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트홀 4

[230316] 금호아트홀 - 김혜진 Harp

- 하프라는 악기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에 다름없는 상태로 공연을 보러 갔다. 일찍 예매했기에 1열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는데, 근거리에서 보게 된 하프는 내 인상 속의 악기와는 사뭇 달랐다. 막연하게 하얗고 하얀, 순백의 악기를 상상했는데 막상 내가 본 하프에서 가장 처음 눈에 띈 것은 빨갛고 검은 현들이었다. 상단에 빽빽하게 붙어있는 튜닝핀과 발 언저리에 여럿 보이는 페달도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서 보니 하프는 신화속의 악기가 아닌 기능적으로 잘 조율된 악기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연주는 또 어쩔지도 궁금해졌다. - 하프 독주를 듣는건 처음이었기에 이번 공연에서는 개별 곡에 대한 감상보다는 하프 연주 자체에 좀 더 초점을 맞춰 듣기로 했다. 오케스트라에서 가끔 본 하프 연주는 대체로 악기 자체..

[230112] 금호아트홀 - 공성연 Pucussion

- 공연을 많이 보다보면 대략적인 감이라는게 생긴다. 어떤 공연을 보았을 때, 대략적인 무대구성과 연출, 음악 혹은 연기 스타일, 그리고 내가 얼마나 그 공연을 좋아하게 될 지 등등. 이러한 감이 100프로 맞지는 않지만, 또 100프로 틀리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런데 이 공연은 다소 오만한 태도로 공연을 감흥없이 보러 다니던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렇게 온전히 신선하고 새롭다는 감상을 느낀 게 얼마만인가 싶을 정도. - 올해 금호아트홀 라인업을 훑어보고 예매할 때 기준을 하나 세웠다. 건반악기는 최대한 지양하고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한 악기들은 좀 더 챙겨볼 것. 이번 공연도 퍼커션 독주회를 가볼 기회가 많지 않기에 경험삼아 예매한 것에 가까웠지만, 그럼에도 이 공연은 아마 올해 금호아트홀에서 보..

[221124] 금호아트홀 - 엘리소 비르살라제 Piano

엘리소 비르살라제의 공연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21년에 금호아트홀 공연으로 처음 예매했었지만 연주자의 건강 문제로 취소되고, 올해 뒤늦게 공연 티켓 오픈 소식을 보았지만 이미 매진이라 표를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한동안 매일같이 들어가보다가 겨우 자리 하나를 찾아서 저 끝 자리지만 겨우 예매했다. 아마 올해 보는 공연들 중 가장 힘들게 예매한 공연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래도 입장권이라고 생겨서 어딘가 싶고. 작년 12월에 예매한 후 거의 1년을 기다려 드디어 보게 된 그녀의 공연. 고백하자면, 이 공연을 예매했을 때에도, 그리고 공연을 볼 때 까지도 이 연주자에 대해서 그다지 많은 정보가 있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좋겠거니'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공연을 들어왔는데, 올해 보았던 클래식 공연 중에..

[221109] 금호아트홀 - 프랑수아 프레데리크 기 Piano

올해 초 금호아트홀 2022년 공연을 주욱 예매해두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때문에 거의 대부분 가지 못했다. 덕분에 꽤나 오랜만에 방문한 금호아트홀. 프로그램도 미처 보지 않았는데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장송 행진곡이 포함되어 있어서 운이 좋구나 생각했다. 게다가 원래 다음날 공연 예정이었던 소나다 27번까지 이날 한번에 들을 수 있었으니! 역시 난 공연 운이 좋아. 첫 곡인 월광 소나타는 워낙 유명한 곡이라 어느정도 흐름을 알고 있었는데, 페달을 많이 써서 그랬는지 아니면 공연장 자체가 그런 편인건지 이상하게 음이 너무 울려서 들렸다. 기본적으로 건조하고 또랑또랑한 음색을 좋아하는터라 적응이 조금 어려웠는데, 두번째 곡부터는 또 괜찮아서 내가 적응이 된건지 첫 곡 연주가 유독 그랬던건지 모르겠다.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