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5. 10:35ㆍDiary/전시 리뷰
성연화, 장광범, 채성필 세 작가의 합동 전시. 전시제목을 보고 파란 그림이 많으려나! 하고 갔는데 그렇지만은 않았다. (물론 파란 그림도 비중이 꽤 크긴 했다만) 미술관에서 전시가 아닌, 이런 갤러리에서 여러 작가의 합동 전시는 처음이라 재밌었고 각 작가간 작품 특성이 잘 비교되는 듯 해서 흥미로웠던 전시. 세 작품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었지만, 복잡한 인생을 살고 있는 나에겐 성연화 작가의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품이 조금 더 마음에 와닿았다.
성연화
성연화(b.1986)는 한지를 이용해 평온한 풍경을 선사한다. 염료와 커피, 아크릴 그리고 파라핀을 먹힌 한지를 인센스를 이용해 잘라낸다. 그 후 캔버스에 다시 조각된 한지를 붙이며 성연화만의 추상 풍경을 완성한다. 수직 수평의 파편화된 한지 위로, 서예를 연상시키는 자유로운 필체가 조화로움과 긴장감을 이룬다. 하늘, 바다 그리고 대지를 연상시키는 자연의 색감들이 한지 위로 고요히 떠오른다.
채성필
채성필(b.1972)은 흙과 물의 형상으로 근원적 자연을 표현한다. ‘흙의 작가’로 알려진 작가는 캔버스에 천연 진주 펄을 얇게 바른 후, 염료와 흙, 먹, 물 등을 조합해 직접 만든 물감으로 캔버스를 뒤덮는다. 인위적인 방식이 아닌 흙과 물이 만들어내는 흔적으로 자연 그대로 창조된 이미지를 담아낸다. 그 형상들은 ”우리 인식 안 자연의 이미지와 결부되어 나무가 되고, 들판이 되며, 물결치는 바다가 되고, 바람에 이는 대지가 된다“고 미술 평론가 안느 캐드라옹Anne Kerdraon은 평한다.
장광범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장광범(b.1972)은 땅이 퇴적하며 지층을 쌓듯, 캔버스에 물감을 한층 한층 쌓아 올린다. 물감이 충분히 쌓이면, 캔버스 뒷면을 들어 올린 뒤 그라인더를 이용해 물감을 다시 지워내기 시작하는데, 지층처럼 쌓인 시간이 원형 유기체 형태로 시각화 되어 캔버스를 뒤덮는다. 율동감을 주는 원형들이 때로는 산 능선으로, 때로는 물의 풍경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대자연이 한순간도 고정되지 않고 변화하는 것처럼, 장광범의 시간 풍경 또한 끊임없이 흐르고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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