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3월의 NEW DAY 콘서트 후기 이후, 23년 8월 Summer Madness 콘서트도 조용하게 다녀왔다. (블테기라 후기는 없지만ㅠ) 그 이후 오랫동안 단독공연이 없어서 아쉬웠던 찰나, 연말 콘서트 소식이 떠서 부랴부랴 예매해서 다녀온 공연. 비투비 공연 일정과 겹쳐서 잠시 고민했지만, 이 또한 오래 기다려 온 공연이었기에 놓칠 수 없었다.
오랜만의 단독공연이어서인지 이번 공연은 밀도가 굉장히 높았다. 공연시간이 무려 세시간이었는데, 밴드가 게스트나 무대효과 없이 순수하게 세시간을 가득 채워서 공연하는게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는걸 생각하면 대단할 따름. 근데 관객들도 오랫동안 공연을 기다려왔구나 싶었던 점이, 평소같았으면 이원석씨가 "앉아계실겁니까?" 하고 점잖게 호통치는 것을 신호로 다들 일어나서 즐기는데, 이번에는 명확한 신호 없이도 아 여기다! 싶으면 일단 일어났다. 그리고 그대로 그냥 서있음 ㅋㅋㅋ 그와중에 관객들 체력 걱정하신 이원석씨가 멘트할때는 앉아도 된다고 이야기하신 다음에야 자리에 조금씩 앉으셨다. 평소랑 반대 아닙니까 이거? ㅋㅋㅋ
히트곡이 많은 그룹답게 안정적인 (데브의) 스탠다드 넘버들도 불렀지만, 역시 단독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자주 듣지 못하던 수록곡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이번 공연에서는 da capo, Urban Life Style이 기억에 남는다. 공연 타이틀이기도 한 최근 신보 SEMICOLON과 결이 비슷해서 그런가, 이번 공연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심축같은 역할로 느껴졌음. 물론 내 취향의 곡이라서 그럴수도 있다 ㅎㅎ 나의 또 다른 최애곡인 범버카와, 이 곡의 후일담과도 같다는 Old & Wise를 연달아 불러주신 것도 좋았다. 특히 Old & Wise는 20대를 지나온 모든 사람들이 깊이 공감할 가사일거라 생각한다. 특히 실망하고 싶지도 않지만, 실망을 주고 싶지도 않았다는 가사는 정말... 누군가의 기대를 받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그리고 공연의 타이틀과 같은 곡, SEMICOLON. 데브의 장점 중 하나가 가사와 딱 어울리는 제목을 고르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침표도 쉼표도 아닌 사이를 세미콜론이라고 표현하다니. 당신들은 천재입니까? 사람은 이래서 배워야 한다는 거죠. 이번 타이틀이 기존 데브 곡들과 결이 조금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살짝 이야기 해주셨는데, 내게는 오히려 기존 타이틀곡들보다 더 데브스러운 곡으로 느껴졌음. 저는 (& 많은 팬분들은) 이런 데브도 저런 데브도 좋으니 맘대로 하시면 됩니다.
아 그리고, 뭔가 부끄럽지만 저의 숨겨진 최애곡 TOUCH ME 들을 수 있어서 좋았음. 가사는 요망하지만 ㅋㅋㅋ 데브 노래가 너무 간질간질하고 귀여운걸 어떡해! 아니 그치만 '날 만져줘요'로 시작하는 가사 너무 당돌한거 아니냐구...와 이정도는 뭐 어때...라는 생각이 매번 교차함 ㅋㅋㅋ 암튼 공연장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 없이 듣고 부를 수 있어서 좋음! 자주 불러주세요!
밴드공연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밴드소개 시간, 이번 공연에서 스크린을 많이 써서인지 멤버들 이름을 스크린에 크게 소개해줘서 좋았음! 악기를 연주하는 멤버들은 각자 악기 솔로를 가볍게 연주하기도 하고, 편하게 인사만 하기도 했나? 기억이 잘... 암튼 그랬는데, 이원석씨는 깜찍한 포즈를 선보이셨다! 아니 근데 너무 잘 어울리잖아요 ㅋㅋㅋㅋ 이원석씨에게서 소년미가 느껴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런 깜찍이 브이포즈가 너무 잘 어울린다! ㅋㅋㅋ 앞으로도 많이 많이 해주세요!
콘서트에서 영상을 많이 찍지 않는 편인데, da capo는 내 최애곡이기도 하고 단독공연에서도 자주 듣지는 못하는 곡이라서 영상으로 남겨봄. 전에도 이 곡에 대해 글을 남긴 적이 있지만, 이 곡을 들을때마다 가사와 리듬, 멜로디가 이렇게 완벽하게 어울릴수가 있나 싶어 경탄스럽다. 노래로 서사를 담는다는게 바로 이런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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