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16. 18:44ㆍDiary/전시 리뷰
리움미술관의 또다른 전시, 백자전. 다양한 백자 작품들을 모아둔 전시로 이 역시 소문이 워낙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 확실히 다양한 작품들을 한번에 모아서 보니 이해도가 조금 더 넓어지는 듯 했고 자기에 대한 취향도 생기는 기분이 든다. 소장품 중에서는 미술관 소장품들도 있지만 개인 소장품의 비중 또한 컸는데, 여기서의 개인이 과연 누굴까? 하는 것도 살짝 궁금했고. 과연 이렇게 개인 소장품들이 많은 전시가 또 있을까 싶기도 했다. 알차게 잘 보고 온 전시!
1 - 미색의 자기 위에 연한 먹색과 청색의 중간 정도의 물감으로 용을 그린 작품. 약간은 삐뚜스름하지만 그 또한 자연적인 형태라고 보면 이 작품은 굉장히 편안하다. 어느것 하나 힘이 과하게 들어가 있지 않고, 무난한 느낌마저 준다.
2 - 삼산뇌문. 세개의 산은 자기 중앙에 있는 것 같고, 번개 모양은 상단의 네모문양인가? 조선시대의 번개 문양은 지금 우리 인식속의 지그재그 모양과는 좀 다른가 보다.
3 - 화조문 팔각통형 병
4 - 보상화당초문 호. 꽃과 덩굴이 어우러진 무늬가 병 전체를 휘감고 있는데 무늬가 너무 튀지않고 은은해서 좋네.
5 - 난초문 필통. 크기도 무늬도 딱 우리 집에 하나 두고싶은 친구.
6 - 초화문 호. 난초 무늬를 섬세하게 그려놓은 자기를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
7 - 시명 나비문 팔각연적. 이번 전시를 보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녀석들이 연적이었는데, 어느정도 모양이 규범화된 다른 유형의 자기에 비해 연적은 정말 자유로운 형태를 가진게 많아서 재미가 더 있었다. 소유자의 취향을 가장 크게 드러낸 것이 바로 이러한 연적이 아닐까?
8 - 백자 달항아리. 워낙에 유명한 오브제라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박물관을 가더라도 항상 한국관에는 달항아리가 하나씩은 있는데, Moon Jar라는 영어 명칭도 이 지명도에 한몫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백의 민족이라고 불리는 한국적인 미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고.
1층 전시공간 전경. 사진이 조금 흔들렸는데, 자기들을 각각 받침대 위에 놓아 360도에서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점도 좋았고 어두운 실내에서 자기에만 조명을 비추어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느낌이 들었던 점도 인상적이었다.
1 - 복숭아형 연적. 진짜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 연적만 모아놓은 사진집 같은거 없을래나.
2 - 서수문 각병. 이런 형태의 백자가 있다는 것도 굉장히 신기했음. 19세기 작품인데, 대체 어떻게 이런 형태의 자기를 만들었는지 너무 궁금하다
3 - 매죽문 팔각 연적. 역시나 연적입니다! 빨간 매화 문양이 마치 종이에 그린 그림처럼 색채감이 선명한게 또 신기.
4 - 백자 반철채 호. 잘 보면 윗 반절부분만 하얀 유약이 발려있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데 되게 묘한 느낌이 들던 작품.
요기는 약간 피카소전에서 보았던 원시적인 문양의 그림이 새겨진 작품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유난히 개성적이면서도 화풍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인데, 특정인이 만든 작품인지 아니면 특정 공방의 작품인지 혹은 당시 전반적으로 유행하던 사조인지 굉장히 궁금하다.
1 - 물고기 문양이라는데 아무리 봐도 저 물고기에 긴 다리가 달려있는 것 같이 보이는데! 고대문명 음모론자들이 본다면 어떤 해석을 내릴지 궁금한 작품
2 - 초문 호. 난초문양 등 다른 작품에서 보여지는 풀 그림과 이 자기에 그려진 문양 사이의 차이란.
3 - 초화문 호. 앞에서 본 다른 백자의 난초, 혹은 꽃그림과 너무나도 다른 화풍.
4 - 국화문 호. 마찬가지로, 내 아직까지 이런 국화 그림을 본 것은 처음인듯.
1 - 운룡문 호. 한국화에 그려진 용의 모습은 위엄있다기보다는 다소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을때가 많은데 이 작품도 그러한듯. 발톱이 세개 뿐인걸 보니 쪼렙(?)이라 그런가보다.
2 - 호작문 호. 용보다는 역시 호랑이가 더 위엄있지 암암.
1~3 - 이번 전시의 (개인적인) 하이라이트, 개구리장식 사각연적. 은은하게 옥빛이 뿜어져나오는 색상이며, 두부 자른듯 뭉텅 썰린듯한 저 사각 모양이며, 아주 조그마한 개구리를 통해 물을 채우고 벼루에 물을 다시 부을 수 있도록 만든 디테일하며, 정말 완벽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나도 갖고싶다 이거. 정말로.
4 - 음각 초화문 병. 어린아이가 그릴법한 꽃 모양을 아주 크게 음각으로 새겨놓은 게 또 힙하다면 힙하고 그렇네. 요즘 메신저에서 삐뚤빼뚤하게 그린 그림으로 이모티콘 만드는 것 같은 그런 감성인가?
5 - 양음료를 따라 마셔야 할 것 같은 잔과 받침. 15세기 작품이라니 신기하네요.
6 - 주름문 호. 일정한 간격으로 주름이 새겨져있는데 요런건 틀이 따로 있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7 - 백자 장군. 독특한 모양의 도자기인데 실용성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뜬다. 검색해보니 이런 모양으로 꽤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 진 듯 한데, 어째서...? 왜...? 조상님들의 생각과 취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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