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일상 기록

[230130] 야구와 공연, 비투비, 위스키(혹은 바), 요가, 그리고 다시 공연

eunryeong 2023. 1. 30. 14:08

1. 각 구단들이 슬슬 2023 시즌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시점. 삼성라이온즈도 오늘 오키나와로 출발했고 다른 구단들도 하나 둘 스프링캠프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2년동안 해외 전지훈련 없이 준비해왔는데, 3년만에 다시 재개되는 해외 스프링캠프. 이에 더해서, 기아와 롯데는 연습경기도 관람하고 관광도 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삼성도 코로나 이전까지 투어 프로그램 진행했다고 하던데 올해는 아직 소식이 없네. 그치만 난 그렇게까지 야친놈은 아니니까... 정식경기면 몰라도 연습경기 때문에 일본까지 가진 않을거지만... 삼성도 계획이 있다면 얼른 투어프로그램을 공지해줬으면 좋겠다. 일단 얼마인지,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은 하니까.

 

2. 놓치면 안될만한 공연은 없나 공연예매 앱을 뒤적뒤적거리다가 션윈예술단이라는 곳에서 공연을 한다는 정보를 보게 되었다. 국립극장에서 올라오는 데 지금까지 정보를 아예 모르고 있었다니...? 궁금해져서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중국 문화예술 공연인데 근거지는 뉴욕인듯 하고 파룬궁을 알리기 위한 목적의 공연이라는 정보도 있었다. 파룬궁이 중국으로부터 탄압받는 단체인 만큼 국공립 공연장 혹은 서울시내 공연장에는 이 예술단의 공연이 올라오지 못하게 중국 정부가 막고 있다든가 하는 글도 본 거 같은데 음 이번에는 국립 극장이고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데... 궁금해져서 한번 예매해볼까 생각했다가, 가장 저렴한 좌석의 가격이 10만원이라는 것을 보고 황급히 예매페이지를 껐다. 보니까 비싼 자리는 30만원까지 하는데, 정말 저 가격 내고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가? 신기하고 궁금하지만 그냥 이 즈음에서 덮어두기로.

 

3. 임동혁씨의 피아노 독주회도 있길래 예매할까 말까 조금 고민하다가 일단은 예매하지 않았다. 평일 저녁, 멀고 먼 예술의 전당, 그리고 쇼팽 발라드 1번이 빠진 프로그램. 결정적으로 머릿속이 복잡할 때 관람한 피아노 독주회를 온전히 집중해서 들어본 기억이 없어서, 이번 공연도 아마 번잡한 생각만 가득한 채 돌아올 것 같아 

 

4. 주말동안 서은광씨가 부른 사건의 지평선에 완전히 빠져 살았다. 물론 공연도 보고 강연도 듣긴 했지만, 나머지 시간은 계속 이 곡을 들으며 약간은 붕 뜬 기분이었던듯. 1월 한달동안 콘서트와 지크슈의 여운에서 헤어나지 못했는데 2월까지도 여전히 비투비에서 헤어나오지 못할듯 하다.

    그리고 너의 멜로디가 되어줄게 영상이 올라온 날 밤 늦게 라이브 방송을 켰는데, 오랫동안 이 프로젝트 영상이 올라오지 못했던 이유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생각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연차가 올라가면서 결과물에 대한 기준이 더 높아진 것, 경연 및 음악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커버하는 경우들이 많았어서 타이밍이 맞지 않기도 했다는 이야기 등등.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는 음반과 달리 너멜되는 조금 더 편하게 생각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서 안타깝기도 했다. 가수와 팬들이 아무리 편하게 생각하고 만드는 컨텐츠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영상 하나로 평가를 해버리는 게 얼마나 많았는지 여러 사례들이 떠올랐기에. 아니, 팬들도 편한 마음으로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바라면서도 보여지는 결과물은 완벽 그 이상의 기준을 바라는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덧. 다른 음악 프로그램 이야기가 나와서, 타이밍이 맞았다면 얼음요새를 너멜되로 들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

 

5. 지난 주말이 아닌, 설연휴 주말의 소소한 에피소드. 친구랑 가볍게 맥주나 한잔 하기로 하고 만났다가 대학가 맥주집이 너무 시끄러워 바에 가자!고 생각하고 예전에 몇번 갔었던 바를 다시 찾아갔다. 내가 가본 위스키바 중 가장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기에,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위스키를 추천해달라!고 물어보았고 다섯 종류의 위스키를 추천받았다. 그 중, 일단 한번 사봤지만 어떻게 이걸 처리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양심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던(그러나 할인은 많이 해준다던) 위스키를 골라 마셔보기로 결정. 다른 손님의 평에 의하면 라면 스프를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하는데, 이런 평가를 듣고 궁금하지 않을 수 없잖아! 그렇게 마셔본 위스키는 첫 모금은 생각보다 무난했고, 한두모금 마시면 마실수록 매캐함이 계속 올라와서 마지막 모금은 좀 괴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왠지 진저에일을 섞어보면 나름 괜찮을 것 같아서 두번째 잔은 그렇게 주문해봤고, 확실히 진저향에 스파이시함이 가려져서 좀 낫긴 했음.

    명절이라 손님이 거의 없기도 했고 처치곤란이었던 위스키를 두 잔이나 마셔서 그런가 바텐더 분이 말을 걸어오셔서 몇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가게 운영을 하는데 대한 어려움과 대학가에서 단골 손님을 만드는 본인의 노하우?라고 해야하나, 암튼 구분법. 이태원 참사에 대한 각자의 견해. 건축법의 맹점. 바텐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바에서 위스키 한 잔을 즐길만한 금전적인 여유가 된다는 것에 대한 증명(여기서 바텐더 분이 내 학교 후배학번인 것이 드러났다).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바 문닫는 시간을 넘겨서 바텐더분이 이야기나 하자며 와인을 까셨고 ㅋㅋㅋ 발효주를 좋아하는 친구는 와인을 받아 마셨지만 난 발효주 취향이 아니라서 와인은 패스. 그렇게 한시간 정도 더 이야기하다가 졸려서 바를 나와 집으로 향했다. 바에서 거의 문 닫을때까지 놀았던 게 굉장히 오랜만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없을 것 같아서 간략하게나마 적어봄.

    덧. 저 위스키 이름은 기억나지 않아서 굳이 안적었는데, 아마 웬만하면 마실 일이 없으실 듯 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듯. 근데 전 나쁘지 않았어요.

 

6. 다시 오늘의 이야기. 요즘 웰니스 프로그램에 대한 욕망이 점점 커져가던 와중에, 굳이 하루이틀 멀리 나가서 이것저것 체험하는 것보다 집 근처에서 꾸준히 하는게 나을것 같아서 요가 프로그램을 등록했다. 취다선 리조트에서처럼 액티브 명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지만 서울에서는 거의 찾기가 힘든것 같고, 그렇다고 멍하게 앉아서 명상하는 프로그램은 내게 필요한 프로그램은 아닐것 같아서 타협점을 찾은 것. 이 요가스튜디오의 장점은 다양한 요가 프로그램들과 함께, 주말에 싱잉볼 요가 프로그램이 있어서 필요할 때 한두번씩 싱잉볼 타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업은 아직 들어보지 않았지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일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참고로 나는 요가를 통해 운동효과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아서, 일단 요가 시작해보고 조금 익숙해지면 필라테스나 다른 운동도 조금씩 병행할까 생각중임. 가장 좋은건 역시 달리는 거긴 한데...

 

7. 아직 작성해야 하는 공연후기가 남아있다. 강연 후기도 하나 적어야 한다. 미국 여행에 대한 글도 말해 무엇하랴. 읽은 책에 대한 포스팅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 블로그에 글을 적는 게 업무처럼 되어가고 있는데, 좀 더 가볍게 블로그를 적을 수 있도록 정리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공연을 더 적게 보는 것이겠지만, 항상 마음만 먹고 실천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천천히 조금씩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