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전시 리뷰

[230317] Shezad Dawood - Integrations

eunryeong 2023. 3. 18. 22:05

    셰자드 다우드의 전시. 강렬한 색감이 인상적이라서 근처 갤러리 둘러보는 김에 다녀왔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운 전시였다. 원색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도 원시적이고 날것의 생동감보다는 구조적인 접근을 통해 캔버스를 채워나가는 것이나, 추상적으로 보이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직설적인 묘사와 문법이 관찰되는 것 또한 취향이었고. 강렬한 색상으로 칠해진 갤러리 벽 또한 작품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키는 듯 했다. 1층과 복층스러운 2층이 전부인 크지 않은 전시장이지만, 다음번 전시도 궁금해지는 갤러리.

 

 

1 - 노란색의 건물들은 어떤 부분은 흑백 사진을 찍어놓은 듯 디테일하지만 어떤 부분은 아예 캔버스에 찍히지도 않은 듯 부분이 사라져있다. 찾아보니 루이스 칸이 아흐메드라는 도시에 지은 아마다바드 인도경영대학원 건물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때로는 정보를 모를수록 멋져보이는 작품도 있나보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노란색과 청록색의 조화, 불완전한 건물 구조, 칠해지지 않은 캔버스 등이 어우러져 눈에 들어왔는데 저 정보를 알고 나니 제목도 그림도 조금 시시해보인다.

2 - 헤이다르, 암야스, 바시르와 마리안. 이번 전시에 나온 모든 작품은 캔버스 한 쪽 혹은 양 쪽에 붉은 선이 두세줄 가량 그어져있는데, 이 선을 그림 속으로 가장 잘 끌어들인 작품들이 아닌가 싶다. 특히 가운데에 있는 암야스는 얼핏 보면 선이 두드러져보이지 않을 정도.

3 - 리날도, 아셈. 군데군데 의도적으로 캔버스를 물감으로 완전히 채우지 않고 비워둔 부분들이 있는데, 리날도에서 짙은 파랑과 노랑이 만나는 부분에 아주 미묘하게 물감이 덜 발라진 부분이 자꾸 나의 신경을 건드린다. 정교한 색칠작업은 또 아주 정교하게 칠하는 게 보이기 때문에 이 빈 틈은 작가가 의도한 것(혹은 일부러 놔둔 것)일텐데, 어떤 의도였는지가 궁금하다.

4 - 리날도 작품을 캔버스 측면에서 바라본 사진. 캔버스 옆면은 이렇게 정교하게 마무리 지었는데 왜 전면부는 그랬을까?

 

0123

1 - 마르셀, 공공사업, 에밀리오. 마르셀 중간에 있는 파란 선은 강 또는 하천일테고, 초록색 점 두 개는 인간이겠지 아마? 중간에 있는 공공사업 작품을 통해 이 곳에 다리가 건축될 것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겠다. (근거없음) 오른쪽의 에밀리오는, 모르겠다. 무엇일까.

2 - 완, 하산. 하산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건축' 프로젝트의 현장을 담았다고 한다. 이 전시에 걸린 작품들 중 가장 성격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건축의 현실적 한계선을 아주 분명하게 그어놓은 프로젝트에 대한 작품이라 그랬던걸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작품들의 제목이 굉장히 현실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몇몇 사례들에서 가져온 것을 보고, 이 작가와 생활의 반경 및 문화적 사회적 배경, 당시의 시대상 등 공통점이 많지 않다면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꽤나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 - 안토닌의 음악센터. 음악센터의 가장 가장자리 경계선이 캔버스 바깥으로 계속 복제되면서 커지고 있는데, 마치 음악이 멀리 퍼져나가는듯한 그런 모양새랄까. 노랑-주황-하늘 순서로 상당히 밝고 형광톤에 가까운 컬러들을 골라서 영역을 나누어 색칠한 것도 궁금했다. 

 

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