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19. 08:48ㆍDiary/전시 리뷰
이번 전시는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 1, 2, 그리고 북스토어. 생각보다 1관과 2관의 작품이 상당히 다른 결인데, 다양한 작품세계를 한번에 접할 수 있어서 오히려 재밌었다. 전반적으로 그의 작품은 인식, 발견, 아이러니라는 키워드를 대입해서 바라볼 수 있을것 같은데, 그래서 개인전의 표제는 내가 작품에서 느낀 바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1 - 2전시관 전경. 동선이 꼬일까봐 입구 왼편에 있는 2전시실부터 둘러보았다.
2, 3 - Fat Coke 시리즈. 코카콜라 캔을 아주 둥근 모양으로 만든게 재미있었는데 또 충실하게 캔 윗부분, 캔따개도 반영되어 있다. 빨간 오리지널 콜라는 탄산때문에 빵빵해진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고, 하얀 다이어트 코크는 작품은 Fat인데 표면에는 Diet라고 쓰여있으니 이거 뭐지? 싶은 생각도 없진 않았다. 그리고 이 작품을 올려놓은 받침대를 거울로 만들어놓았는데, 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반성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이날 하루종일 열심히 걸어다녔다.
4 -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2전시관 전경. 살짝 왼쪽에 있는 벽에 걸려있는듯한 철제 박스 보이시나요? 이따 따로 이야기할겁니다
5 - 돌무더기들. 어디선가 주워온 돌에 light라는 단어를 적어두는 기만과 발칙함. 작품 제목도 Heavy light인데, 킹받게도(정말 이 표현이 너무 적절해서 꼭 쓰고싶었다) 돌댕이에도 캔 윗부분과 캔따개를 붙여놓았다.
1 - 위에서 이야기한, 벽에 걸려있는 철제 상자. 이 안에는 작은 작품들이 몇 개 들어있고, 가까이 가서 문을 열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가며 시선을 바꿔보지 않으면 절대 전체 작품을 다 볼 수 없다. 이 시리즈의 표제는 Dreamy Museum.
2 - 각 미술관은 서로 다른 주제와 내용을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은 4번, Mother of thoughts. 돌로 만든 큰 존재와 철조각으로 만든 작은 인간, 잘 보이진 않지만 오른쪽에 어지러이 엉켜있는 전선들은 복잡함에 갇혀버린 현대인들의 머릿속을 형상화한 것 아닐라나. 아니면 단순하게 나무일수도 있고.
3, 4 - 5번, Your Passion Field. 무엇을 나타낸 것인지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이 뮤지엄의 왼쪽에는 창문 모양의 아크릴판 같은게 붙어있는데, 아무리 봐도 그 아크릴판 너머가 보이지 않는다.
5, 6 - 6번, Three Season. 처음부터 3개의 계절만 의도한 것 같지는 않은데, 나같은 일반 관람객들은 알 수가 없으니 원. 암튼 겨울의 눈사람, 봄의 새싹, 여름-가을의 인간-을 상징한 것 같아보인다. 봄의 새싹은 따로 놓고 보아도 아주 멋진, 덕후들한테 인기를 끌만한 아이템 아닐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해본다.
1 - 1전시관 전경.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오면 처음 눈에 들어오는 광경이다.
2 - 봄에서 겨울까지의 사계절을 하나의 단어와 함께 구성한 작품. 왜 Winter와 Cake의 조합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겨울에 있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때문인가? 하고 생각해본다.각 작품에 선정된 색상이 그 계절을 떠올릴 때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색상과는 거리가 좀 있는데, 작가의 취향 혹은 경험이 반영된 색상 선택이겠지 아마?
3 - YOUR BEAUTIFUL FUTURE. 거울처럼 반질반질해서 관람자가 비쳐보이는 작품은 303 갤러리에서 Jeppe Hein의 작품으로 본 적이 있는데, 이 작품처럼 희망적이고 밝은 메세지를 주는 작품 속에 내가 위치한다는 게 힘이 되는 기분이네. 무지개 색상이 우리에게 익숙한 상-하, 혹은 좌-우가 아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배치된 것도 궁금. 혹은 파랑이 우울, 침체 등 부정적이고 빨강이 활력, 정열 등 긍정적인 이미지라서 이렇게 배치한건가?
4~6 - 또 다른 작품 시리즈. 모든 작품에 항상 하단에 일정 너비만큼의 부분이 색상이 채워지지 않은 채 본연의 반질반질한 면? 거울?의 상태로 남아있는데, 크기가 작은 작품이다보니 그 부분이 유난히 도드라진다. 색상조합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두 작품은 개별로도 찍어보았다. 내 픽은 SATURDAY MOOD. 파랑, 초록, 그 경계, 다 내가 좋아하는 색상들이야.
7 - 전시장 한 켠 구석에 있는 돌덩이들에 candy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 중 한 개에는 츄파춥스에 있을법한 스틱도 달아주었네 ㅋㅋㅋ 근데 이 모양들 그 구석기? 고인돌? 그 초콜릿 모양이랑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 ㅋㅋㅋ 만약 초콜렛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면, 돌멩이 모양을 따라 만든 초콜렛-의 이름이 입혀진 돌멩이-의 무한 순환구조였을것 같다는 뻘생각도 해봄.
Trojan X & Ai Pad. Ai 패드라는게 종이 롤을 풀어내어 벽에 고정시킨 것이라는 게 또 어이없고 웃기는 지점이다 ㅋㅋㅋ Trojan에 다른 뜻이 있나 찾아봤는데 트로이 목마의 트로이 외에 별 다른 뜻은 없어보이는데. 트로이의 목마 대신에 트로이 사람들이 숨어들만한 인형, 그러나 사람들이 의심하지 못할법한 귀여운 인형을 의도한 것일 수 있겠다. 이런 모티브로 풀메탈패닉 후못후의 본타군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ㅋㅋㅋ 적진(과도 같은, 본인 모습으로 차마 가기 어려운 장소)에 침투한다는 설정으로는 몇달 전에 보았던 연극이 생각나기도 하고. 근데 이 인형 안에 들어가면 너무너무 덥겠다. 겨울용이네 겨울용.
서점쪽에는 작품 자체는 많지 않은데, 워크 테이블이 있다. 원래 남의 집 가면 서재가 가장 재밌는 공간이듯이, 작가의 워크테이블 또한 이만큼 재밌는 구경거리가 또 없지. 작가의 다양한 습작과 스케치를 보며, 이것은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되었을까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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