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4. 00:52ㆍDiary/전시 리뷰
여러겹의 레이어를 덧대어 장면들의 투시와 각도에 따른 변화 효과를 토대로, 안개 가득한 풍경화 같은 장면을 그려내기도 하고. 하얗거나 흐릿하거나 까만 물감을 끼얹기도 하고. 빽빽하게 나열된 글자들을(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라고 한다.) 거울에 비친 모양으로 찍어올리기도 하고. 글자들을 찍어올린 천 위에 물감을 다시 끼얹기도 하고. 동그란 오브제를 빽빽하게, 혹은 듬성듬성 붙여보기도 하고. 때론 이 모든것을 한번에 하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안하기도 하는. 그런 여러가지 조합과 변주의 콜렉션들.
- 아마도 1전시관 사진들.
- 초록초록해서 눈에 들어온 그림. 전체적으로 무채색 작품들이 훨씬 많았고, 색상이 약간이나마 들어간 작품이 이 작품 외에 한두점? 가장 시원스러운 작품이었다. 내가 작품을 구입한다면 아마 이거를 구입하지 않을까. (물론 돈이 없다^^)
- 동그란, 올리브같이 생긴 까만 링을 여기저기 붙여서 만든 작품. 선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는데, 보다보면 노이즈 같아 보이기도 하고 또 나름 규칙성이 있는거 같기도 하고(모스부호라든가?) 꽤 재밌는 작품. 집에 걸어놓고 싶은 작품과는 거리가 멀지만.
- 저 이런 작품 좋아합니다. 회색인듯 금색인듯 오묘한 색상, 잎사귀인듯 아닌듯 알듯말듯한 모양, 뜻이 있는듯 없는듯 마구잡이로 나열된듯한 글자들, 모든 것을 뒤덮어버리는듯 아닌듯한 하얀 물감의 덧칠들. 미술작품은 역시 '인듯 아닌듯'이 제맛이죠.
- 요기는 제2전시관. 이번 전시에는 2층까지 오픈했더라. 국제갤러리를 자주 오지 않아서 그런가 2층에서 전시를 본건 이번이 처음인듯?
- 그냥 보면 까만 나무 그림자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얀색의 빼곡한 글자 위에 부어진 까만 물감이 슬그머니 스며든 모양. 까만 물감으로 인해 하얗게 새겨진 글자들이 염색되어서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데, 숨겨진 혹은 숨기려고 했던 여러가지들이 거무스름한 외부의 요인에 의해 드러나게 되어버리고 만다-는 의미를 부여하려면 부여할 수도 있을것 같고. 검은색 물감이 퍼져나가는 모습이 약간 곰팡이 스럽기도 한게, 사람의 마음이 오염되어가는 모습 같기도 하고.
- 햐양과 검정으로 칠해진 캔버스(라고 칭해도 되나?) 위에 아까의 까만 올리브같은 것들을 마구 흩뿌려놓은듯한 작품. 다른 작품들과 꽤 이질적이라서 한번 찍어보았다. 잘 이해가 가는 작품은 아니긴 하다.
- 아까 거무스름한 곰팡이는 글자 위에 까만 물감을 부었다면, 이번 작품은 회색 물감들 위에 하얀 글자를 다시 찍어냄. 오염되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 옅어지고, 그 위에 다시 글자들을 쌓아올린다는 의미이려나.(라고 멋대로 붙여봄)
- 처음 와본 국제갤러리 2전시관 2층.
- 나무들의 뼈대만 남은 청사진같아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 이 작품도 돈이 있다면 사고싶음. (물론 돈이 없다^^)
- 여러겹 쌓아올린 풍경 위로 글자들을 또! 다시! 찍어넣은 작품.
- 아무것도 없었지만, 정말 아무것도 없었을까? 어쩌면 맨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 한두겹의 그림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작품. 이 작품 하나만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었다면 저런 생각이 들지 않았겠지. 이번 컬렉션에서 그림 많이 많이 사가시는 분이 꼭 같이 가져가주시길.
- 글자를 찍어내는 것의 판형 모양. 특이해서 찍어봤다. 한쪽에는 양각, 다른 쪽에는 음각인가? 음각 쪽은 가루가 흩날리는걸 보니 평평한 가루에 양각 판을 찍어낸 모양. 저런 류의 판을 볼 때마다 모세의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 같은게 먼저 떠오르는 건 왜일까.
- 여기에는 글자를 반만 찍었네. 근데 위에처럼 글자 판을 미리 만들어놓으면 찍는 작업은 좀 쉽겠다. 미술작업도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해야지 응응.
- 그림 아래쪽에 짧달막한 두 개의 선은 대체 뭘까 궁금하다.
- 글자를 찍어낸듯 만듯한, 이끼낀 형상의 레이어. 이 레이어 아래에 있는 까만 연기의 그을음같은 모양이 무엇일지 심히 궁금해진다. 정체가 뭐니 너는?
'Diary > 전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0111] 알피 케인 : 고요의 순간 (0) | 2023.01.11 |
---|---|
[230111] 마틴 마르지엘라 전 (0) | 2023.01.11 |
[221212]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올해의 작가상 10년의 기록, 임옥상: 여기, 일어서는 땅 (0) | 2022.12.13 |
[221202] 빈센트 발 : The Art of Shadow (0) | 2022.12.10 |
[221201]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 (2) | 2022.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