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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7] 백남준 효과 과천까지 갔으니 전시를 싹 다 보고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전시관을 주욱 돌았다. 내 기억으로는 백남준 효과가 가장 남은 전시기간이 짧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이 전시는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과 이에 영향을 받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병렬배치한 전시. 1 - 전시관 전경 2, 3 -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 두 개. 화면에 단순한 선형의 네온싸인 도형만 보이는 '칭기즈 칸의 복권', 다양한 영상이미지가 어지러이 흘러나오는 '피버 옵틱'. 피버 옵틱의 사이드로는 다양한 스티커들이 붙여져 있는게 또 힙하네요. 4, 5 - 백남준 선생님의 위인 시리즈, '장영실'과 '김유신'. 라디오 안테나로 화랑모자 표현한게 인상적! 6 - 좌석의 자기장으로 인해 일그러지는 화면도 작품이 되는군요. 1 - 다음...이라.. 2023. 2. 25.
[230217]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 머나먼 과천까지 발걸음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자, 모던 데자인전이 너무 궁금해서 꼭! 보러 와야지 생각했던 전시. 전체적으로 예술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들을 모아둔 전시가 아니라, 일상 생활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유형/무형 이미지들에 대한 아카이빙 전시에 가깝다. 2개 관을 넓직하게 이용한 대규모 전시이자, 공간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기획.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저는 현대 미술관의 아카이빙 전시를 가장 좋아합니다. 1 - 모-던한 포스터. 서울 발레단의 포스터인데 디자인은 오늘날의 포스터와 견주어도 훌륭하다고 생각함. 3도 인쇄의 한계가 오히려 매력적으로 빛을 발한 케이스 아닐까 싶음. 2 - 도미환송음악회 포스터. 지금과는 다른 한글 표기(췔로, 쏘프라노, 테노오르)가 신기하네요. 그리고 위의.. 2023. 2. 25.
[230217]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이날 국현 과천관에서 보고 온 전시 포스팅이 죄다 밀려있다. 우선 짧은거 하나라도 올려야겠다 싶어서 제일 만만한(?) 이건희전부터 정리해봄. 사전예약 혹은 현장접수를 통해 일정 인원만 제한해서 받고 있는데, 평일이어서 그런지 현장접수를 해도 시간대에 맞게 입장할 수 있었다. 원래는 그다지 볼 생각이 없었는데 마침 시간이 딱 맞길래 한번 보고 왔다. 총평은 재밌는 구석도 있지만 하나의 기획전이라기에는 조금 아쉬움. 그렇지만 과천관 전시는 대체로 다 좋으니, 들른 김에 겸사겸사 한번 보실만합니다. 유료도 아니니까요. - 폴 고갱의 센강 변의 크레인. 이 그림에 나온 크레인의 모양이 시카고 여행날 크루즈 위에서 본 정체모를 무언가랑 굉장히 비슷해서 괜히 반가웠다! 진짜 크레인인가? 아니면 도개교? - 모네의 .. 2023. 2. 20.
[230217] 연극집단 반 <미궁(迷宮)의 설계자> - 2022 창작산실 - 3개의 시간축이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건물을 설계하는 1975년, 건물이 본래의 용도로 사용되는 1986년, 제 기능을 잃은 건물이 역사의 평가를 기다리는 2020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3명의 인물은 각자의 인생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건물의 생애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화자로서 의도적으로 선정된 것이기도 하다. - 아마도 그래서였을것 같지만, 나은의 이야기는 유독 겉돈다는 인상이 강했다. 현대 시점에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질문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던지는 역할로 선택된 인물인 것은 알겠지만, 초반에는 중립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강경하게 건축가를 변호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건축가에게 비난을 던지는 데 그 심경의 변화가 어디서 비롯된건지 사실 잘 .. 2023. 2. 19.
[230212] 음악극 <올드위키드송> Old Wicked Songs - 슈만의 가곡들이 나오는 극, 나이든 스승과 젊고 혈기왕성한 제자의 이야기. 이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약간은 충동적으로 예매한 극. 슈만 또한 좋아하는 작곡가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성악곡은 그다지 듣지 않는 터라 음악에 대한 흥미도 덜했고, '음악극'이라는 형식이 좀 애매할 것 같다는 선입견도 있어서 망설이다가 마지막에서야 겨우 한장 잡아보았다. - 노년의 거장(혹은 선생)과 젊은 제자(혹은 조수, 논객)을 다룬 극이 기억나는 것으로만 세번째인데, 세 번 모두 완전히 다른 결의 감정선이라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스트 세션과 레드는 첫 만남에서는 어느정도 호의적이었다면, 올드 위키드 송에서의 두 사람은 첫 만남이 아주 좋지 않았다. 기대했던 스승에게서 바로 수업을 들을 수 없었던데다 (본인이 생각하기.. 2023. 2. 15.
[230212] 뮤지컬 <미드나잇:앤틀러스> - 초연부터 꾸준히 챙겨본 몇 안되는 소극장 뮤지컬. 이 극을 처음 본 계기가 조금 특이한데, 연극 '페리클레스'에서 전성민 배우의 노랫소리에 완전히 홀려서 이 극의 초연까지 보게 된 것. 이 극은 대본만 사와서 한국식 연출로 제작한 앤틀러스 버전과 영국 연출까지 가져온 액터뮤지션 버전이 있는데, 두 버전 모두 한두번씩 본지라 내 기준에서는 꽤 많이 본 편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다시 이 뮤지컬을 관람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전성민 우먼의 복귀. - 액터뮤지션과 비교했을 때 무대가 꽤 직관적인데, 유일하게 해석의 여지를 불어넣은 부분이 무대 정중앙에 위치한 사슴각하이다. 처음 이 극을 봤을때 쓴 후기에는 바포메트의 이미지 차용이니 뭐니 거창한 해석을 늘어놓았었는데 ㅋㅋㅋㅋ 알고보니 Dear 각하를 Deer.. 2023. 2. 13.
[230211]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수원 공연 - 거의 한달여만에 다시 보게 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방 공연은 거리도 거리이지만 오케스트라가 같이 가지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보러 가지 않는 편인데 이건 지크슈니까 특별히 예외로 했다. 그래도 그나마 고속버스나 기차를 타지 않아도 되는 경기권만 일단 예매해두었는데, 또 모르지 어떻게 될지. 암튼 가족들과 같이 간 대구공연들을 제외하고는 첫 지방공연 관람이자 첫 경기아트센터 방문. - 지방 공연장들이 대체로 오케피트가 넓어서 무대가 객석과 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확실히 그런 편인듯 했다. 그렇지만 너무 가까이서 보는것보다는 조금 멀찍이서 보는게 나아서 크게 상관없었다. 오히려 경기아트센터는 1층 객석이 5개 블럭이라, B구역이나 D구역 안쪽 통로석에 앉으면 애매한 중블보다 시야가 더 좋을듯... 2023. 2. 13.
[230208] 프로젝트집단 세사람 <노스체(NOSCE)> - 2022 창작산실 - 창작산실 공연을 몇년만에 다시 보았다. 이전에 본 작품에서 꽤 크게 실망을 해서 한동안 열심히 피했는데, 그 후 몇년간 공연을 계속 보면서 여기저기서 워낙 실망을 많이 하게 된 터라(잠시 눈물을 닦아본다...) 그때의 실패 경험이 많이 희석되기도 했고, 극에 대한 추천글도 눈에 들어왔고, 시놉시스도 꽤 재밌어보이고 해서 한번 도전해 본 작품. - 시놉시스를 간략하게 옮겨보자면, 원전 폭발이 발생한지 수십 년 후, 폭발지가 관광지로 조성될 만큼 시간이 흐른 어느 때. 사고 중심지로부터 수십 km 떨어진 마을, 소수의 사람들이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이곳에 어느 날 재난 로봇 노스체가 들어온다. 디스토피아 SF물같은 설명이지만 실제 극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조금 다르다. 소수자들의 공동체, 이들에 .. 2023. 2. 12.
[230208] 금호미술관 기획전시 : 어떤 삶, 어떤 순간 금호미술관에 처음 방문. 이번 전시를 어디서 처음 접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날짜 맞춰서 꼭 가보고 싶었던지라 동선이 조금 어그러졌음에도 시간 맞춰서 다녀왔다. 보통 이쪽을 오면 현대미술관을 가면서 갤러리 몇 곳을 둘러보는데 어째 이 날짜에는 마땅히 보고싶은 전시가 없네. 미술관 프로그램도 새로 오픈한 것 하나 외에는 모두 이미 본 것들이라 다른 곳들은 모두 패스. 온전히 이 작은 미술관에서 한시간 가량 느긋하게 작품을 감상했다. 강운 처음 본 전시는 강운 작가의 마음산책 연작. 키를 훌쩍 넘는 커다란 캔버스가 몇개씩 붙어있었다. 각 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색인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몇가지 색의 레이어가 보이기도 하고, 무언가 글씨를 휘갈겨 쓴 것 같은 자국도 있다. 동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검붉은.. 2023. 2. 12.
2023년 1월의 문장 스크랩 미루고 미루다 1월이 다 지나가고서도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야 다시 복기하는 1월의 문장들. 이번에는 스크랩한 문장이 많지 않다. 앞으로도 이 정도만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네. 프랑스인은 인생에서 깊고 심오한 의미를 찾지 않는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조금 더 자세히, 아름답게 묘사하고 더 잘 느끼는 방법 찾기에 집중한다. 그래서 주로 ‘어차피 사라지는 것’ 즉 맛과 향기 그리고 멋을 소비한다. - CITY HOPPERS, 누구나 향수를 만들 수 있지만, ‘진짜 향수’는 아무나 만들 수 없다 이 문장을 처음 갈무리 했을 때에는 (타자로서의) 프랑스인에 대한 감상평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다시 이 문장을 읽어보면서, 나도 어느정도는 이런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2023.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