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4

[230603] 국립극단 <보존과학자>

- 예술품을 보존한다는 것. 보존이란 무엇일까? 아니, 예술품이란 무엇일까? 예술품의 진정한 의미와 그 범위는 어떻게 규정하는 것일까? 작가가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 복원소식을 보고 들었던 몇 가지 생각을 확장시켜 하나의 극으로 만들어낸 이 작품은, 주제의식에는 아주 공감했지만 결말에 대해서는 약간 갸우뚱? 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다. 다다익선과 백남준 작가의 여러 작품들을 알고 있고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한번쯤 볼만 했지만, 둘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과연 이 극을 보고 만족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작품. - 극을 보는 내내 머릿속에 가장 크게 들었던 의문은,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저 사람들의 역할은 대체 무엇인가? 라는 점. 리플렛에는 뭔가 이름이 적혀있긴 했는데, 대..

[230504] 국립극단 <벚꽃동산>

- 국립극단의 공연, 체호프 각본, 그리고 김광보 연출. 딱히 고민할 이유가 없어서 바로 예매했습니다. 국립극단 연극은 배우들에 대한 정보는 거의 모르고 가는 편인데, 그래도 이번 공연에는 익숙한 이름과 얼굴들이 보여서 반갑더군요. 뭐 완전히 처음 보는 분들이었어도 믿고 봤겠지만. - 체홉 극은 극본으로 읽긴 했어도 이렇게 연극으로 본 적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음. 셰익스피어는 온갖 버전으로 여러번 보았는데 말이죠... 다른곳은 그렇다 쳐도 국립극단에서도 매년 셰익스피어 극을 하나씩 올리는 편이었는데, 올해에는 셰익스피어 대신(이라고 할수 있을진 모르지만) 체홉의 극을 볼 수 있어서 좋네요. - 벚꽃동산은 희곡집을 읽었던 작품이 아니라 이 연극으로 스토리를 처음 접했다. 공연 전 프로그램북을 사서 인물관계..

[221209] 연극 '스카팽'

- 이번 연말에 단 하나의 극을 추천해야 한다면 아마도 이 극을 고를것 같다. 몰리에르 작품인데다 연출도 훌륭하고, 국립극단이니까 연기력이야 말할것도 없고, 연말 핫플레이스인 명동 한복판에 있는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는데 최대 6만원, 저렴하게는 3만원(문화릴레이 할인받으면 2만4천원이다!!)에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깔깔대며 웃을 수 있다. 연말에 열리는 다양한 공연들 중 각자의 취향에 따라 가장 좋아하는 극은 갈리겠지만, 딱히 연극이나 뮤지컬에 흥미가 없고 연말이니까 한번 볼까? 하는 분들이라면 이 극이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까. - 몰리에르의 연극을 보는건 처음이지만 그렇다고 경험해 본 적이 없는건 아니다. 대학교때 나름 열심히 활동했던 동아리에서 신입생 연말 행사로 ..

[221026] 연극 '세인트 조앤'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구잡이로 떠올라서, 일단 생각나는대로 막 적어두려고 함. - 조지 버나드 쇼 하면 시니컬하기 짝이 없는 묘비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의 작품이 올라온다고 해서 굉장히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이 극 또한 시니컬했는데, 성인으로 추대된 조앤을 둘러싼 인간들의 각기 이해관계들을 보면 참 실소가 나온다. 다른건 차치하고서라도, 그 어린 소녀를 막무가내로 화형장으로 끌고가는건 정말 못할 짓이었어. - 최근에 본 연극 중에서 이렇게 의상을 해당 시대에 맞게 고증한 극이 오랜만인듯 해서 굉장히 반가웠음. 에필로그 장면에서 시대에 맞는 옷차림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은데, 나는 이게 훨씬 마음에 들었다. 반면 무대는 아주 미니멀하게, 아주 길고 단단한 무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