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6. 07:56ㆍDiary/전시 리뷰
최강혁, 손상락 2인전. 최강혁과 손상락은 에어백, 나일론, 폴리에스터, 공업용 경첩 같은 인공적인 소재의 심미적 가능성 직관하고, 실험과 조율의 과정을 통해 전면에 이끌내어 아름다움이 극대화되는 균형점을 찾아내는 작업 세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SURFACE》에서 두 작가는 각자의 재료와 매체 탐구를 심화하여 새로운 “표면”을 드러내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최강혁은 빈티지 낙하산의 기하학적 패턴과 표면을 에어백 원단과 전사(pressing) 기법으로 재해석하여 대량생산품의 심미성을 재조명하는 5점의 텍스타일 작품을, 손상락은 공업용 경첩을 가공하고 해체하여 만든 다양한 유닛으로 더욱 정밀하고 유연해진 4점의 조각 작품을 발표한다. (라고 적혀있지만 사실은 조각작품은 3점이다)
지하 2층까지의 전시를 먼저 본 후 이 전시장으로 입장하게 되는데, 이전 전시장이 밝고 넓었던 데 비해 이 공간은 너무 좁고 어두워서 처음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거기다가 설치작품 4점을 놓느라 관람객들 동선이 넓지 않고 작품과 너무 근거리라 굉장히 아슬아슬함. 내가 갔을땐 관람객이 많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관람객이 많아지면 어찌 하려나 궁금하다.
최강혁 작가의 작품들. 최근 ESG, 지속가능한 예술 등등 여러 키워드로 예술 작가들의 작품활동 자체가 주는 환경적인 영향에 대해서 고민하는 작가들이 많은데, 빈티지 낙하산을 다시 패턴화시켜 이어붙인 작품이라면 확실히 환경적인 영향은 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수집창고에서 고이 잠들어 있는거나 작가에게 분해, 재조립되어 작품으로 재탄생하는거나 낙하산 입장에서 크게 상관있을까 싶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낙하산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만) 덕분에 원단 곳곳에 얼룩이 져 있는데, 방사형으로 나 있는 저 집중선 한가운데가 뚫려있는 것과 연결해보면 '혹시... 총에 맞았나...?' 하는 무서운 상상도 하게 된다. 이 동그란 부분이 끈으로 잘 메워져 있는 작품도 있는데, 상처의 치유? 아무는 것? 아니면 응급대처? 뭐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손상락 작가의 작품들. 기계부품들을 이용해 조각 작품을 만드는 데, 메탈릭 소재의 느낌과 부품의 여기저기 튀어나온 디테일들이 결합하여 굉장히 강인하고 거친 동물의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가까이서 보니 나름 눈, 이빨처럼 보이는 부분들도 잘 살린 것 같아서 신기하다. Porcupine은 산미치광이(아니 무슨 동물 이름을 이렇게 지었대...), 혹은 호저라고 부르는 동물인 것 같고 Striped Hyena는 줄무늬 하이에나. 사진을 찾아보니 각 조각들이 특징을 잘 살려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신기해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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