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Days Song Challenge
DAY 5 : a song that proves you have good taste
이승열, Come Back (2015)
처음 이 질문을 보고,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조금 고민을 했다. 취향에 호불호는 있어도 좋고 나쁨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 질문을 직역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내가 그 질문에 답을 할 자신도 없었다. 고민 끝에, 그냥 내 취향을 보여주는 곡 정도로 해석해도 무리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 곡은 내게는 좋은 취향일테니까. 그렇기에 이 질문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의,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응답해야만 했다.
이승열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를 인지한 시점은 대략 2집 발매 후, 3집 발매 전 어느 즈음이었던것 같은데 어떤 곡을 처음 들었는지조차 기억에 없으니. 다만 기억나는 시점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 목록에서 항상 첫번째였고, 그의 신보를 항상 찾아듣고, 공연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음악은 호불호가 아주 강하게 갈릴만한데, 각각의 악기가 멋대로 자기 연주를 하면서 아주 절묘하게 균형을 찾아내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불안정하지만 굳건히 서 있는,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음악. 그렇지만 절대 우연에 기대지 않는, 치밀하게 계산하여 세심하게 조율한 음악. 그러면서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마구 흔들어버리는 마력이 있는 음악. 1집부터 6집까지 모든 음악이 좋지만, 개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었었고 플레이리스트에서도 절대 빠지지 않았던 곡이 Come Back이었다. 이 곡은 이승열의 미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곡이다. 치밀하고, 절묘하고, 감동적이다. crazy, mother fucking crazy만을 반복하는 가사와 낮게 울부짖는 목소리는 의미를 전달한다기보다는 그저 감정을 표출하는 듯 하다. 사람의 목소리가 하나의 악기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브릿지 파트보다 더 낮게 깔리는 코러스 파트도 생경하다. 시작할때 강렬하게 휘몰아치던 음들이, 곡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가라앉는다. 마치 머릿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휘몰아치는 생각들을 잠잠하게 만들어주고자 하는듯이. (물론 그렇게 쉽게 잡념들이 잠잠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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