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도 부지런히 공연을 봤고, 못지않게 공연 취소...도 아니다 노쇼도 했다. 공연 노쇼에 대해 적기에는 뼈아프므로, 다녀온 것들에 대해서만 적을 예정. 여전히 바빴고, 12월에는 더 바쁠 예정이라 무섭다.
[ 공연 ]
2025 HERO (11.1)
아디오스오디오의 2025년 마지막 공연을 반드시 가고 싶었기에, 이날 낮에 익산에서 열린 결혼식에 다녀오고 바로 기차타고 올라와서 겨우겨우 시간 내 도착했던 공연. 좌석이 있지 않을까 아주 조금 기대해보았지면 역시 올스탠딩이었다. 그래도 사운드체크 시간마다 적극적으로 바닥에 앉아서 체력 보존해가며 버텼다. 생각해보면 스탠딩이라서 확실히 더 재밌었긴 해. 특히 이 라인업의 공연을 좌석에서 보는건 더 힘들었을것 같아.
첫 무대였던 아디오스오디오의 무대는 언제나 그랬듯 찬란히 빛났고, 끝없이 우리는 달려갈것이라 또 한번 다짐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건강하게 우리 다시 만나요. 꼭 다시 만나야 해요! 서전음의 미친듯한(p) 사운드 전개에 홀린듯이 이끌리며 몸을 흔들었고, 예상과 사뭇 달랐던(p) 더 베인의 사운드에 맞춰 신나게 뛰어 놀았고, 극아타의 무대를 보며 신인밴드들의 풋풋함이 느껴져(근데 생각보다 이 밴드 멤버들 경력이 있다면서요? 잘 모르긴 한데 의외였음) 약간의 감상에 젖었고, 항상 많이 기대하고 있지만 언제나 기대 그 이상을 채워주는 로맨틱펀치의 무대를 보며 또 한번 신나게 뛰어놀았고(근데 시간이 너무 짧았지 않나요...? 25분 정도밖에 안된거 같은데??), 또 다른 미친 사운드의 the new 김바다밴드를 보며 열광했다. 아 난 박자 자유롭게 가지고노는게 너무 좋아... 정말 취향이란 변하는 것 같으면서도 변하지 않는단 말이야...
덧. 이 후기를 공연 직후에 적어두었었는데, 14일 열두달 공연에서 취향이 변하느냐 아니냐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었음. 그땐 별 생각 없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저런 구절을 적어두었었구나. 개인적으로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경우에는 취향이 확실히 넓어지지만 그 중에서도 아주 좁은, 뾰족한 취향의 지점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T자형 인재라는 표현을 종종 쓰는데, 내 취향이야말로 (점점 가로/세로 길이가 무한대로 넓어져가는) T자형인듯.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 부퍼탈 탄츠테아터 (11.7)
공연의 라이프사이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 극. 이와 관련한 짧은 생각은 11월 16일자 일기의 3번 항목에서 확인해주세요. 일기에서도 적었듯, 공연 자체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더 많다. 공연이라기보다는 그냥 워크샵을 그대로 관객들에게 내보이는 것 같은 느낌.
국립극단 <안트로폴리스 II 라이오스> (11.8)
상세한 후기는 여기에서. 안트로폴리스 연작도 올해는 여기까지군요.
배인혁의 열두달 - 11월 (11.14)
이전 열두달 공연은 무언가에 살짝 분노한 상태에서 딱죽밤 수혈이라는 목적성이 분명했다면, 이번에는 그냥 편하게 갔다. 그래서였는지, 아니면 그냥 기분이 좋았던건지, 그것도 아니면 이날따라 공연 자체가 즐거웠는지 암튼 너무너무 재밌었음. 아무래도 비 그친 망원동을 걷자는 밤짧걸아의 분위기에 취했던 것 같다. (개인적인) 부작용이 있었다면 슬픈 노래들마저도 즐겁게 들었다는 것 정도려나... 뭐 이런 날도 있는거니까요.
공연중 팬서비스에 대해 아주 적극적으로 착각하는 편인데, 이번 공연에서 유독 관객들과 눈을 맞춰주며 귀엽고 요망한 모습들이 많이 보여서 한동안 인스타나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계속 찾아봤다. (영상을 거의 안찍어서 다른 분들이 올려주신 영상만 돌려볼 수 있음...) 아니 좋아요 꾹 가사로 팬들한테 플러팅 하는거 진짜 천재 아님? ㅋㅋㅋㅋ 내겐 2025년의 마지막 열두달이라 조금 아쉽지만, 또 다음번 공연이 있을테니까 그때까지 힘내서 건강하게 살아야지. 아 로파 예매도 야근하는 와중에(...) 무사히 성공했으니, 다음에는 밴드사운드 밤짧걸아를 들을 수 있겠다!
알렉산더 에크만의 '해머'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11.15)
이런 공연을 만날 수 있기에 LG아트센터 시즌 프로그램을 매번 기다리는 것! 23년도에 다른 작품으로 만난 적 있는 무용단인데, 그때도 후기가 아주 좋았네. 후기를 따로 쓸까말까 많이 고민하다가, 이 작품에 대해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긴 후기를 적을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상황은 아니라 그냥 짧은 감상만 적는걸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꼭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이 공연을 검색해보세요! 많은 분들이 1막 공연중에 촬영한 동영상을 올렸을텐데, 이 영상이 이 공연의 많은 지점을 설명합니다.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극에 끌어들이는 것 자체는 그닥 놀랍지 않지만, 그 방법이 아주 신기함 ㅋㅋ
근데 연출적인 면도 놀라웠지만 그냥 안무와 수행력 자체가 좋았음. 지난번에 다른 작품에서도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고 적었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무너질 것을 알면서도 벽돌을 쌓고 다시 쌓는 모습을 보며 시시포스의 형벌도 생각나고. 그냥 내가(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저런것 아닐까 싶어서 인것 같기도 하고.
뮤지컬 <렌트> (11.21)
올해에도 렌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20년의 렌트, 23년의 렌트, 그리고 2025년의 렌트. 이번 시즌에는 23년의 캐슷이 거의 돌아오지 않아, 조앤과 베니 외에는 모두 뉴캐로 관람했다. 사실 이번 시즌 캐슷을 보며 놀랐던게, 현역 아이돌이 캐슷에 있음! 너무 반사회적인 내용이라 아이돌이 연기해도 괜찮으려나? 생각했는데, 내 기우였다보다. 암튼 극 자체에 대한 후기는 이전 시즌에도 적었고 이번 시즌도 관람회차가 남았으니, 배우들에 대한 간단한 인상만 적어보기로 한다.
이날 캐슷은 다희조앤, 준모베니 외에는 모두 처음 보았는데 솔지미미 너무 예쁘고 노래 잘함! 건하콜린도 깜짝 놀랐는데, 내 머릿속 이미지의 '톰 콜린' 그대로였음. 저음부가 매력적인, 따뜻하게 모두를 품어주는 콜린. 그리고 가장 놀랐던 려원모린 ㅋㅋㅋ 이전 시즌에서도 the Artist 노선과 the Nutjob 노선이 극명히 나뉘어졌었는데, 려원모린은 후자를 극대화한 것 같았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표정이나 제스처가 아주 일관적이야 ㅋㅋㅋ 근처에 앉은 일본인 관객들이 려원모린이 시원하게 엉덩이를 까는 장면에서 많이 놀랐는지, 인터미션 시간에 이 이야기만 하는게 너무 웃겼음 ㅋㅋㅋ (그 와중에 '이이 오시리'라는 표현에 혼자 속으로 격하게 공감함)
크라잉넛 3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 NUT 30 SPECIAL (11.30)
크라잉넛이 가는 길은 그 자체가 한국 인디 역사이기도 하다. 20주년 기념 공연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30주년이라니... (그 사이에 열 살이나 나이를 더 먹게 되었다니...) 일요일 공연에 스탠딩이라 조금 힘들 수 있겠다 생각했었고, 생각보다 공연 시간이 길기도 해서 2부 중간에 나오게 된 것은 조금 아쉽지만ㅠ 크라잉넛은 역시 크라잉넛이다. 우당탕탕 하는 연주 가운데서 그렇게 흔들림 없이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능력은 정말 독보적임. 그리고 무엇보다, 가사가 너무나도 시적입니다. 시인들이야 시인들 이 사람들... 12월에 어쿠스틱 공연 소식을 보고 너무 가고싶어서 드릉드릉하는데, 자리가 있을까...?ㅠ
[ 전시 ]
없습니다. 바빠서(라기엔 공연을 너무 많이 다녀온 것 같지만...) 한 두세개 정도 취소함...
[ 도서 ]
실패를 통과하는 일 by 박소령
무언가를 시작하고, 일으키고, (때로는 유지하고) 마무리한다는 것은 그냥 글로 적을때는 쉽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것은 어렵다. 아주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이 중 1가지 단계도 제대로 겪어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이 모든 과정에 대해 돌이켜보고 반성하고 솔직한 생각을 글로 남긴 이 기록은 (최소한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컨텐츠이기도 하다. 밑줄도 많이 치고, 포스트잇도 많이 붙였던 책. 연말에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며 내 생각을 정리해 볼 책이기도 하다. (독서모임을 신청한 책이기도... 수식어가 너무 긴가...)
[ 그 외 ]
유튜브 채널 보다 BODA
100회 특집 '역사총회' 영상을 보고 푹 빠진 채널. 과학을 보다, 역사를 보다 2가지 컨텐츠로 진행되는데 지금까지는 역사를 보다 위주로 보고 있다. 일단 총회영상 덕분에 교수님들이 더 친숙하기도 하고 ㅋㅋㅋ 과학총회도 도전해보긴 했는데 퀴즈 컨셉이라 그런가 이상하게 끝까지 보기는 어려워서 우선 다음으로 미뤄두었다. 역사총회 영상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아무말을 투척하는 초반부도 재미있지만, 후반부에 보다국 내각 구성을 둘러싼 열띤 후보자 추천과 토론이 하이라이트! 자기네 팀이 미는 후보를 선정시키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들이 난무하는 게 너무 재밌다 ㅋㅋㅋ 근데 대통령에 세종대왕 추천하는건 너무 치트키 아닙니까? 하긴 역사에서 발견되는 인간 치트키들을 마구마구 추천해달라는게 이 총회의 목적이긴 하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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