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를 완성하지 못하고 2주라는 시간이 지났다. 아직 써야할 것은 많지만 시간은 없기 때문에, 처음에 끄적인 메모를 (거의) 그대로 남겨보기로 한다. 부족한 부분은 부족한대로, 거친 부분은 거친대로 남겨두는것도 나름 의미 있겠지.
- 이번 공연은 개념적인 부분이 굉장히 많았던 극이 아니었나 싶다. 근육, 관절을 아주 세밀하게 분절해가며 움직여보는 그들의 몸짓. 이것 또한 '무용'이라는 것이겠지?
- 해오름극장 무대에 설치된 원형(실제로는 타원형인듯?) 객석에 앉아 극을 보게 되었는데, 2016년에 이 곳에서 보았던 연극 햄릿에서도 이렇게 극을 보았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마지막에 막을 올려 객석이 훤히 보이는 그 연출은 정말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덕분에 처음으로 두 번이나 연극을 보게 만든 장면이었는데. 이번 무대에서도 마지막에 보니 막이 올라갔던데, 언제 올라갔는지도 못알아챌 정도로 굉장히 조용히 진행되어서 살짝 당황했다.
-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기고, 일어나서, 퇴장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등등. 별다른 음악 없이(중간에 MTR이 흘러나온것 같긴 한데 잘 기억이 안나네. 약간의 효과음 같은건 있었던듯?) 무용수들이 입으로 내는 소리만으로 모든 몸짓을 맞춰가는게 아주 신기했다. 허밍같이 들리던 그 소리들로 각자의 위치를 나타내기도 하고, 극의 진행 흐름에 대한 신호의 역할도 하는 것 같던데. 소리도 내면서 몸도 움직이면서 관객들의 시선도 피하면서(...) 참 이래저래 바쁘게 무대를 꾸몄구나 싶었음.
- 무용수들이 움직이는 동선이 원형 무대 가장자리의 스탠드에 앉은 관객들이랑 아주아주 가까웠는데, 혹시 정신없이 다니다가 부딪히게 되는건 아닐까 조마조마했다. 서른명이 넘는 무용수가 정신없이 뛰어다니기에는 결코 넓지 않은 공간인데 그들끼리도, 관객들과도 부딪치지 않고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싶었음.
- 카베에가 '동굴'이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사운드가 전체적으로 웅웅 울리는듯한 느낌. 공명음을 의도한 것이려나?
- 이 공연의 흐름이 마치 명상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예전에 들었던 액티브 명상 수업에서의 움직임이 연상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나도 저렇게 몸을 움직여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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