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일상 기록

[221112~13] 북클럽 사람 장소 환대, 이은결 더 일루션, 연극 ART,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eunryeong 2022. 11. 15. 19:12

    이틀동안 북클럽 하나, 공연 세 개를 소화했던 빡세고 힘든 여정. 하루씩 나누어 적기에는 힘이 부치기에 이틀동안의 일기를 간략하게 적어본다. 공연후기는 따로 적어야하니 할 일이 많아.

 

1. 토요일 첫 일정은 북클럽. '사람, 장소, 환대'를 읽고 각자 맡은 부분을 발제하고 각자 질문거리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예전에 사두고 책장에서 잠들어 있던 책이라, 북클럽 공지 보자마자 바로 신청! 발제할 부분도 맡아서 열심히 읽었는데, 생각보다 본격 철학책이어서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사람은 어떻게 '사람'으로 인정받는가? 환대의 조건은 무엇인가? 왜 사람들은 누군가를 배제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제목에 나오는 '사람, 장소, 환대'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하는 책. 몇가지 사례를 직접 들어서 설명하기도 하지만,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도 한국사회가 떠오르는 부분들이 보였다. 북클럽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북클럽에서 나온 이야기 중 가장 와닿았던 것은 오만한 글은 독자를 감동시킬 수 없다는 것. (노파심에 말하자면 이 책을 두고 이야기한 것은 절대 아니었음) 작가가 아무리 독자들을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해도, 그러한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글을 독자들이 쉬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 비단 글을 쓰는 작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반성해야 할 것 같아.

 

2. 이은결씨 공연을 보고 왔다. 꽤 오랜만에 이 공연장을 방문한 것 같았지만 겨우 보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네. 거기다가 앞으로는 연말까지 매주 LG아트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일정. 연 1~2회 가량 뮤지컬 대관을 하기 때문에 자체 프로그램은 해당 기간을 피해 특정 시기에 몰리게 되는데, 어쩌다보니 앞으로 있을 공연을 거의 다 예매했나보다. 이은결씨 공연 또한 LG아트센터 패키지로 예매하게 되었고, 이에 처음에는 크게 기대를 하진 않았었다. 이은결, 마술, 재미있겠지만 그냥 마술? 이런 생각이었는데, 공연을 보고 왜 스스로를 '일루셔니스트'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단순히 마술이라는 요소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마술을 중심으로 춤, 무대미술, 그리고 본인의 손재주 등 다양한 요소들을 이용하여 하나의 유기적인 공연으로 탄생시켰고, 보는 내내 편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3. 일요일은 하루종일 대학로. 공연을 보러 극장을 찾아가는 길에 MBTI 기계가 놓여진 가게가 있어서 슬쩍 들어가보았다가, 근처에 향수 편집숍이 있어서 또 슬쩍 둘러보았다가. 오랜만에 번화가에서 가게들을 둘러보니 기분이 꽤 좋았다. 요즘은 명확한 목적성 없이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아서 어딘가를 무심결에 들어가는 경우가 흔치 않은 편인데, 대학로라는 장소를 오니 또 색다른 기분이 드네. 

 

4. 대학로에서는 낮에 아트, 저녁에 여신님이 보고 계셔라는 공연 2개를 하루에 관람. 아트는 이전에도 한번 본 적이 있었고,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워낙에 추천이 많았던 극이라 이름은 알고 있었다. 이왕 대학로까지 가게 된 김에 보고 싶었던 공연을 두 개 다 보고 오자고 생각했고,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공연 관람이었음. 특히 시니어 페어들의 연기를 통해 보는 아트는 젊은 배우들의 공연을 보았을 때와는 또 다른 해석으로 극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아주 뒷자리에서 공연을 보았기에 기회가 된다면 앞자리에서 한번 더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