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전시 리뷰

[230429]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eunryeong 2023. 5. 7. 11:00

    드디어 페터 바이벨 전을 보고 왔다! 이 전시와 관련한 참여형 교육 포스팅을 올린 후에도 거의 한달이나 지나서야 다녀오게 되다니... 나의 게으름을 반성해본다. 이번 전시공간은 국현에서 처음 가본 공간이었는데 앞으로도 이 곳에서 전시가 계속 올라올지도 조금 궁금했다.

 

 

1 - 전시장 전경. 공간 여기저기에 사진을 크게 인화하여 붙여둔 가벽들이 있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적당히 분산시키고 있다. 일방향적인 동선에서 탈피하려고 한듯?

2 - 감정의 화산학. 비언어적 행동을 통한 감정의 전달을 나타낸 것이라고 하네요.

3 - 어린 개로서의 예술의 초상. 사람을 줄에 묶어 길거리를 다닌다는 이미지가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만, 한편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는 익숙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도 든다. 

4, 5 - 합성. 녹음기?와 인간의 싸움. 누가 이겼는지는 모르겠음.

6 - 가능한. 이 작품부터 오 재밌는데? 하는 생각이 좀 들었던게, 작품 제목이나 형태를 보면 '가능한'이라는 글자를 영사기를 통해 틀어주는 게 작품의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능한'이라는 글자는 그저 벽에 존재하고 영사기는 빛을 비춰줄 따름이다. 우리가 흔히 영화에 담긴다고 하는 많은 이미지, 메세지들 또한 사회에 그저 존재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들을 찾아내고 빛을 비춰주고 지켜볼 뿐이라는 이야기인걸까?

7 - 지문. 필름을 손으로 찍어, 손에 묻은 먼지와 각질 등으로 필름이 군데군데 튀는 부분만 볼 수 있는.

8 - 인포메이션 유닛. 옛날 사람들의 상상력은 참 기발하면서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것에 한번, 오늘날 우리 삶에 아주 자연스럽고 더 정교하게 녹아들어있음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9 - 신음하는 돌, 비인간의 시. 돌에서 신음소리가 난다. 

10 - 음악 여행객. 이거 재밌는게,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음표를 카메라를 통해 비춰지는 내 형체가 닿도록 해야 소리가 난다. 내가 몸을 숙여버리거나 화면 밖으로 나가버리거나 해서 음표가 아무것도 닿지 않고 흘러가게 되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악보에 그려진 음표들은 사람이 건반을 누르든 활을 켜든 무언가 움직여줘야 소리가 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만, 너무 과대해석 인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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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전시관 한 켠에는 어둑어둑한 룸에 미디어 영상을 가득 매달아둔 공간이 있다. 재밌는 공간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상전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음 그렇군 하고 사진만 몇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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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층 공간 전경

2 - 비디오 루미나. 총 7개의(여기 안찍힌 텔레비전이 더 있음) 눈이 관람객을 바라보는데, 내가 텔레비전이라면 소파 앞에 앉은 여러 사람들이 이렇게 나를 지켜보겠지 싶어진다. 텔레비전을 바라보는 집에서의 나. 나를 바라보는 미술관의 텔레비전. 그러나 나는 집에 텔레비전도 없고 티비 보는걸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지...!

3, 4 - 라스코 벽화 위에 내 이미지가 올려지는게 신기함. 음 그렇군.

5 - YOU:R:CODE. 거울, 정밀검사, 소셜미디어, 게놈, 바코드.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코드들을 눈으로 보여주는 작품. 

6 - 주체의 십자가형. 맞은편에 올라가 두 손을 올려야 내 얼굴이 십자가 위에 나오고 그렇지 않으면 영상이 꺼지는 작품. 뭐랄까, 십자가에 내 얼굴이 나오는 것 자체가 뭔가 신성모독 느낌이 들고 그렇습니다. 

7 - 쓰기, 용기, 의자. 각각 다른 작품인데 여기서는 그냥 나란히 배치해둠. 

8 - 인식론적 비디오학. 이 작품도 재밌었던게, 실제로는 가로로 놓여진 직사각형을 두 개의 카메라가 찍어 영상을 합쳤는데 카메라 각도가 서로 달라서 영상에서는 십자가로 보인다. 영상을 통한 실제의 재현이라는 허구를 부수는 데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다.

9 - 포토부스인것 같은데 차마 들어가볼 엄두는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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