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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공연관람 기록

[230311] 로맨틱펀치 단독공연 99번째 로맨틱파티

by eunryeong 2023. 3. 15.

- 로맨틱펀치의 아이덴티티라면 역시 공연이다. 로맨틱파티라는 이름의 단독공연을 매달 꾸준히 진행한 적도 있었고, 최소한 코로나 전까지는 몇달에 한번씩은 주기적으로 열렸다. 나 또한 2016년부터는 종종 그들의 공연을 보러 갔던것 같다. 아마 내가 간 공연들만 해도 열번은 넘을텐데. (클럽투어 공연을 따로 센다면 더 늘어나겠지만...) 이쯤 되면 나름 단골이라고 할 수 있나?

    그러나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고, 예정되었던 로맨틱 파티도 취소되고, 공연을 새로 하는 것조차 규제를 받던 시기가 왔고 서로 가까운 거리에서 부대끼며 공연을 감상해야 하는 클럽 공연은 자연히 멀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랜 공백을 가지던 중, 오랜만에 찾아본 로맨틱 펀치의 단독공연 소식. 99번째라는 숫자에서 코로나 기간동안 천천히, 그렇지만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있었구나 짐작을 할 수 있었고, 나도 100번째가 되기 전에 다시 한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에서 공연을 가게 되었다. (물론 로맨틱펀치 공연 자체는 페스티벌에서도 보고 그렇긴 했다... 배인혁씨 솔로 공연도 몇번 가고... 로맨틱펀치의 단독공연만 진짜 오랜만인 셈이라 이런 서문이 좀 겸연쩍구만)

 

- 첫 곡은 역시 글램 슬램. 단독공연을 갈 때마다 거의 항상(기억나는 공연은 다 그런듯) 첫 곡으로 글램 슬램을 부르는데, 오랜만에 들으니 아 역시 락 콘서트는 이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뒤이어 미드나잇 신데렐라, 몽유병, 파이트 클럽까지. 로맨틱 펀치의 단골 셋리 넘버들이라 다들 신나게 따라 부르고 열심히 뛰어놀았다. (나는 뒷편 스탠드에 얌전히 앉아서 놀았지만 ㅎㅎㅎ)

    한동안 로맨틱펀치의 콘서트를 갔던 가장 큰 이유가 미드나잇 신데렐라였는데,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하는 부분에서 두 손을 머리 위에서 왔다갔다 하는 마치 사이비교주의 부흥회 시간을 연상케 하는 동작을 하는게 굉장히 중독성있다. 정신없이 손을 막 앞뒤로 흔들다보면 나중에는 박자도 안맞는데 그냥 막 왔다갔다 한다 ㅋㅋㅋ 암튼 이번에도 역시 재밌게 잘 놀았음!

 

- 오랜만에 왔더니 처음 듣는 곡들도 있었는데, 아주 새까만 밤에-라는 곡은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벌스는 분명 들은거 같은데 전곡은 처음인가? 다정한 혁명이라는 곡은 아직 만드는 중인것 같은데 정말 처음 듣는 완벽한 신곡이었다. 로펀 공연에서 이렇게 완전히 생소한 곡을 듣는 경험이 너무 오랜만이라 신선했던 ㅋㅋㅋ 아 근데 아주 새까만 밤에 이 곡 레이지가 쓴거 같은데 아무래도? 악기 사운드 전개가 누가 봐도 레이지 곡임 이건 ㅋㅋㅋ 그래서 매우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ㅋㅋㅋ

 

- 공연날이 마침 트리키 생일이었는데 트리키가 멘트할 때 '생일이라고 이렇게 공연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능청스럽게 이야기해서 빵 터졌다 ㅋㅋㅋ 그와중에 어떤 팬분이 '배인혁 잘생겼다!'고 다른 팬분들이 이야기하는 와중에 '트리키도!'라고 하셔서 ㅋㅋㅋㅋ 트리키 놀리는거냐며 다들 웃었는데 그 이후에도 멘트시간에 수시로 들여오는 '트리키도!'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ㅋㅋㅋ 근데 재밌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멘트 너무 심하더라. 원래 이랬나? 아니 무슨 노래 부를때까지 계속 소리지르고 그러는건지 이해가 안됨. 노래는 그냥 조용히 듣거나 조용히 뛰어놀거나 함성 지르거나 하면 안됩니까? 마멀레이드 부르는데 팬들이 소리지를 부분이 대체 어딨음?

 

- 로맨틱펀치 공연에서 자주 보이는 커버곡 레퍼토리가 있는데, 이번에는 동방신기의 주문이 없었던 대신 BTS의 Fake Love가 있었다. 자우림 일탈도 앵콜에서 나왔는데 이건 앵콜이니까 그렇다 치고... 페스티벌에서는 로맨틱펀치 노래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으니 커버곡 어느정도 하는거 이해하지만 단독공연에서는 커버곡 안하면 더 좋을거 같은데. 는 공연을 자주 가는 입장에서의 이야기인가. 암튼 커버곡 없는 공연 원합니다. 할거면 매번 다른 커버를 하든가...도 싫다 그냥 본인들 노래 불러주세요.

 

- 이번 공연이 유독 사운드 음량이 커서 그랬는지 스피커가 째지는 소리가 너무 자주 나서 당황스러웠음. 웨스트브릿지 아주 많이 온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번 와 본 곳인데 이런 사운드 처음이라 당황스러울 뿐... 하긴 하드락 공연이 오랜만이라 내가 적응을 못한걸수도 있겠다만. 사실 공연장 처음 다니기 시작할 때에는, 지하에 있는 공연장 들어가자마자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공연 안보고 탈출하거나... 한 적이 몇번 있었는데 이번에도 조금 비슷한 느낌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시끄러운 사운드와 탁한 공기의 공연장에 적응한 몸이 다시 리셋된건가 싶고. 스탠딩이었다면 백퍼 탈주했을텐데 그나마 앉아서 봐서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고. 

 

- 그럼에도 아마 100번째 공연은 가겠지? 100이라는 숫자만큼 특별한 공연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부인할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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