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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일상 기록

[241107] 오블완 시작, 오프더레코드 전시, 피크민 블룸, 산책, 그리고 기록들

by eunryeong 2024. 11. 7.

1. 블로그를 거의 들어오는둥 마는둥 하고 버려두고 있다가, 오블완 챌린지를 오늘부터 시작한다는 소식에 다시 글쓰기 화면을 켜보았다. 매일 써야하니 뭔가 주제를 잡고 챌린지처럼 해볼까 싶었지만, 급하게 챌린지 주제를 찾으려니 딱히 할 것도 없고. 생각도 안나고. 게다가 뭔가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오블완 글을 다 몰아넣는거도 조금 이상할 것 같고. 일단 기존 카테고리의 글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게 좋겠다. 이게 더 자연스럽고.

 

2. 어제 밑미에서 주최한 오프더레코드 전시를 다녀왔다. 다른 사람들의 기록을 읽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내 최애 서적이 '다시, 피아노'인 이유 중 하나일게다), 전시에 참여하신 분들이 각기 생각을 펼쳐나간 방향들이 재밌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몰두했다. 아쉬웠던 점은 전시장 규모상 시간이 짧아서 내 생각을 같이 정리하기는 어려웠다는 점. 그치만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기록을 넓은 공간에서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오픈했다면 훼손이나 분실 우려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싶다. 

    여러 기록을 읽으면서 (시간때문에 그 중 내가 읽은 기록은 정말 몇 분의 기록밖에 안된다는 것을 미리 적어둔다) 예전에 다이어리 열심히 적을 때 해봤던 것도 있고, 나도 요거 해보면 좋겠다 생각드는 것들도 있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적은 분들도 계시고, 나와는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시는 분도 계시고. 서로의 비슷함과 다름을 견주어가며 읽다보니 내 사고도 조금 더 넓어지는 것 같다는 착각(?)도 들었다. 진짜 내 사고가 확장되는 시점은, 이런 새로운 이야기들로 나의 기존 생각들이 부서지고 다시 쌓아올려져 새로운 '생각'이 될 때겠지만, 일단 지금은 요런 위안이라도 얻어본다.

    이 전시의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날것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는 것. 확실히 요즘은 스토리텔링을 할 때, 완벽하게 다듬어진 결과물을 따란! 하고 내놓는 것보다 다같이 고민하고 의견을 모으고 아이디어를 디벨롭하고 정리하여 컨셉을 구축하고 디테일하게 실현하는 일련의 흐름을 중시하는구나 싶었다.

 

3. 걷기를 좋아하지만 일단 집에 들어오면 쉬이 나가지 않게 되어서, 억지로라도 걸어보고자 산책 게임을 깔았다. 요즘 유행하고 있다길래 슬쩍 얹혀가는 마음도 없지 않았던 피크민 블룸. 아침 저녁으로 버스 타고 출퇴근할때 항상 어플을 켜서 이른 아침의 버섯을 캔다. 지금은 폐쇄된 지역인 용산 미군부대를 관통하는 버스여서 그런지, 출근할때 보면 삼각지 즈음부터(정확히는 국방부 근처부터 미군부대 부지까지) 꽃밭 너머 푸른 들판이 펼쳐지는데 ,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도 벽 하나 사이로 사람의 발길이 오고가고 아님이 아주 잘 느껴져서 기분이 조금 묘하다. 

 

4. 주말에는 본격적으로 걸어보려고 여기 저기 산책루트를 돌아보고 있다. (물론 이 동네에 10년 넘게 살았으니, 이미 한번씩 둘러본 루트이긴 하다) 지난 주말에는 한강을 다녀왔는데 오랜만에 갔더니 스타벅스가 생겼다! 이번 주말에는 스타벅스에서 다이어리를 조금 더 고민하면서 오래 적어봐야지. 근데 막상 강이나 바다뷰 카페에 가도 강이랑 바다를 오래 보게 되진 않더라... 이유는 모르겠지만.

 

5. 다이어리도, 펜 하나로 죽 이어서 쓰는 읽기도 다시 쓰고 있다. 주 단위 (요즘은 거의 격주 단위가 되어버렸지만...) 회고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중이다. 이번주부터는 식단과 운동기록 적기도 시작했다. 나름 기록을 꾸준히, 열심히 하는 편인가? 시도했다가 포기했다가 금방 시도했다가...를 반복하는 듯 하지만, 시도조차 하지않거나 시도했다가 포기한 채 끝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오늘 하고 있으면 하는거지 뭐.

 

6. 지난 일기에서 쓴 고민들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거 다 쓰고 다시 고민하러 가야지. 그래도 내일은, 다음달은, 내년은 밝을거라고 믿어본다. 뭐 안되면 내가 나가는거고.

 

ps. 사진 슬라이드 마지막 사진은 회사 지하와 연결된 복도에서 전시중인 그림이다. 아마도 뉴욕 거리를 그린것 같은데 (2:1 블럭비율이나 사선으로 교차하는 도로가 아주 특징적이므로...!) 색감이 아름다워서 그런가 아니면 그냥 다 때려치우고 쉬고싶어서 그런가 뉴욕이 너무 가고싶어졌다. 내년 될때까지 이 상태라면 비행기표를 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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