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31125] 뮤지컬 <렌트>, 두번째 관람

eunryeong 2023. 11. 26. 00:41

    뮤지컬 렌트가 돌아왔다. 식상하고 재미없는 표현이지만 그 이상 뭔가 붙이기에는 조금 민망하기도 하고, 딱히 할 말도 없고 뭐... 그렇네. 사실 첫주에 바로 관람을 했었지만, 최근(이라고 하기에도 좀 민망하구만)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고, 뭔가 3년전 느꼈던 그때 그 감동은 오지 않는것 같아서 미적미적하다가 후기를 적지 못함. 어차피 몇번 더 볼거라 뭐 나쁘지 않다 싶기도 하고. 모든 기억을 잡아두기보다, 지금 손가락에 걸리는 몇가지 기억들만 남겨보기로 한다.

 

- 프로그램북에 Rent랑 Christmas Bell 가사가 실려있다! 최애곡인 Rent가 실린 것도 행복하지만, 최대 5중창의 복잡하고 정신없는 Christmas Bell을 프로그램북에 담아내다니, 대단하다 신시컴퍼니! 사랑합니다 신시컴퍼니!

 

- 첫번째 관람은 개막 이틀차였다보니 음향도 좀 먹먹했고(오리지널 프로덕션 연출이 체크하는 초반 공연은 이상하게 음향이 작고 시원시원하지 않다는 건 이제는 뭐 익숙한 사실...) 자리도 2층이었어서 그런가 지난 시즌만큼 감흥이 오지 않는것 같아서 아 이번 시즌은 적당히 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오늘 3열에서 보며 렌트의 사운드와 에너지를 가까이서 받아보니 또 심장이 막 뛴다. 아무래도 이번 시즌도 재관판 정도는 채우게 되지 않을까... 

 

- 지난 시즌이랑 이번 시즌에서 달라진 부분이 조금 있는거 같은데, 콘택트 초반 안무는 확실하고 산타페 중간에 배우들이 전부(인가 대부분인가...) 탁자 위로 올라가는 부분도 바뀐거 같은데.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하구만.

 

- 렌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면 역시 엔젤일텐데, 이번 시즌에 합류한 조권 엔젤이 이미지도 잘 어울리지만 연기도 노래도 너무 잘해서 흐뭇하다. 특히나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넘버인 Today 4 U 부를때, 아이돌 짬바를 마구 흩날리며 여기저기 종횡무진하는데 에너지가 와... 근데 2막에서 병색이 완연한 얼굴을 보여주는건 또 청초하고... 개인적인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노래를 너무 잘하다보니 Contact같은 넘버에서 절규보다는 예쁜 노랫소리가 먼저 느껴지는데, 이 넘버에서는 좀 긁히는듯한 표현을 좋아하는지라 내 취향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지만. 아 그리고, Rent 넘버할때 너무 신나게 드럼통 돌리다가 관객석으로 떨어져서 1열 관객분이 드럼통 주워드림 ㅋㅋㅋ

 

- 배역이 모두 새로운 배우들로 채워진 미미 역할은 맘마미아, 킹키부츠, 하데스타운 등으로 이미 몇번 접한 환희배우와 (아마도) 이번에 처음 보게 된 지연배우가 담당한다. 지금까지 본 두 번의 공연은 모두 지연미미였는데 크 고양이같고 앙칼진게 그냥 미미 그 자체임. 환희배우야 이미 믿보배지만, 어떤 미미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얼른 다음 공연을 보고싶구만.

 

- 원영마크가 La Vie Boheme에서 날아다니는거 볼때마다 행복해짐. 지난 시즌에는 Tango Maureen에서도 날아다녔는데 이번에는 조금 자제하는 듯? 형렬배우는 영상으로 굉장히 익숙한데 의외로 직접 공연을 본건 처음인듯?(아마 형훈배우도 그럴것 같고...) 콜린 넘버들이 저음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은데, 음역대도 그렇지만 목소리 자체가 차분해서 콜린 넘버랑 완벽하게 어우러졌음. 따뜻하고 형님같은 느낌의 콜린이어서, 엔젤이 많이 사랑받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영모린과 다희조앤은 지난 시즌에도 너무나 사랑했던 배우들이고, 이번 시즌에서도...가 아니라, 이번 시즌에는 더더욱 캐릭터에 몰입한 모습을 보여주는듯. 나영모린의 Over the Moon 스토리텔링 방식을 완전히 다 바꿔서 들고 왔는데, 말 그대로 the artist. 지후로저도 반가웠지만, 아직 내 머릿속에 트런치불 교장선생님의 모습이 약간... 남아있...어서 (나 혼자) 고생을 좀 했다. 

 

- 관람을 거듭할수록 이 모든 이야기 끝에 혼자 남겨질 마크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내겐 렌트는, 마크의 시선이자 이야기니까. 모두들 행복했으면 하지만 특히 마크는 더더욱 행복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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