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21028] 이날치 신작 '물 밑'

eunryeong 2022. 10. 31. 09:43

- 신작 '물 밑'에 수록된 곡을 공연하였고,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범 내려온다' 등의 히트곡(?)을 부르지는 않았다. 앵콜마저도 이번 신작의 타이틀곡을 한번 더 부르고 마무리. 예전에 이승열씨 신보 발매공연에서 신보 트랙 1번부터 11번까지 내리 부르던 그 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이런 패기있는 공연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 콘서트라기보다는 공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데, 무대 위 빛의 사용이 퍼포머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무대의 공간감을 만들어주고 있다보니 하나의 스토리를 자연스레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듯 했다. 빛을 무대 양 끝에서 교대로 쏘아가며 물결을 만들기도 하고, 수평선 끝에 반짝이는 빛을 조명으로 표현하기도 하고(요기서는 약간 오징어배 불빛 보는 느낌도 들었...), 강하게 내리쬐는 빛 아래에 포그를 일렁이게 해서 용궁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고. 확실히 실연자(그것도 연주자는 거의 소외되고, 노래를 부르는 보컬만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은)를 비추는 핀포인트 조명 위주인 콘서트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날치 밴드의 구성이 베이스 2, 드럼 1이라고 하던데 굉장히 현대적인 밴드구성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멜로디, 메인리프 중심이 아닌 비트와 리듬 중심의 음악.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이펙터를 사용해서 보통의 기타와 같은 음색을 내는 부분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 중간에 오 이건 클래식한 락앤롤인데? 싶은 곡도 있었는데, 그 위에 판소리를 냅다(뭔가 딱 이 표현스러운 인상이었음) 얹은게 또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렇지만 천문학자 이야기는 여전히 의미를 잘 모르겠고. 뭐 그렇습니당.

 

-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LG아트센터같은 공연장에서 밴드사운드 공연을 관람할 때마다 어떻게 관람하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원래 밴드사운드 공연은 박수도 치고 어깨도 들썩거리고 중간중간 호응도 해주면서 봐야 하는데, 이런 공연장에서는 많이 움직이면서 보는게 또 폐가 되지 않으려나 싶은 생각도 있어서... 되게 어정쩡하게 공연을 보고 왔는데, 맘껏 표현하면서 공연을 봤다면 더 재미있었겠다 싶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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