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들이 변했다.
2013년은 여러가지 의미로 전환점이었다. 아직 다 지나간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몇가지 일들만으로도 충분히 그러하다. 소소한 삶의 안정, 자신의 현명함에 대한 불신, 인간관계의 대폭적인 변화, 트라우마의 획득, 절교 등 많은 일이 있었고 아마 남은 기간도 그러할것이다.
살아간다는건 나 자신이 어떻든간에 외부환경에 끊임없이 노출된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나'라는 주체는 당연히 바뀌고 또 바뀌는 거겠지만, 너무 오랫동안 좁은 세계에만 있었어서 그런지 올 한해의 변화는 적응하기 힘들다. 매번이 설상가상이었다. 조금 힘낼만하면 다시 내동댕이쳐졌다. 감정기복을 극도로 자제하기위해 노력한 결과 감정이 최저점 근처에서 움직이질 않게 되었다. 겉으로는 미소짓고 걱정말라고 하고 아무렇지 않은듯 다니지만 그 기저에는 차갑게 내려앉은 심연이 자리했다. 그래도 다행히 얼어붙진 않았다. 다행일런지.
SNS라는것도 참 쓸모없었다. 물론 쓸모없는 이야기를 적기 위해 태어난 것이지만, 난 왜 그 쓸모없는 이야기에 상처를 받았던가. 상처받고싶지 않은 마음에 열심히 거짓얘기들만 적어댔다. 아니, 거짓이라고는 할 수 없지. 진실이 담기지 않았을 뿐. 하긴 그런 이야기를 SNS에 적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굳이 전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전한다고해서 변할게 없다면 아니전하는게 나은 것도 있는 법이니까.
여러모로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상대방이 생각하는 관계와 본인이 생각하는 관계가 항상 일치할 수는 없는 것이고, 내가 바라는 것과 상대방이 바라는것 또한 같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위 '쿨한 관계'와 난 맞지 않는다는걸 다시금 느꼈다. 그럴것이라 생각해서 처음에 그토록 모른척 했던 것이고 이후에는 나에게 오길 바랬던 것이다. 그마저 요원해보이니 늦기전에 접을수밖에.
이마저도 이런 블로그에 이렇게 익명을 적는게 참 웃기고 그렇다. 힘들다고 차라리 광고를 하고 다니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겉과 속이 다른거 참 싫은데 웃기게도 지금이 그렇네. 그래도 내가 힘든걸로 타인에게 마음의 짐을 씌우고 싶지는 않다. 버텨야지. 혼자 이렇게 찌질하게라도 굴면서.
- 2013. 9.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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