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뮤지컬 '렌트'

2020년 뮤지컬 '렌트' 후기 모음

eunryeong 2023. 1. 7. 23:56

    뮤지컬 렌트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기념하여(?) 2020년 렌트 후기들을 정리해봄. 대부분 인스타에 짧게 남겼던 후기들이고, 몇 개는 노트에 남겼던 후기들을 다시 옮겨적고 정리했다. 이때랑 지금 후기 적는 스타일이 조금 달라졌기에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듯. 이때는 처음으로 여러번 공연을 보았던지라 그날 그날 공연의 다른 점, 배우별 디테일에 집착해서 적었다면, 지금은 그냥 극 전체 흐름과 상관없는 디테일은 아예 지워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 그날 그날의 후기를 생각나는대로 감정의 정리 없이 그대로 옮겨서 조금은 들떠있고 산만하기도 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인스타에 적다보니 후기 내용이 그다지 길지 않다. 아쉬운 마음에 불판도 참고해볼까 싶었지만, 내가 어떤 내용을 적었는지 불판만 보면서 기억하기 쉽지 않을것 같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같이 보다보면 내 감상도 흐려지지 않을까 싶어서 관두기로. 대체로 내가 보고 느끼는 감상과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상 포인트가 꽤 차이가 있는 편이라...

    암튼 2020년 후기를 지금쯤 미리 정리해두어야 지난 시즌의 감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2023년의 렌트를 새로 받아들일 준비를 쉽게 할 수 있을것 같아서 조금 이르지만 미리 정리해본다. 몇몇 날짜는 당시 적었던 후기 아래에 지금 시점에서의 감상?이랄까, 간단한 첨언을 별도로 덧붙였으며, 이 외에는 모두 당시 적었던 내용 그대로 옮겼음을 밝혀둔다.

 

 

2020. 6. 13. 

- 첫 곡을 듣고 난 후, 이 공연을 꽤 많이 보게 되겠구나 하는 예감이 들었다. 이렇게 산만하고 정돈되지 않았지만 에너지 넘치는 발랄한 공연 최고다 정말. 프리뷰 첫 공으로 보게 되어 다행이야!

- 뮤지컬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라기에는 본 횟수가... 적지 않지만...) 듣고 싶은 곡이 있어야 움직이는 편인데, 렌트는 시즌스 오브 러브 때문에 훅 질렀음. 진짜 기대 많이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고, 김채은님 솔로파트 진짜 미쳤다 생각하면서 들었다ㅠ 흑인 영가 느낌의 창법도 진짜 너무 좋았음ㅠㅠ

- 그러나 내 최애곡은 라비보엠!이 되었음 ㅋㅋㅋㅋ 한국어 가사 궁금한데 리릭북 안내주시나... 아니면 플북에 가사 나오려나... 암튼 라비보엠 때문에 브로드웨이 공연 영상도 구입했다 ㅋㅋㅋ 열심히 돌려보면서 가사 익혀야지!

- 모린의 공연은 원래 이해불가, 납득할 수 없는 공연이어야 할 것 같은데 전나영씨가 그걸 납득시켜버림. 미친 가창력때문에 강제 납득됨 ㅋㅋㅋㅋㅋ

- 이 공연의 진주인공은 역시 앤젤인듯. 트리원피스 반짝반짝 너무 예뻤음 +_+ 투데이 포 유 투마로우 포 미!

- 최재림씨는 언제나 믿고 본다. 최재림씨가 콜린역이어서 다행! 아윌 커버 유 립 듣는데 미친듯이 울었다ㅠ

- 베니 역할이 악역으로 그려지는데, 우정은 우정이고 집세는 집세 아니냐(...) 내가 너무 자본주의에 찌든거냐ㅠ

- 반면 주인공인 로저 캐릭은 너무 매력없음. 처음에 미미 밀어낸 건 이해가는데, 두번째 밀어낸 건 대체 왜...? 콜린과 앤젤처럼 솔직하고 후회없이 시간을 보내도 아까울 판에ㅠ 이사람아ㅠ

- 그래서 결론은, 또 예매함^^

 

    후기에 '뮤지컬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라는 문장을 적은 이유는, 장르적으로 뮤지컬이라는 애매한 지점보다는 스토리라인이 꽉 짜여진 연극이나 음악 구성이 확실한 콘서트, 클래식 공연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금도 변함없다. 다만 당시보다는 조금 더 유연하게 뮤지컬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도 맞긴 하다. 

 

 

2020. 6. 20.

풀!!! 밴!!!! 드!!!! 사운드!!!! 아무래도 밴드사운드라 자꾸 오고싶어지는듯ㅠ

지난주에 보고 이번주에 또 봤는데 다음주에 또 보고싶네ㅠ 다른 일정만 없었으면 저녁공연도 질렀을거야ㅠ


    라비보엠 두번째 들으니 가사도 이제 더 많이 들린다ㅠ 
거기다가 공연 끝나고 나오는 길에 프로그램북 입고되었길래 사왔는데, 라비보엠 가사가 실려있어!! 이건 가사 안보면 도저히 알아들을수가 없다... 아니 가사를 다 들어도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꽤 많을것 같은데...

    손탁은 수전 손택인거 같고(손탁 하니까 손탁호텔만 생각나잖음ㅋㅋㅋ) 손드하임이 누군지 찾아보니 영화음악 작곡가구나. 암튼 라비보엠에 밥 딜런이랑 섹피, 번스타인이 나와서 너무 좋았음ㅋㅋㅋ 생각해보면 인물 선정도 완벽해! 클래식에서 선정된 사람이 하필 으뜸 말러리안인 번스타인이라닠ㅋㅋㅋ언젠가 꼭 라비보엠을 와인과 맥주 마시며(와인 앤 비어!) 어깨춤 추며 듣고싶다... 뮤지컬 페스티벌 다시 한번만 해주시면(+라비보엠 들고오면) 꼭 갈텐데! 락페도 다 취소된 마당에 무리겠지... 무리일거야ㅠ


덧. 나영모린 너무 귀염뽀짝하다ㅠ 너무너무 귀여워서 들튀하고싶다ㅠ

재림콜린 산타페 너무 잘함ㅠ 오늘의 이상하리만치 흥오른 하루의 시작이 아무래도 산타페 때문인듯ㅠ 오 오오오오 오 오오오ㅠ

수하미미 진짜 미미같아 말썽 엄청 부릴것 같은 패기 넘치는 미미ㅠ


덧덧. 프로그램북 샀더니 수건이 딸려왔는데 수건은 왜 맘마미아죠...? 그치만 감사히 쓰겠습니다(--)(__)

 

    라비보엠에 미쳐 날뛰어버린 두번째 날 후기. 아쉽게도(?) 번스타인은 라슨의 픽은 아니었음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2020. 7. 5.

렌트 20주년, 여전히 멋졌던 낮 공연.

 

 

2020. 7. 11.

- 네 번째 렌트 관람, 첫번째 1층 (그리고 렌트석). 오늘도 역시나, 아니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 렌트석 첫 경험. 렌트석 또 가고싶다! 꽃가루(극중에서는 눈) 내릴 때 렌트석까지 내려오니 내가 극 중에 함께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중간중간 배우들과 아이컨택이 있어서 더 그랬을지도...

- 마크는 모든 렌트석과 1열 관객들과 눈을 마주쳤을 것 같음. 역할 자체도 서술자이다보니 관객을 보며 이야기하는 장면도 많고.

- 음메 나한테 물어봤으면 잘 했을텐데!가 아니라 내가 먼저 나섰어야지 바부야! 타이밍 지나가고 나서야 후회중...

- 경아모린 진짜 미친 너무 귀엽다 아아... 귀여운 포인트가 한둘이 아닌데... 일단 조앤이 꿇으라니까 꿇는거! 그리고 엉덩이 살랑하는거 ㅋㅋㅋㅋ 아 진짜 쓰러진다고... 진짜 또라이같은데 너무 귀여워서 자꾸 톡 건드려보고 싶음 ㅋㅋㅋㅋ

- 근데 모린 해피 뉴 이어 파티 의상은 어디서 구했을까... 또! 생각났는데 알렉시 달링 전화 들으며 반응하는 모린도 미친 귀여움이다... 모린... 너무 좋아ㅠㅠ

- 마크는 서술자라는 역할 특성상 존재감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데, 오늘 마크는 마지막에 남겨져야 하는 관찰자로서의 자신에 대한(아마도 원작자 자캐일듯)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좋았다. 친구들이 떠날 때 내내 그렁그렁하던 눈이 생각나네...

- 엔젤은 정말 today for you, tomorrow for me! 엔젤이 노래하던 내일은 왔을까. 영영 오늘만 살면서(렌트 극 자체도 only today인걸...) 모든 것을 주기만 한 건 아닐지. 모두들 엔젤의 죽음을 추모하던 순간 울먹울먹하던 표정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미미는 정말 거의 울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지...

- 엔젤이 죽은 후 I'll cover you를 혼자 부르던 콜린... 처음 도입부가 아주 늦게야 겨우 나온것은, 감정을 추스리느라 시간이 걸려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 부르는 중간중간 표정이 떨리는 거 보고 또 오열했네... 끝까지 눈물 참으면서 슬픔을 억누르려 하는데, 결국 완전히 억누르지는 못하고 표정으로 나와버린 게 왜 이리 슬픈걸까.

- 근데 엔젤이랑 콜린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꽁냥대는 게 예뻐서 연애세포가 살아나려고 한다... 손깍지 끼고 장난치는거 뭐냐고... 대놓고 달달한 것보다 저렇게 무심한 듯 장난치는거가 제일 설렌다고! 아 무심한 듯은 아닌데 암튼...

- 엔젤이 콜린 코트 사줄 때 채은앙 표정 ㅋㅋㅋㅋ 코트 팔 때는 세상 상냥한데 둘이서 자기들 세계에 있을 때 표정 솔직해지는거 ㅋㅋㅋ 너무 웃기다고 ㅋㅋㅋㅋ

- 엔젤이랑 콜린 빙글빙글 돌다가 넘어질 뻔 한것도 웃김 ㅋㅋㅋ 왼쪽에 있던 앙들이 놀렸는데 멀어서 누군지 잘 안보였다ㅠ

- 도입부에서 콜린이 뭔가 찐웃음을 했는데 뭐때문인지 모르겠네... (콜린 관찰일지인가 ㅋㅋㅋ)

- 아이비 너무 예쁨 핵예쁨 뭐 이렇게 생겼냐... 넘버도 너무 좋았다 only today 할때 감성 미쳤다고ㅠ out tonight 처음 등장때 너무 예뻐서 소리지를뻔! 근데 중간에 설마 떨어질 뻔 한거 아니지? 조마조마ㅠ 이게 안무가 너무 위험함... 안무 좀 덜 위험하게 바꿀 수 없나ㅠ

- 오늘 자리 바로 앞에 배우들이 서는 경우 많았는데, 특히 로저가 테이블에서 뛰어내렸을때 진심 놀람... 너무 가깝다고... 단체 곡에서 여러 캐릭터들 보고싶은데 너무 고개를 휙휙 돌리면 뒤에서 놀랠까봐 자제하면서 돌림...

- 아 근데 베니는 가까이서 보니 디테일이 더 많이 보임. 미미 약 사는거 보고 안타까워 하는 거라든가... 원래도 베니가 왜 악역인가 싶었지만 오늘은 베니한테 완전 설득당함. 사실 나도 돈만 있으면 베니같은 거 하고 싶었다고...

- 꽃가루 떨어지는 거가 바닥에 쌓였는데, 나중에 배우들 돌아다닐 때 꽃가루가 자꾸 훅 하고 내 쪽을 심어삼킬듯이(내가 느낀 바로는 그랬다!) 떨어져서 깜짝 놀람. 나 개복치인가...

- 모든 캐릭터가 저마다의 매력과 부도덕함을 지니고 있는게 이 극의 매력인듯. 아 조앤은 부도덕한건 없네. 마크도 뭐 집세 안내는 것 정도야... 그럴 수 있지...

- today 4 u에서 엔젤이 콜린 만난 거 이야기 할 때 콜린 부끄러워하고 주변에서 막 놀리는거 ㅋㅋㅋㅋ 특히 마크! 놀리는거 귀여움 ㅋㅋㅋㅋ

 

    사실 이 후기에도 그렇고 이후에도 배우들과의 아이컨택에 집착(?)하는 후기들이 좀 있었는데 부끄러워서 몇몇개는 지워버렸다. 물론 렌트는 배우들이 객석을 하나 하나 바라보며 공연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그렇다 한들 내가 '렌트'라는 극을 이해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겠는가. 참고로 나는 아이컨택에 '계탔다' 이상의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정확하고 길었던 아이컨택은 2016년 신시의 햄릿 공연에서 유인촌씨와의 아이컨택이었기 때문.

    음메에 대한 후회(?)는, 모린이 내 옆자리에 앉은 분한테 '음메해보세요'라고 했는데 그 분이 조용히 계셔서 내 반대편 쪽으로 한분 한분 물어보셨지만 다들 너무 조용히 앉아계시던... 날이라... 저 상황에서 극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을리가 없었던 상황. 물론 경아모린이 잘 수습해서 넘어갔지만, 해당 상황에 대한 후회가 담긴 한 줄이다. 공연 후반부에 논란이 조금 있었던 음메 선창이 극의 흐름을 깨는건 맞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런 상황보다는 낫다 싶다는 생각도 들었었다.(항상 주장하지만 관크나 중간박수라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방향이라면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2023년에는 모린이 음메 하자고 할때부터만 음메-합시다 ^^

 

 

2020. 7. 18.

다섯번째 렌트. 오늘도 최고였다. 섹스피스톨즈 할때 마크 제스쳐 처음 봤넼ㅋㅋㅋㅋㅋ

최재림씨 커튼콜때 가사 틀리는 거 보고 아 이분도 사람이구나 생각함. 그리고 왤케 다들 울보야ㅠㅠㅠㅠㅠㅠ

하아 오늘도 좋았다... 다음에도 좋겠지... 또 보러가야지...!

 

 

2020. 7. 24.

오늘 배우분들 하나같이 감정 폭발ㅠㅠㅠㅠ 객석 반응도 최고였고ㅠㅠㅠㅠ

공연 볼때마다 다음 공연 표를 또 잡게 되는 이유는 대체 뭘까...?ㅠㅠ

 

    아마 이때부터였을까. 공연을 보고 나와도 남은 표가 줄어들지 않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내게 일어난 것이...

 

 

2020. 7. 31.

- 인스타 후기

유난히 배우들 감정이 절절히 느껴진 공연. 콜린과 미미도 그랬지만, 서술자 역할의 마크까지도 그렁그렁... 관객들 박수에 모린 공연이 시작도 못할 뻔 했곸ㅋㅋㅋ(나영님 대응 센스-_-bb) 베니가 열쇠를 멀리 날려서 ‘기쁜’ 마음이 아닌걸 표현해버렸곸ㅋㅋㅋ 소소하게 재밌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좋았음! 무엇보다 송이앙 공연이랑 재림콜린의 컷콜 솔로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게 큰 수확! 근데 캐슷보드는 따로 안바꾸나보네...


덧. 렌트 제발 52만 5600분 공연 갑시다... 공연기간말고 시간으로... 너무 빡세면 공연기간도 오케...

크리스마스이브에도 발렌타인데이에도 할로윈날에도 봐야한다고ㅠ

 

- 노트 후기

1. 수정앙 대신 송이앙! -> 라비보엠 안무 다름

2. 재림씨가 컷콜 솔로! ('재림씨'라고 적은거 아래에 '오글...'이라고 적어놨닼ㅋㅋㅋㅋ)

3. 나영모린 공연 시작하려고 할 때 박수소리가 ㅋㅋㅋㅋㅋ 공연 시작 못할뻔!

4. 베니 열쇠를 어디로 던진곀ㅋㅋㅋㅋㅋ 사실 주기 싫었나...

5. 과자미미 위다웃츄 절규...

6. 재림콜린 아윌커버유립 울부짖음...

7. 햇마크 왓츄온에서 분명 절규... 다들 울보...

8. 2층 첫줄은 싼타페석이구나! 내가 호구 부자손님이 된 기분.. 이 쪽 보면서 부자 손님들은 뒤쪽에! 라고 하니 왠지 슬프다고...

9. 산타페에서 오늘따라 더 훨훨 날아다닌 재림씨... 신나는 일 있습니까...?

10. 라비보엠에서 조앤 재킷 거의 다 벗고 들어오는데 모린이 옷 입히면서 또 일 시켰어ㅠ

11. 햇살마크 좋다. 자꾸 신경쓰이고 마음이 가.

 

    이 인스타글 아래에 친구들이 '나 왠지 안봤는데 본거같아' '그만 좀 봐 이젴ㅋㅋㅋㅋㅋㅋ' 라는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2020. 8. 2. 

    여덟번째 렌트. 한 주에 한번씩만 보려고 했는데 우연히 1열이 보여서... 나도 모르게... 비도 오는데... 달려옴... 지금까지 본 렌트 중 가장 슬프고 눈물났던 렌트였다. 다들 그렇게 눈물 흘리면서 애절하게 부르는 거 반칙이라고ㅠ 그치만 보고나니 또 힘이 난다. No day but today!

 

    그리고 오늘 아웃 투나잇 기타소리 개쩐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함. 렌트 콘서트 한번만 해줬으면 좋겠다 밴드들도 전면에 나와서 ㅋㅋㅋㅋ 연주도 자세히 보고싶은데요... 콘서트 한번만...ㅠ

 

    엔젤이 떠난 후 콜린이 드럼스틱 애절하게 쳐다보는거 너무 슬프다. 감정이 정말.. 애절하게 쥐어짜는 느낌... 햇살 마크는 점점 좋다. 따뜻하고 장난기도 있고. 무엇보다 친구들의 상황에 잘 공감하고 아파하는. 발재간도 좋아 ㅋㅋㅋ 플라스틱 드럼 막 쳐주는 것도 귀엽고 ㅋㅋㅋ 베니한테 항의할 때 북 둥둥 치는거 왤케 귀엽냐고...

 

    친구들의 댓글에 굴하지 않고 또 갔다.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더 잦아지는 공연 관람...

 

 

2020. 8. 5.

    놀랍지만 오늘도 왔다. 퇴근길에 별 생각없이 렌트 검색했다가 괜찮은 자리 괜찮은 가격으로 나와서 나도 모르게 양도를 받았다... 마크가 돈을 주웠고, 조앤이 자기 거라고 빼앗아갔고, 콜린이 말을 더듬으니 엔젤이 쿡 웃었다. 오늘 오길 잘했어...! 그치만 내일 출근을 위해 1막만 보고 집에 가는 중^^ 라비보엠의 에너지를 받아서 남은 한주도 힘내야지!!

 

    놀랍게도 1막만 보고 나왔다. 다음날 출근을 생각해서 처음부터 1막만 보고 나와야지 하고 갔던 공연... Seasons of Love는 포기해도 La Vie Boheme은 듣고 가겠다는 놀라운 의지. 여기에서 또 한번 지인들이 학을 뗐다. 미친듯이 웃기만 하는 친구, 입틀막하는 회사동료분, 궁금하니 나도 한번 보겠다는 중학교 동창의 댓글까지...

 

 

2020. 8. 7.

- 인스타 후기

열! 번! 째! (대충 내코트 톤으로)
효진콜린과 현묵베니를 영접하면서 오늘로 렌트 전캐 완성함. 
효진콜린은 뭔가 병아리같고 순수함ㅋㅋㅋㅋㅋ 현묵베니 얌생이야 맘껏 미워할 수 있는 베니임ㅋㅋㅋㅋㅋ 라비보엠에서 둠칫둠칫 하면서 보고 싶어서 주변에 아무도 없는 멀고 먼 자리로 잡아서 갔는데 하아... 최고다... 한번 더 둠칫둠칫 하러 가야겠다...

햇마크 대사 아무렇지 않게 이어간거 너무 웃겼닼ㅋㅋㅋ 처음에 뭐라 그런건지 너무 궁금하다고... 들었는데 기억이 안나...

 

- 노트 후기

1. 효진콜린 첫 공! 뭔가 병아리 같고 ㅋㅋㅋ 순수함이 많이 묻어나오는 콜린이었다. 가사도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던데!

2. 현묵베니도 처음! 그리고 아마도 마지막... 얄밉고 미워하기 편한(?) 덜 미안한 베니였다. 연기가 깔끔!

3. 원영마크 대사실수 뭐였지? 너무 물 흐르듯이 지나가서 눈치 못챌뻔 ㅋㅋㅋ 로저랑 미미 관계 뭐냐고 ㅋㅋㅋㅋ

4. 정혁앙이 고든 역할 하는것도 좋았지만 노래가 아쉽긴 했다. 그치만 크리스마스 벨 부를때 '산타 할아버지 온다!'는 역대급으로 귀여웠음 ㅋㅋㅋ

5. 맨 뒷 자리에서 맘껏 고개 흔들며 라비보엠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적 흥을 맘껏 발산했어 ㅋㅋㅋ

 

    이전까지는 재림콜린 맞춰서 봤는데, 이 날 공연을 보면 효진콜린 뿐만 아니라 베니 커버까지 다 볼 수 있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다녀왔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생각만 하던, 라비보엠에서 같이 춤추며 보기!(실제로는 고개만 조금 까딱까닥거림)를 실현한 날이기도 함. 물론 2층 제일 구석자리에서 주변 사람 아무도 없는거 확인하고 놀았다. 하도 구석진 자리에 혼자 앉아있어서 어셔분이 나 자리 잘못 찾은 줄 알고 티켓 확인까지 하심 ㅋㅋㅋㅋ

 

 

2020. 8. 12.

- 인스타 후기

열한번째 렌트. 렌트는 사랑이야...!

 

- 노트 후기

1. 정은님, 유정님과 같이 관람한 렌트! 두 분 모두 즐겁게 관람해주셔서 기뻤다!

2. 오늘따라 더 신난 재림콜린... 싼타페에서 엔젤 너무 돌려서 ㅋㅋㅋㅋ 마크 위에 앉힌거 너무 웃겼 ㅋㅋㅋㅋ 춤도 더 휙휙 날아가는듯한 느낌이고!

3. 아윌커버유에서 아래 쳐다보면서 "나때문이야?" 물어보는거 초딩같고 귀엽다...

4. 라비보엠에서 이상한 춤 추고 그르지 마라... 장인어른한테 엉덩이 들이대는겈ㅋㅋㅋㅋ 장례식 손잡는거에서 꺼이꺼이 우는 표정ㅋㅋㅋㅋㅋ 이상한 꼭두각시춤ㅋㅋㅋㅋㅋ 다 너무 웃기다곸ㅋㅋㅋㅋ

5. 그 와중에 엔젤이랑 콜린 염장지르는데... 엔젤이 죽인 개 나왔을 때 비니 푹 눌러쓰는거 웃ㅋㅋㅋㅋ

6. 마크 진짜... 원영마크 어쩌지... 보면 볼수록 마음이 쓰인다고... 오늘 신난거 다 보였음 노래 중간중간 애드립 애쩔ㅋㅋㅋ 근데 또 2막에서는 울음바다 되고ㅠㅠ 동작도 참 날렵해!

7. 베니한테 플라스틱 북(드럼?) 동동동 치는 마크 진짜 너무 귀엽다...

8. 수하미미... 귀요미... 들튀하고 싶다고... 진짜 귀염뽀짝하다ㅠ 그와중에 울먹울먹하며 노래 부르는거 뭐냐고... 위다웃츄 수하미미가 이렇게 오열하며 부르는 거 처음인데ㅠ

9. 지후로저도 계속 눈물바다ㅠ 원송글로리 부를때부터 감정 터지는 것 같던데 하.. 약간 감정이 격해져서 폭력적이라고 느껴진 부분도 있지만, 후반부에서 너무 좋았다ㅠ

10. 조앤 오늘 성량이...? 무대 씹어먹음! 세상에 매일 공연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잘해? 봐도 봐도 놀라움!

11. 나영배우 모린! 오늘 울보 눈물 터진거 보고 ㅋㅋㅋㅋ 오버 더 문 할때부터 울지는 말라고 ㅋㅋㅋㅋ 그치만 매번 너무 잘함... 노래 너무 잘해서 막 설득됨...!

 

    회사 동료분들이랑 같이 보러갔던 렌트 공연. 이날 공연을 레전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인 감상은 보통의 렌트 공연이었다.

 

 

2020. 8. 14.

열두번째 렌트. 525,600분의 귀한 시간들을 함께 달려온 느낌.

 

    그리고 스탬프 12개를 채워서 렌트헤즈 뱃지를 받았지 ^^

 

 

2020. 8. 16.

    기록 없음. 인스타에는 12번째 렌트까지만 인증사진을 올려두었다.

 

 

2020. 8. 20.

1. 1층 3열이 1열보다 전체적인 무대 감상하기에는 더 좋았음. 앞에 좌석도 비어있어서 시야가 트여 더 좋았는지도!

2. 앞자리가 비어있어서인지 오늘 유난히 배우들과 눈 많이 마주침. 특히 마크! 울고 있는데 울고 있는 마크와 눈 마주쳐서 더 터짐 ㅠ 재게도 오늘 눈 많이 마주쳐서 신기했다. 원래 눈 마주치는 적 거의 없는데...? 모린 공연때 한번...? 나영모린과 눈 마주치고 싶었는데 이건 아쉽 (당시를 돌이켜보니, 코로나 재확산으로 거리두기가 다시 심해져 사람들이 예매했던 공연을 많이 취소하다보니 내 앞쪽 자리가 비어있었던 듯. 아마도 빈 자리를 보며 여러가지 상념이 들지 않았었을까...)

3. 오늘 최재림씨 뭔가 힘이 잔뜩 들어간 콜린? 아 아니다 진짜 MIT에서 짤린듯한 콜린이었다 ㅋㅋㅋ (그리고 얼마 후 코로나 확진으로 이 공연이 최재림씨의 마지막 렌트 공연이 되어버렸다...)

4. 수하미미 너무 귀엽다 진짜 고양이같고ㅠ 오늘 끝날 때 로저 손 꽉 잡고 있는거도 너무 슬펐다ㅠ 미미 행복해야해...

5. 컷콜때 채은앙 눈물 터지면서 유정앙이랑 치대는거(?) 너무 귀엽 ㅋㅋㅋㅋ

6. 항상 안정적인 다희조앤! 밴드 박자 어그러졌을때도 너무 자연스럽게 잘 넘겼다! 역시 믿고보는 조앤!

 

    이 날 공연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어딘가 고요한, 시간이 잠시 멈춘듯한 적막의 렌트 공연.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고, 공연들이 여기저기 취소되거나 사람들이 예매했던 티켓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 군데군데 비어있는 객석. 음메가 금지된 시위. 오직 오늘뿐을 외치던 배우들. 내 마지막 렌트 관람이었고, 최재림씨에게는 예상치 못했던 렌트 막공이었던 그날. 그리고 예정된 마지막 공연을 미처 하지 못하고, 하루 이른 폐막을 해야만 했던. 관객들에게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2022년 8월 22일까지. 다시 돌이켜보아도 가슴 아픈 기억이지만, 그래서 더 렌트다웠다는 생각도 든다. 2023년의 렌트는 부디 마지막까지 온전히 라비보엠을 외치고 떠나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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