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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공연관람 기록

[230307] 연극 아마데우스

by eunryeong 2023. 3. 14.

- 아마데우스라는 작품은 오래된 고전영화로 이미 접한 적 있었다. 이 작품을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큰 계기가 이 영화이기도 했고. 연극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라 많이 망설였는데, 한번쯤은 보아야겠다 싶던 와중에 KT할인을 꽤 많이 해서 일단 지르고 보게 되었다. 물론 가볍게 볼 생각이었기에 가장 저렴한 좌석으로 구매.

 

- 모차르트라는 불세출의 음악가를 다루기 위해 그가 작곡한 많은 곡이 연극에 배경음악으로, 혹은 극 중간에 연주하는 형식으로 등장한다. 오페라의 아리아같은 경우는 다른 배우가 마치 오페라 가수가 된 것 처럼 노래하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아리아의 난이도를 생각해보면 아마도 녹음된 음원을 틀어놓고 연기만 하는 것이겠지? 이 극에서는 음악이 필수적인 요소임은 틀림없으나, 개인적으로는 음악으로 인해 스토리의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자주 들어서 조금 아쉬웠다.

 

- 스토리가 툭툭 끊긴다고 생각했던 또 다른 부분은, 작은 바람들이 중간중간 등장해 음악에 맞춰 안무를 하거나 세간의 소문들을 들려주는 장면이었다. 후자의 경우에는 스토리 흐름상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긴 했는데, 안무를 하는건 굳이...? 필요한 부분이었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 개인적으로 이 극을 보고 낸 결론은, 모든것은 살리에리의 망상. 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차르트에 대한 열등감이 빚어낸 정신병이죠.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앞길을 소소하게 방해했을지는 몰라도 레퀴엠을 의뢰하고 그것으로 모차르트가 죽어갔다는 스토리는 그냥 모차르트가 유명해진 후 스스로 만들어낸 망상...이거나 꿈...이 아닐까요. 아니 어쩌면 이 해석이 살리에리에게는 더 잔인한 것일지도.

 

- 이 극의 주인공은 모차르트가 아닌 살리에리이고, 극 중 비중차이도 꽤 큰 편입니다. 살리에리 없이 모차르트만 등장하는 장면이 있긴 한가...? 싶을 정도. 그만큼 살리에리라는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 극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을 듯 한데, 김종구 배우의 살리에리는 정석적인 살리에리가 아닌가 싶었다. 노년의 살리에리를 연기할때는 목소리에 나이듦 뿐만 아니라 약간의 광기도 어려있는데, 젊은 살리에리 연기는 꽤나 모범적인 시민으로써의 모습이 느껴졌다. 정말 재미없는, 스테레오 타입의, 바른 생활을 추구하는 금욕적인 인물. 다만 그렇게 옳은 방향의 생을 추구하지만 본인의 성향 자체가 온전히 선하지는 않아서 열등감도 금방 드러나고 때에 따라 권모술수를 추구하기도 하는데, 가까운 자리에서 봤으면 좀 더 연기장면을 잘 볼 수 있었을텐데 싶었고 궁금했다.

 

- 모차르트 캐릭터는 영화에서도 그랬지만 연극에서는 더욱더... 취향이 아님. 천박하고 경박하고 노력을 안하지는 않지만 본인 좋을대로만 하고 순간의 쾌락에 빠져 살아가는. 

 

- 후기가 너무 늦어져서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 것 같아 아쉽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일단 최대한 기억나는만큼만이라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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