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chive/(2022 Nov) 30일 챌린지 - 노래

Day 29. 소장하고 싶은 곡 - 邓丽君, 忘记他 (1980)

by eunryeong 2022. 11. 29.

30 Days Song Challenge

DAY 29 : a song you have/want to download

邓丽君, 忘记他 (1980)

 

     듣고 싶은 음악은 모두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서 다운받아 쉽게 들을 수 있는 요즘 시대에, 음악의 '소장'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조금 애매해서 실물 음반의 구입으로 한정하려 한다. 집에 장 하나만큼 가득 차 있는 CD와 카세트는 웬만해서는 더 늘릴 생각이 없고(물론 비투비 신보가 나오면 여러장 사겠지만), 얼마전에 들어온 LP플레이어 사용을 위한 LP판만 몇개씩 야금야금 모으는 중이다. 이미 음반을 구입한 노래를 제외하고, 아직 장바구니에 담긴 곡 들 중에서 하나를 꼽자니 등려군의 노래가 먼저 떠올랐다. 그녀의 15주년 기념 음반에 담긴 곡, 망기타.

    등려군의 노래는 첨밀밀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고 스토리를 관통하고 있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지만, 사실 영화에서는 '월량대표아적심'이라는 곡이 훨씬 많이 나온다. 아무튼 이 영화를 통해 1980년대 후반 홍콩의 분위기도, 등려군의 인기도, 잘생긴 여명의 연기도, 뉴욕 이민자들의 삶도 엿보게 된, 내겐 꽤나 의미 있는 영화였다. 그 다음으로 등려군의 노래를 인지하게 된 것은 여명이 나온 다른 영화, '타락천사'에서 여주인공이 주크박스에서 틀었던 '망기타'라는 곡을 부른 가수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이다. 영화에서는 관숙이가 부른 보다 관능적이고 아스라이 사라질 것 같은 목소리지만, 등려군이 부르는 노래는 조금 더 내면이 단단한 화자가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를 본 당시에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연결고리가 이렇게 이어지고 나니 이 등려군이라는 가수가 조금 더 궁금해졌지만, 아쉽게도 그 이상 찾아보지는 않았었다. 이 곡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도 LP판으로 재생할 곡들을 떠올리다보니 마침 그에 적당한 분위기라서 생각난 것에 가깝다. 선명하게 들리는 디지털 음원으로 굳이 찾아볼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LP플레이어라는 기기를 통해서 조금은 지지직거리는 스피커로 듣고 싶은 음악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는 내게 꽤 특이한 지점에 있는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