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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전시 리뷰79

[230408] 이우환 : Lee Ufan 이우환 작가의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한국에서 작품을 보는건 거의 몇번 되지 않았던것 같다. 어쩌면 이번이 처음일지도? 오랜기간 작품활동을 해온 분이라 작품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고, 그래서 이번 전시에는 어떤 작품이 나올지 궁금했다. 처음 전시관에 들어와 가장 먼저 눈에 보인 작품은 Relatum - a Corner. 코너라는 이름을 가진 작품이 국제갤러리, 모서리에 창문이 있는 이 공간에 놓여진 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녹슨채 휘어진 철판의 모양을 따라 자연형태의 돌들이 줄지어 있는데, 철판이 끝나버리는 지점을 이어서 돌들이 코너의 모양새를 따라 놓여져 있다. 철판으로 향하는 이정표일지, 혜성의 꼬리와 같은 잔해일지, 그 어느것도 아닌 독립적인 존재일지. 한가지 궁금했던 점은, 이 작품을 어두.. 2023. 4. 9.
[230329]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이번 전시는 이전까지 포스팅했던 전시들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첫번째로 사진촬영이 금지된 전시였고, 두번째로 회사 사람들과 함께 보게 된 전시이기 때문. 때문에 보통 한두장씩 찍는 포토존에서의 인증샷조차 이번에는 찍지 못했다(라기보다는 안찍었다). 이에 메모장에 끄적여둔 인상적인 작품들 몇 가지에 대해서만 적어두려고 한다. 전시를 보신 분들은 기억이 나실수도 있고, 뭐 기억이 나지 않으셔도 크게 상관없기도 하고. 참고로 이 전시는 꽤나 만족스러운 전시였지만 역시나 '피카소'라는 이름을 먼저 생각하고 가신다면 좀 아쉬운 점이 있을듯 하다. 요즘 전시는 제목으로 낚시하는게 특기인가. - 에발트 마타레의 잠자는 고양이 조각. 둥글둥글해진 고양이가 마치 녹아내리는 것 같은 모양새라 너무 귀여웠다 ㅋㅋㅋ - 이번.. 2023. 4. 5.
[230324]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 아트 이 전시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밖에 없는 전시였다. 아래 사진도 그렇지만 어느 포스터, 홍보물을 보더라도 데이비드 호크니의 이름이 훨씬 크게 나와 있는데, 정작 작품들은 대부분 브리티쉬 팝아트의 다른 작가들 것이었기 때문. 사람들이 좋아하는 호크니의 작품 스타일과 이 작가들의 작품의 결이라도 좀 비슷했다면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거리가 아주 멀었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 1960년대 영국 락스타는 그냥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 전시회의 평이 안좋을 수 밖에 없긴 하다. 나는 영국 락음악 팬이다보니 이 전시도 즐겁게 보았지만 작품수 대비 티켓값이 조금 높다는 생각은 든다. 포토스팟은 많은 편이라 사진 찍는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어떨라나 싶고. 근데 또 공간이 넓지는 않아.. 2023. 4. 5.
[230324] Visualizing the Invisible : 일상화된 건축의 관찰과 기록 이 전시를 어쩌다가 알게 된건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조사와 작품활동을 모아놓은 전시라는 소식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맘먹고 찾아갔다. 내가 처음 봤던 전시정보로는 3월 말에 종료될 예정이라 부랴부랴 찾아갔는데, 다행히(?) 4월 말까지 전시기간이 연장된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밌는 볼거리들이 많았던 좋은 전시였다만 공간의 접근성이 조금 아쉽긴 하다. DDP에서 열리는 호크니전이 좋으면 여기 가는김에 들러도 좋을법 하지만...(호크니전에 대해서는 따로 적겠다만...ㅎㅎㅎ) 전시관 전경.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다룬 회화작품들을 모기장같은 재질 위에 걸어놓았다. 넓지 않은 전시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너무 갑갑해보이지 않도록 공간을 만든 듯 했고,.. 2023. 4. 4.
[230323] 최강혁, 손상락 <SURFACE> 최강혁, 손상락 2인전. 최강혁과 손상락은 에어백, 나일론, 폴리에스터, 공업용 경첩 같은 인공적인 소재의 심미적 가능성 직관하고, 실험과 조율의 과정을 통해 전면에 이끌내어 아름다움이 극대화되는 균형점을 찾아내는 작업 세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SURFACE》에서 두 작가는 각자의 재료와 매체 탐구를 심화하여 새로운 “표면”을 드러내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최강혁은 빈티지 낙하산의 기하학적 패턴과 표면을 에어백 원단과 전사(pressing) 기법으로 재해석하여 대량생산품의 심미성을 재조명하는 5점의 텍스타일 작품을, 손상락은 공업용 경첩을 가공하고 해체하여 만든 다양한 유닛으로 더욱 정밀하고 유연해진 4점의 조각 작품을 발표한다. (라고 적혀있지만 사실은 조각작품은 3점이다) 지하 2층까지의 전시를 먼.. 2023. 3. 26.
[230323] 페르난다 갈바오 : Oyster Dream 작품에 이끌려 들어오게 된 전시. 미리 네이버예약을 하고 방문했는데, 현장에서 접수해도 상관없는 듯 했다. 주최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자연과 신체를 이루는 세포와 조직을 관찰하고,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통해 디스토피아적 미래 생태계 풍경으로 펼쳐내는 페르난다 갈바오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그림들이 현실적인 공간의 어딘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곳곳에 보이는 익숙한 식물형상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을 자꾸 그림에 투영하게 된다. 뿌옇게 미세먼지가 끼어있는 하늘이라거나(근데 이 작가분이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을 경험한 적이 있을지가 궁금하다), 어두운 밤 어느 산맥, 혹은 깊은 바닷 속. 1 - 두 작품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오른쪽의 작품 배경에.. 2023. 3. 26.
[230323] PARAN 성연화, 장광범, 채성필 세 작가의 합동 전시. 전시제목을 보고 파란 그림이 많으려나! 하고 갔는데 그렇지만은 않았다. (물론 파란 그림도 비중이 꽤 크긴 했다만) 미술관에서 전시가 아닌, 이런 갤러리에서 여러 작가의 합동 전시는 처음이라 재밌었고 각 작가간 작품 특성이 잘 비교되는 듯 해서 흥미로웠던 전시. 세 작품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었지만, 복잡한 인생을 살고 있는 나에겐 성연화 작가의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품이 조금 더 마음에 와닿았다. 성연화 성연화(b.1986)는 한지를 이용해 평온한 풍경을 선사한다. 염료와 커피, 아크릴 그리고 파라핀을 먹힌 한지를 인센스를 이용해 잘라낸다. 그 후 캔버스에 다시 조각된 한지를 붙이며 성연화만의 추상 풍경을 완성한다. 수직 수평의 파편화된 한지 위로, .. 2023. 3. 25.
[230323] 미야지마 타츠오 : Infinite Numeral 미야지마 타츠오라는 이름 자체가 익숙하진 않았는데, 작품을 보고 어디서 본것 같은데? 하고 찾아보니 국현에서 본 기억이 있네. 미리 전시기록을 블로그로 좀 더 자세히 해놓았었다면 좋았을텐데.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이라고 시작해서 다행이긴 하지. 암튼 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하여 숫자를 끊임없이 보여주고, 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그러나 '흐름' 이외의 분기점을 깨닫지는 못하게) 나타내는 형태의 작품인 듯 하다. 다만 이 관점에서, 비즈페인팅의 배열과 숫자의 조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이해하기 어려워. 그럼에도 LED로 반짝이는 숫자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내겐 즐거웠던 전시. 1 - 전시관 전경. 이번 전시는 두 곳의 전시관에서 진행되는데, 가장 메인 전시관?이라고 할 수 있을듯. 2, 3 - 들어.. 2023. 3. 25.
[230323] 미구엘 바르셀로 : 그리자유: 빛의 연회장 오랜만에 굉장히 생동감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보고 왔다. 생각해보면 최근에 많이 본 작품들은 개념의 탐구 혹은 추상적인, 근원적인 등등의 이유로 좀 더 정적인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이 공간에 들어와 작품 앞에 선 순간 거침없이 내려간 붓놀림에 압도되어서 한참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내 착각일수도) 전시명의 '그리자유(grisaille)'는 회화 기법 중 하나로, 단색조의 색상 위에 얇은 색상의 층을 켜켜이 쌓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림을 보면 캔버스를 지배하는 메인 색상이 있고 흑, 백, 간혹 한두개의 다른 색상으로 형체를 나타내는데 이렇게 적은 색상으로도 굉장히 다채로운 느낌을 준다. 1, 2 - 와인빛의 엔사바나도. 사진으로는 와인빛 느낌이 덜한데, 실제로 보면 그림 전.. 2023. 3. 25.
[230323] 국대호 : g l e a m 선명한 색상의 가로 혹은 세로로 켜켜이 쌓인 선들. 물감을 듬뿍 묻혀 스퀴지로 밀어내며 선(혹은 면)을 그려낸다. 때로는 물감이 너무 많이 묻어 캔버스 옆면까지도 물감이 밀려나오기도 하고, 이미 칠한 면 위에 새로운 물감으로 다시 덮으면서 듬성듬성 색상이 섞이기도 하고, 혹은 두 가지 이상의 색상을 같이 칠하기도 하는 듯 자연스레 섞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눈이 굉장히 시원해지는 작품들이었다. 90년대생들은 기억할법한 TV조정화면같기도 했다. 2023.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