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Nov 22) 30일 챌린지 - 노래

Day 9. 세 단어로 이루어진 제목을 가진 노래 - 뮤지컬 <렌트>, La Vie Boheme (1996)

eunryeong 2022. 11. 9. 09:13

30 Days Song Challenge

DAY 9 : a song title that has three words

뮤지컬 <렌트>, La Vie Boheme (1996)

 

    이 노래가 세 '단어'라는 기준을 충족하는지 솔직히 확신은 못하겠다. 프랑스어를 잘 모르긴 하지만 저 3개의 분절된 덩어리 중 어느 하나는 독립적인 기능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이 곡을 꼭 소개하고 싶기도 하고, 다른 세 단어 노래를 찾기도 여의치 않아서 그냥 적어보려고 한다.

    뮤지컬 렌트는 2020년, 코로나가 가장 기승을 부리던 그 해에 내게 큰 위안을 주었던 작품이다. 공연을 보든 전시를 관람하든 밖에 나가서 무언가를 경험하고 오는 것이 가장 큰 낙이었던 그 때의 나는(이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펜데믹으로 세상이 멈춘 2020년이 너무도 힘들었다. 좋아하던 락 밴드의 콘서트도, 종종 갔었던 연극 공연도, 클래식, 무용, 재즈, 전시, 발레, 야구관람 등 그동한 향유하던 문화생활이 전부 멈췄다. 그나마 뮤지컬은 조심스럽게 공연을 재개하기 시작했고, '렌트'를 통해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아주 빠른 속도로 빠져들었다. 물론 락 음악 사운드로 가득한 작품이라 더 쉽게 빠져든 것도 부인할 수는 없겠다.

    그 중에서도 라비보엠, La Vie Boheme은 형태를 벗어난 음악적 구성과 정신없이 나열되는 단어들, 과하게 발칙한 언어까지. 쉬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노래이다. 그럼에도 이 곡을 들으면, 신난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듣고 있어도 즐겁고 가사에서 반가운 단어들이 눈에 보이면 더 짜릿하다. 한편 기존의 질서를 깨부수자는 내용으로 몇 명의 선구자들을 나열하는데, 25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의 이야기가 여전히 의미있다는걸 생각하면 조금 슬퍼지기도 하고. 그럼에도 최소한 미국에서 프라이드 먼쓰가 자리잡은 걸 보면 조금씩이나마 앞으로 나아가고 있구나 싶기도 한.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곡이기도 하다. 렌트를 열번 넘게 본 가장 큰 이유가 이 곡 때문이었고, 다음에 다시 돌아온다면 여전히 이 곡 때문에 열심히 객석을 채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