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23] 페르난다 갈바오 : Oyster Dream

2023. 3. 26. 07:35Diary/전시 리뷰

    작품에 이끌려 들어오게 된 전시. 미리 네이버예약을 하고 방문했는데, 현장에서 접수해도 상관없는 듯 했다. 주최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자연과 신체를 이루는 세포와 조직을 관찰하고,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통해 디스토피아적 미래 생태계 풍경으로 펼쳐내는 페르난다 갈바오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그림들이 현실적인 공간의 어딘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곳곳에 보이는 익숙한 식물형상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을 자꾸 그림에 투영하게 된다. 뿌옇게 미세먼지가 끼어있는 하늘이라거나(근데 이 작가분이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을 경험한 적이 있을지가 궁금하다), 어두운 밤 어느 산맥, 혹은 깊은 바닷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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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두 작품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오른쪽의 작품 배경에 안개필터를 가득 씌워 왼쪽 작품이 나온 듯 하다. (혹은 그런 효과를 노리고 이 두 작품을 나란히 배치한것 같다)

2 - Foggy. 안개가 잔뜩 낀 장소에는 하얗고 붉은 안개들의 흐름만 보일 뿐, 그 어느 형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3 - Mountain Cactos. 이 얼마나 직관적이고 명확한 제목인지. 한국에서는 산이라고 하면 녹색을 먼저 떠올리지만, 만년설로 뒤덮인 산 혹은 암석으로 된 산이 더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산이 더 친숙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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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Ostra Túlipa. 이상하게 깊은 바닷속이 연상되는데, 식물들은 지상에 있는 것과 더 유사하지만 그림 아래쪽에 보이는 동글동글한 것들이 물고기 알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인듯. 실제로 물고기는 저렇게 알을 낳지는 않지만... 그냥 연상이 그렇게 됩니다... 

2 - 어두운 배경 아래로 보이는 희끗희끗한 형체들. 혹은, 어두운 바닷속을 조용히 헤엄치는 심해어들.

3 - 폭발하는듯한 파란색의 줄기는 무엇일까요? 물살이 빨라지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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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rnadita. 아주 깊은 바닷속에 켜켜이 쌓인 퇴적물들. 같아 보인다. 아니면 누군가의 뱃 속 같기도 하고. 쓰레기가 잔뜩 쌓인 강 하구는 아닐까 싶고. 장소를 유추해내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싶은 작품이지만, 무언가가 질서 없이 뒤섞여 쌓여있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아마도.

 

 

    아래는 다른 작품들 사진만. 전시장이 지하 1층부터 2층으로 이어지는데, 첫 사진묶음은 지하1층의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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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지하 2층에서 이어지는 전시 작품들. 전시장 중간에 진한 분홍빛 모래더미가 있고 그 가운데 파묻혀 있는 모니터에서는 어딘지 모를 암석지대의 영상이 계속 흘러나온다. 분홍빛 세상이라니, 저 곳은 금성인가? 저 곳이 지구라면, 정말 종말이 오는 것인가? 그 외에도 여러 회화 작품들이 있는데, 다들 비슷하다면 비슷하고 다르다면 달라서 보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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