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ary214

[230308] 로버트 맨골드 개인전 PACE 갤러리에서 열린 또 다른 전시, Robert Mangold의 개인전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물론 엄밀히 이야기하면 몰랐던 전시이므로 비교할만한 기대치가 없었긴 하지만, 유명 갤러리의 전시라고 했을때 기본적으로 가지는 기대감은 있는데 이번 전시는 확실히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음. (돈이 있다면) 사고싶다고 생각한 작품도 있을 정도. - 쨍한 노랑색의 가운데가 비어있는 사각형 캔버스, 가운데 사각형을 둘러싼 하나의 곡선. (사선으로 난 선은 갈라진 캔버스의 틈일 뿐, 작가가 손으로 그은 선은 아니다) 멀리서 보면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가까이서 보면 손으로 선을 그렸다는 것이 보이는데, 저렇게 각 변에 딱 접하면서도 끊김없이 부드럽게 선을 그을 수 있도록 얼마나 연습했을지, 그리고 얼마나 치밀하.. 2023. 3. 9.
[230308] 마야 린 개인전 한남동, 이태원쪽에 있는 전시들을 많이 돌아보고 온 날. 이 날 방문하게 된 이유는 피켓팅 끝에 쟁취한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의 예약날짜였기 때문이지만, 가장 기대했던 전시는 바로 이 마야 린 개인전이었다. 베트남 전쟁 기념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개인전이라니! 어떤 작품들일지 굉장히 궁금했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전시였다. 건축의 구조적인 아이디어를 확장시킨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자연적인 부분에서 영감을 받은 듯 했고, 무엇보다 작품 수가 적어서 ㅎㅎㅎ 아쉬웠긴 하지만 그래도 마야 린이라는 사람의 관심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전시라고 생각함. 그치만 역시 건축가를 알기 위해서는 건축물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더 강해졌다. 1~3 - .. 2023. 3. 9.
[230307] 건축가의 여정 - 프리츠커상 수상자 소토 무라 전시회 이 전시는 기간을 연장한다는 글을 보고서야 존재를 알아채게 된 전시이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오며가며 슬쩍 본 적이 많지만 한번도 들어가보지는 않았었다. 익숙한 동네에서 낯선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이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모든 일에는 처음이라는게 있는 법이니까. 솔직히 이야기하면, 소토 무라라는 건축가에 대해서 알고 방문한 것은 아니다. 그저 프리츠커상 수상자 전시라기에 어떤 내용인가 궁금해서 도전해 본 것이고, 그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킨 전시였다. - 2018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한 바티칸 예배당. 아주 단촐하기 그지없는 공간은 예배를 보러 들어간 사람이 온전히 앉아있을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눈높이에 위치한 창은 없지만, 미처 다 덮이지 않은 천장 끄트머리로 햇빛이 들어와 돌벽으로 둘러싸인 공간.. 2023. 3. 8.
[230305] 연극 <분장실> - 연극 '분장실'은 지난 시즌에 두 번을 관람했던 극. 이번 시즌에는 지난번에 함께한 배우들은 없었지만, 새로운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분장실이라는 극이 궁금해서 또 보게 되었다. 이날 공연을 본 배우들 외에도 보고싶은 배우들이 조금 더 있어서 한두번은 더 보지 않을까 싶음. - 이 극은 철저히 여성 배우들의 서사를 담고 있다. 그래서 무대위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여배우들 4인 뿐. 지난 시즌에서는 중간에 남성 조연출? 스탭?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암튼 아주 짧게 나와서 여배우들의 무대를 보조했는데, 이번에는 이 부분이 빠져서 스토리 흐름이 더 매끄러워진듯 하다. - 여배우 C는 보면 볼수록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름 나쁘지 않은 커리어를 이룬것도 그렇고, 아픈 친구에게 선뜻 금전적인 도.. 2023. 3. 8.
[230305] 작가노트, 사라져가는 잔상들 - 분절된 이야기들이 후반부에 억지로 이어지는데 그다지 공감은 가지 않는다. 작가 자신이 장르이자 극의 연결고리라는 부분에서는 너무 자아의식이 큰거 아닌가? 하는 생각만. 히어로가 되고 싶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등장인물을 그렇게 만들면 안되지 않나요. 무엇보다, 8년 전 그 비극적인 사건은 이 극에서 실컷 주변부적인 소재로만 사용되다가 허겁지겁 기워서 땜빵해 마무리한거 같은데. 이딴 식으로 이용하려고 실제 사건을 끌어오는거 이해도 안되고, 극 속에서나마 그들을 살려내고 싶다? 아 네 히어로 많이 하세요. 최소한 관객 1인 저는 공감이 전혀 가질 않네요. - 극의 마무리는 그냥 던진건가요? 이야기 끝은 맺어야 하니 개연성이고 뭐고 모르겠다 하고 마무리한거 같은데, 그래서 사고는 일어나지 않은건가요? 아니면 .. 2023. 3. 6.
[230304] 데이브레이크 콘서트 'NEW DAY' - 블로그에 올라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온갖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공연들을 챙겨보는 편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하나의 장르에 온전히 시간을 투입하지는 않는데, 그러다보니 내게 밴드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단독공연을 가는 밴드와 그렇지 않은 밴드. 웬만큼 노래들을 챙겨듣는 밴드라 해도 단독공연까지 챙겨야지 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데이브레이크는 단연 후자에 해당하는 밴드이지만 한동안 일정이 안맞아서, 표가 없어서, 공연 자체가 취소되어서 등등의 이유로 공연을 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본 공연이 코로나로 세상이 멈추기 직전이었던 2020년 2월 21일이었는데, 3년만에 다시 본 데이브레이크의 콘서트는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 2020년의 그날도, 2023년의 어느날도 펜.. 2023. 3. 6.
[230304] ITA Live <더 닥터> - 이 공연에 대한 후기를 적기 전, 먼저 고백할 게 있다. 이 공연은 전반부 30~40여분? 가량을 미친듯이 졸면서 봐서... 앞부분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극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하지 못한 채 적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 감안해주시고 보시길 권장드림. 만원버스 타고 공연시간에 거의 딱 맞춰 도착했더니 체력이 바닥났는지 진짜 입장하자마자 피곤함이 몰려와서 어쩔 수 없었다... - 영상 시작할 때 이보 반 호프씨가 소개하셔서 잉? 이보 반 호프 연출작은 이거 아니었던거 같은데??? 싶어서 잠시 동공지진 옴. 체크해보니 이 작품은 로버트 아이크 연출작이 맞고, 해당 작품을 공연한 인터내셔널 씨어터 암스테르담이라는 단체의 예술감독이 이보 반 호프씨라고 한다. 이름은 이전에 몇번 들어봤지만 .. 2023. 3. 5.
[230303] 국립무용단 <더 룸> - 국립무용단의 공연을 많이 보지는 않았다만, 국립극장 라인업에서 이번 공연에 대한 설명을 보고 별 고민없이 바로 예매했다. 5년만에 돌아오는 작품, 김설진 안무, 각 무용수들의 의견과 특성을 반영하여 안무를 구성 등등. - 무대는 직육면체에서 마주보는 한 면씩 덜어낸 모양으로 생겼다. 비스듬하게 관객을 향하는 크지 않은 방 위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펼쳐진다. 초반에 방 한켠에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거는 장면이 있는데, 공연을 보고 있자면 눈 앞에서 보여지는 이 공연 자체가 살바도르 달리의 세계관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8명의 무용수가 등장했다가, 퇴장했다가, 혹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서로 움직임을 주고받다가, 혹은 무시하다가, 아니면 아예 보이지도 않는 듯 행동하다가. - 그렇기에 관객들.. 2023. 3. 4.
[230301] NT Live <시련> - 영국 국립극단의 공연을 영상화하여 상영하는 NT Live 시리즈는 올라올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챙겨보는 편. 아주 만족하면서 즐겁게 본 공연도 있고 1부만 보고 자리를 뜬 공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볼만했다 정도의 인상은 받기 때문에 돈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덜 드는 편이다. 게다가 관람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거기다 이번에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작품인 아서 밀러의 크루서블이 올라오니 예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이 극을 보기 며칠 전, 트위터에서 티저? 광고?를 먼저 보게 되었다. NT Live 홍보는 아니고, 2023년 여름에 실연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 2022년 신작임에도 바로 재공연을 하는 것도 놀라웠지만, 자동으로 재생되는 영상 속의 무대가 아주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 2023. 3. 2.
[230224] 라이브 클럽 데이 58th (이상은, 마이 앤트 메리) 라이브 클럽 데이를 두달 연속으로 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번 달에는 무려! 이상은씨와 마이 앤드 메리가 나온다는 소식에 이 분들은 무조건 뵈어야겠다 생각하고 예매를 했다. 타임테이블이 어떻게 나오려나 했는데, 다행히 다른 시간대! 하지만 아쉽게도 다른 공연장! 일단 시간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공연장으로 출발. 원래는 벨로주에서 허회경씨 공연도 보고 이상은씨 공연까지 주욱 이어서 볼 예정이었고, 기다리는걸 싫어해서 공연장 도어오픈시간이 아닌 공연시작시간에 맞춰 나왔다. 그런데 웬걸... 공연시작시간인 8시에 벨로주에 왔더니 공연장 밖으로 줄이 늘어서 있는게 아닌가!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람... 지난 라클데에서 벨로주 스탠딩이길래 이번에도 괜찮겠지 하고 왔건만, 이번에는 좌석 공연이라.. 2023.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