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전시 리뷰

[230603] 마이클 라코위츠 - 보이지 않는 적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eunryeong 2023. 6. 25. 06:47

    마이클 라코위츠라는 이름이 생소해서 처음 보는 작가일거라 생각했는데, 전시장에 와 작품들을 보고나니 아! 하고 퍼뜩 떠오른 게 있어 찾아보았다. 지난 여름 시카고 현대미술관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이슈타르 문의 미국식(혹은 현대 자본주의식) 재건, 바로 그 작품을 만든 작가가 마이클 라코위츠 였던 것. 그때도 상당히 인상깊게 본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개인전까지 찾아오게 된 것을 보면 나름 인연이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을듯. 여러 이유로 소멸된 건축물들의 모습을 현대 사회의 남겨진 것들, 쓰레기와 잔해 같은 것을 모아 콜라주하여 재구성한 작품들을 보다보면 묘한 생각이 든다. 바로 그 지점을 작가가 건드리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마이클 라코위츠의 국내 최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적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칼후의 북서 궁전, F실, 남동쪽 입구; S실, 남서쪽 입구)는 2003년 이라크 전쟁이 전환점이 되어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마이클 라코위츠가 전념하고 있는 핵심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라크계 유대인 배경으로 인해 이라크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해야만 했던 가족의 이주사 그리고 전쟁에 의해 소실된 이라크의 메소포타미아 문화 유적을 재현(reappear)하고 되돌리는(return) 작업을 지속해 왔다. 보잘것없는 포장재부터 고대 아시리아 석판 부조까지 무력에 의해 밀려나 인간과 함께 사라져 버린 모든 사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로부터 실질적인 치유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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