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30623] 연극 <겟팅아웃>

eunryeong 2023. 8. 15. 11:51

- 알린과 알리, 동일인의 서로 다른 시간축을 엮어 이야기를 구성한 작품. 1층은 현재...라고 해야하나? 암튼 알린의 24시간을, 1층 왼쪽과 2층은 교도소로 알리의 행적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알리는 중간중간 알린의 공간으로 내려오기도 한다. 멀리서 보면 알리의 과거 공간에 알린의 공간이 감싸여진듯한 인상을 준다.

 

-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토해내자면, 알린과 알리를 구분하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마지막에 그걸 갑자기 포용하는 장면은 또 왜 들어가는지 더더욱 모르겠다. 아마 알린의 입장에서 문득문득 튀어나오는 알리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이야기일지, 그 기억까지 안고 가겠다는 이야기일지... 일단 근본적으로 둘은 동일인이고,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그 이전의 과거를 무 자르듯이 뚝 잘라내버릴수는 없는 거니까. 내가 너무 현실적인 사람이라 그렇게 생각하는건가.

   덧. 라고 적고나서 이 연극을 다룬 기사를 읽어보니, 부모님으로부터 학대받은 기억 어쩌구-가 나오는구나. 음 내가 보기엔 그냥 처음부터 폭력적인 아이로만 느껴졌는데. 내가 연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건가.

 

- 알린 주변의 남정네들이 굉장히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사람들만 주변에 남겨버린건 알리이기도 해서 뭐 자업자득이다 싶기도 하다. 칼 진짜 너무 쓰레기...인데 현실적인 쓰레기. 베니는 배우만 봐서는 나이차이가 크지 않아보이지만 분장이나 대사를 보면 거의 은퇴 직전의 나이인 사람인것 같은데, 거의 딸뻘인 애를 침대에서 덮치고 나서 '나는 너도 원하고 있을줄 알았다' 운운이라니 으악이다 진짜.

 

-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는데 특히 알리 역할을 받은 유유진 배우의 눈빛이 미쳤다... 처음 시작할 때 객석쪽을 바라보며, 아니 거의 노려보며 대사를 치는데 정말 숨조차 쉬기 어려울 정도로 몰입해서 봄. 강신구 배우도 너무 반가웠으나 등장이 너무 짧아서 혼자 슬퍼했다ㅠ 칼 역의 서우진 배우와 루비 역의 최나라 배우도 이번 연극을 통해 처음 보게 되었는데, 본인들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서 더 극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