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21109] 금호아트홀 - 프랑수아 프레데리크 기 Piano

eunryeong 2022. 11. 11. 01:02

    올해 초 금호아트홀 2022년 공연을 주욱 예매해두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때문에 거의 대부분 가지 못했다. 덕분에 꽤나 오랜만에 방문한 금호아트홀. 프로그램도 미처 보지 않았는데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장송 행진곡이 포함되어 있어서 운이 좋구나 생각했다. 게다가 원래 다음날 공연 예정이었던 소나다 27번까지 이날 한번에 들을 수 있었으니! 역시 난 공연 운이 좋아.

    첫 곡인 월광 소나타는 워낙 유명한 곡이라 어느정도 흐름을 알고 있었는데, 페달을 많이 써서 그랬는지 아니면 공연장 자체가 그런 편인건지 이상하게 음이 너무 울려서 들렸다. 기본적으로 건조하고 또랑또랑한 음색을 좋아하는터라 적응이 조금 어려웠는데, 두번째 곡부터는 또 괜찮아서 내가 적응이 된건지 첫 곡 연주가 유독 그랬던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월광 소나타는 아주 아름다웠다. 1악장에서 아주 서정적으로 연주하고, 3악장에서는 미친듯이 치고 달리는 부분들 각각 매력이 있지만 내 최애는 2악장이다. 너무 짧아서 아쉬울 따름. 12번 장송행진곡은 이 공연을 통해 처음 들었는데, '장송 행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슬프고도 비장한, 그렇지만 슬픔을 꾹꾹 참아내는듯한 걸음걸이가 연상되는 곡이었다. 이 곡에서 연주자의 곡 전개 능력이 탁월하다고 느껴졌는데, 3악장에서 담담하게 선율을 연주하다가 트릴 후 낮은 음 높은 음을 한번씩 때리는 부분에서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쾅 때려주는데 이 부분이 내 가슴도 쾅 때렸다. 진짜 눈물 흘릴 뻔 했어. 전체적으로 피아노 소리를 풍부하게 만들면서 곡의 흐름에 서사를 부여하는, 약간은 연극적인 연주같기도 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그래서 다음주 황제 협연은 어떨지 더 궁금해진다.

 

[ Program ]

- Beethoven Piano Sonata No. 14 in C-Sharp Minor, Op.27, No.2

- Beethoven Piano Sonata No. 12 in A-Flat Major, Op. 26

- Beethoven Piano Sonata No. 25 in G Major, Op. 79

- Beethoven Piano Sonata No. 27 in E Minor, Op. 90

- Beethoven Piano Sonata No. 28 in A Major, Op.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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