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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8] 윤형근 <흙갈피> 몇년 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 접한 후 오랜만에 마주한 윤형근 작가의 전시. 큰 규모의 전시는 아니었지만 흙냄새가 느껴지는 그의 작품세계는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전시였다. 아쉬운 점이라면, 지하의 전시공간은 너무 어둑어둑해서 그림을 감상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는 점 정도? 누런 삼베 위에 곱게 간 검은 먹을 두껍게 칠한 작품들도 좋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완전히 검지 않은, 검붉은 색으로 칠한 작품. 어딘가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러하였습니다. 2023. 3. 14.
[230307] 연극 아마데우스 - 아마데우스라는 작품은 오래된 고전영화로 이미 접한 적 있었다. 이 작품을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큰 계기가 이 영화이기도 했고. 연극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라 많이 망설였는데, 한번쯤은 보아야겠다 싶던 와중에 KT할인을 꽤 많이 해서 일단 지르고 보게 되었다. 물론 가볍게 볼 생각이었기에 가장 저렴한 좌석으로 구매. - 모차르트라는 불세출의 음악가를 다루기 위해 그가 작곡한 많은 곡이 연극에 배경음악으로, 혹은 극 중간에 연주하는 형식으로 등장한다. 오페라의 아리아같은 경우는 다른 배우가 마치 오페라 가수가 된 것 처럼 노래하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아리아의 난이도를 생각해보면 아마도 녹음된 음원을 틀어놓고 연기만 하는 것이겠지? 이 극에서는 음악이 필수적인 요소임은 틀림없으나, 개인적으로는 음.. 2023. 3. 14.
2023 WBC 호주전과 일본전 단상 고백하자면, 이번 WBC 경기를 영상으로 직접 보지는 못했다. 호주전과 일본전 시간에 일정이 있는 관계로 그나마 가능한 시간에는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서 경기 진행상황을 파악한 정도. 호주전은 후반부 경기부분은 아예 내용을 보지 못했고, 일본전은 공연 중이었음에도 계속 커뮤니티를 켜서 올라오는 글만 보고 있었다. (혹시나해서 이야기하지만 관크는 아님. 이건 공연글에 따로 적겠음) 두 경기 모두 너무 힘들었는데, 이 기분을 어딘가 풀어내지 않고서는 도저히 못버틸 것 같아서 일개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드는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본다. 호주전 경기는 이길 수 있었던 많은 기회를 한 끝 차이로 놓친게 내내 찝찝했다면, 일본전은 그냥... 할 말이 없다. 아니 어떻게 이닝이 끝나지 않는데 투수는 계속 교체.. 2023. 3. 12.
[230308] 정성윤 <Somewhere Quite> 정성윤 작가의 전시. 이날 한남동에서 보았던 전시들 중 가장 마지막에 들른 곳인데, 방문할 갤러리들을 체크할 때에는 가장 첫 순위에 두었던 곳이기도 했다. 딱 이날 마무리되는 전시이기도 했고, 작품의 느낌이 좋아서 실제로 가서 보면 어떨라나 궁금해서 꼭 가보고 싶었다. 직접 가서 마주한 작품들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따뜻했고 아름다웠다. 이 역시 (돈과 공간만 있다면) 가져오고 싶었던 작품들이 많았던 전시. 스케이트장의 풍경을 그린 작품 두 점. 배경이 어둑어둑한 파란색으로 변해버린 (아마도 밤의) 스케이트장, 녹음이 우거진 낮의 스케이트장. 밤의 풍경을 물감이 흩뿌려진, 혹은 흘러내리는 모습으로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다. 근데 나뭇가지에 풍성하게 달려있는 나뭇잎들과 꽁꽁 얼어있는 빙판이 공존할 수 있는지.. 2023. 3. 10.
[230308] 로버트 맨골드 개인전 PACE 갤러리에서 열린 또 다른 전시, Robert Mangold의 개인전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물론 엄밀히 이야기하면 몰랐던 전시이므로 비교할만한 기대치가 없었긴 하지만, 유명 갤러리의 전시라고 했을때 기본적으로 가지는 기대감은 있는데 이번 전시는 확실히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음. (돈이 있다면) 사고싶다고 생각한 작품도 있을 정도. - 쨍한 노랑색의 가운데가 비어있는 사각형 캔버스, 가운데 사각형을 둘러싼 하나의 곡선. (사선으로 난 선은 갈라진 캔버스의 틈일 뿐, 작가가 손으로 그은 선은 아니다) 멀리서 보면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가까이서 보면 손으로 선을 그렸다는 것이 보이는데, 저렇게 각 변에 딱 접하면서도 끊김없이 부드럽게 선을 그을 수 있도록 얼마나 연습했을지, 그리고 얼마나 치밀하.. 2023. 3. 9.
[230308] 마야 린 개인전 한남동, 이태원쪽에 있는 전시들을 많이 돌아보고 온 날. 이 날 방문하게 된 이유는 피켓팅 끝에 쟁취한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의 예약날짜였기 때문이지만, 가장 기대했던 전시는 바로 이 마야 린 개인전이었다. 베트남 전쟁 기념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개인전이라니! 어떤 작품들일지 굉장히 궁금했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전시였다. 건축의 구조적인 아이디어를 확장시킨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자연적인 부분에서 영감을 받은 듯 했고, 무엇보다 작품 수가 적어서 ㅎㅎㅎ 아쉬웠긴 하지만 그래도 마야 린이라는 사람의 관심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전시라고 생각함. 그치만 역시 건축가를 알기 위해서는 건축물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더 강해졌다. 1~3 - .. 2023. 3. 9.
[230307] 건축가의 여정 - 프리츠커상 수상자 소토 무라 전시회 이 전시는 기간을 연장한다는 글을 보고서야 존재를 알아채게 된 전시이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오며가며 슬쩍 본 적이 많지만 한번도 들어가보지는 않았었다. 익숙한 동네에서 낯선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이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모든 일에는 처음이라는게 있는 법이니까. 솔직히 이야기하면, 소토 무라라는 건축가에 대해서 알고 방문한 것은 아니다. 그저 프리츠커상 수상자 전시라기에 어떤 내용인가 궁금해서 도전해 본 것이고, 그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킨 전시였다. - 2018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한 바티칸 예배당. 아주 단촐하기 그지없는 공간은 예배를 보러 들어간 사람이 온전히 앉아있을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눈높이에 위치한 창은 없지만, 미처 다 덮이지 않은 천장 끄트머리로 햇빛이 들어와 돌벽으로 둘러싸인 공간.. 2023. 3. 8.
[230305] 연극 <분장실> - 연극 '분장실'은 지난 시즌에 두 번을 관람했던 극. 이번 시즌에는 지난번에 함께한 배우들은 없었지만, 새로운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분장실이라는 극이 궁금해서 또 보게 되었다. 이날 공연을 본 배우들 외에도 보고싶은 배우들이 조금 더 있어서 한두번은 더 보지 않을까 싶음. - 이 극은 철저히 여성 배우들의 서사를 담고 있다. 그래서 무대위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여배우들 4인 뿐. 지난 시즌에서는 중간에 남성 조연출? 스탭?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암튼 아주 짧게 나와서 여배우들의 무대를 보조했는데, 이번에는 이 부분이 빠져서 스토리 흐름이 더 매끄러워진듯 하다. - 여배우 C는 보면 볼수록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름 나쁘지 않은 커리어를 이룬것도 그렇고, 아픈 친구에게 선뜻 금전적인 도.. 2023. 3. 8.
[230305] 작가노트, 사라져가는 잔상들 - 분절된 이야기들이 후반부에 억지로 이어지는데 그다지 공감은 가지 않는다. 작가 자신이 장르이자 극의 연결고리라는 부분에서는 너무 자아의식이 큰거 아닌가? 하는 생각만. 히어로가 되고 싶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등장인물을 그렇게 만들면 안되지 않나요. 무엇보다, 8년 전 그 비극적인 사건은 이 극에서 실컷 주변부적인 소재로만 사용되다가 허겁지겁 기워서 땜빵해 마무리한거 같은데. 이딴 식으로 이용하려고 실제 사건을 끌어오는거 이해도 안되고, 극 속에서나마 그들을 살려내고 싶다? 아 네 히어로 많이 하세요. 최소한 관객 1인 저는 공감이 전혀 가질 않네요. - 극의 마무리는 그냥 던진건가요? 이야기 끝은 맺어야 하니 개연성이고 뭐고 모르겠다 하고 마무리한거 같은데, 그래서 사고는 일어나지 않은건가요? 아니면 .. 2023. 3. 6.
[230304] 데이브레이크 콘서트 'NEW DAY' - 블로그에 올라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온갖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공연들을 챙겨보는 편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하나의 장르에 온전히 시간을 투입하지는 않는데, 그러다보니 내게 밴드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단독공연을 가는 밴드와 그렇지 않은 밴드. 웬만큼 노래들을 챙겨듣는 밴드라 해도 단독공연까지 챙겨야지 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데이브레이크는 단연 후자에 해당하는 밴드이지만 한동안 일정이 안맞아서, 표가 없어서, 공연 자체가 취소되어서 등등의 이유로 공연을 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본 공연이 코로나로 세상이 멈추기 직전이었던 2020년 2월 21일이었는데, 3년만에 다시 본 데이브레이크의 콘서트는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 2020년의 그날도, 2023년의 어느날도 펜.. 2023.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