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평소 생활반경에서도 그다지 머지 않은 곳에 있었음에도 이상하게 발걸음이 닿지 않았던 성곡미술관. 이번 전시가 아니었으면 또 언제 이 곳을 찾았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거 보면 공연이나 전시를 통해 내 활동반경이 넓어지기도 하지만, 같은 거리 안의 공간에 대해서도 더 촘촘하게 경험이 쌓인다는 생각이 든다.
원계홍 작가라는 이름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 전시장 입구 벽면에 적힌 글귀가 와닿았다. 균형이 잡혀 있고 색채가 조화되어 있으면 작품으로서는 충분하다. 주제 같은 것은 필수한 것은 아니었다. 회회는 말하자면 그 자체가 주제이매 아름다운 것에 영원한 기쁨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술을 접하면서 느끼고자 하는 것들 아닐까. 어쩌면 늦은 나이에 미술을 시작한 작가가, 평단의 평가나 미술계의 흐름 같은것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본인이 하고싶은 것을 자유롭게 구현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래에는 각 작품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만 덧붙이려고 한다. 작가 본인이 크게 의미를 담고 그린 작품들이 아닌 이상, 내가 이것저것 말을 얹는것도 이상하고. 그냥 여기 사진으로 담긴 모든 작품들이 내겐 아름다웠다, 이 한마디면 족하지 않을까 싶음.
1~3 - 골목길 풍경
4, 5 - 건물이 죽 이어진 공간을 본인의 시선에서 자르고 편집하여 하나의 캔버스 뷰 위로 옮긴 작품.
6, 7 - 같은 공간의 낮과 밤
8, 9 - 은지화. 이중섭 작가의 은지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
1, 2 - 자연풍경
3~5 - 실내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광경을 창틀까지 포함해 이리저리 잘라내어 본 그림. 개인적으로 이렇게 구도적으로 실험을 해본 작품들을 좋아한다.
6 - 이거 삼청동 블루보틀 2층 뷰인데...
7~10 - 정물.
그리고, 끊임없이 그리고 또 그린 동네의 풍경들. 대부분 작가가 거주한 동네를 담은 작품들이겠지만 그 중 어느 작품들을 보며 내가 지내던 동네가 슬그머니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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