즐겨보려 노력했다.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두번째 곡부터 바로 다시 공연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 연말 분위기에 맞게 캐롤을 몇곡 연주했는데, 많이들 모르실 것 같아요~라고 하셨던 썰매 노래가 내가 가장 즐겨들었던 캐롤이어서 굉장히 반가웠다. 생각해보니 나도 이 곡을 리틀앤젤스 캐롤앨범에서 들은 후에 다른 곳에서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긴 해.
- 공연 중간중간에 각 악기들의 솔로타임이 있었는데 퍼커션 연주자분의 화려한 탬버린 솜씨가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그렇게 손이 움직이지? 분명 내가 초등학교때 학교에 들고간 탬버린이랑 생긴건 똑같은데 어떻게 저렇게 다른 소리를 낼까? 싶었던. 탬버린 소리하면 심벌들이 부딪히는 소리를 먼저 생각하는데, 이날 본 탬버린은 하나의 작은 북의 느낌에 가까웠다. 더블베이스 연주도 신기했는데, 현을 뜯다가 활을 켜다가 심지어 활을 티-디디디-하고 떨었다고 해야 하나? 암튼 이런건 또 처음 본거 같아서 신기. 중간에 일렉 베이스 들고 연주하시는 거 보고 또 신기. 재즈 베이스 연주하시는 분들중에 더블베이스랑 일렉베이스 같이 연주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보이는데,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 고상지씨의 반도네온은 볼때마다 어떻게 음을 누르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코디언과 달리 음을 내는 버튼이 동글동글하게 서너줄? 달려 있는데 저걸 어떻게 외우나 싶으면서도 관악기들 연주하는거랑 비슷한가 싶기도 하고. 또 재밌는 부분이, 온 몸으로 지탱하고 악기 소리를 내다보니 몸을 이용해서 소리를 살짝 멈추는? 그런 연주법도 보이더라. 무릎 위에 반도네온을 놓고, 무릎을 살짝 올렸다가 땅으로 쿵 구르는 요런 방법! 공연들을 보다보니 이제 요런거 찾아보는게 또 재미나는 일이 되더라.
덧. 후기 쓰려고 고상지님 정보 찾아보다가 헌터헌터랑 원펀맨에서 모티브를 얻어 앨범을 만드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머나 왠지 내적 친밀감이 생기는듯한 기분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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