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전시 리뷰

[230217]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eunryeong 2023. 2. 20. 23:33

    이날 국현 과천관에서 보고 온 전시 포스팅이 죄다 밀려있다. 우선 짧은거 하나라도 올려야겠다 싶어서 제일 만만한(?) 이건희전부터 정리해봄. 사전예약 혹은 현장접수를 통해 일정 인원만 제한해서 받고 있는데, 평일이어서 그런지 현장접수를 해도 시간대에 맞게 입장할 수 있었다. 원래는 그다지 볼 생각이 없었는데 마침 시간이 딱 맞길래 한번 보고 왔다. 총평은 재밌는 구석도 있지만 하나의 기획전이라기에는 조금 아쉬움. 그렇지만 과천관 전시는 대체로 다 좋으니, 들른 김에 겸사겸사 한번 보실만합니다. 유료도 아니니까요.

 

 

- 폴 고갱의 센강 변의 크레인. 이 그림에 나온 크레인의 모양이 시카고 여행날 크루즈 위에서 본 정체모를 무언가랑 굉장히 비슷해서 괜히 반가웠다! 진짜 크레인인가? 아니면 도개교?

 

 

-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어느 미술관을 가나 가장 인기있는 그림 중 하나인데, 어떤 버전으로 어디서 보아도 좋다. 모네를 좋아한다고 하긴 어렵지만 수련은 예외니까요. 다만 이 그림은 파란색이 덜 보이는 게 조금 아쉬울 따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입니다만.

 

 

-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저는 여태까지 단 한번도 달리의 그림을 이해했다거나 받아들였다거나 하는 감상을 받은 적이 없어서, 이 그림도 '아 달리군...' 정도 이상의 감상은 없습니당. 아니 아무리 명작이라도 내가 이해 못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감상평을 적겠음... 그나마 재밌는 점이라면 그림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X축의 존재랄까?

 

 

- 이번 전시에서 가장 좋았던 회화 작품인 호안 미로의 회화. 여러가지 해석이 있지만 일단 다 집어치우고, 첫번째로 너무 귀엽지 않나요? 특히 가장 오른쪽에 있는! 손을 얼굴에 가져다 댄 저 친구! 너무 귀여워서 그림 앞에서 한참을 서성임 ㅋㅋㅋ 그림 전체가 파랑파랑한것도 마음에 듭니다. 대체로 파랑파랑한 그림이 우울, 절망, 고독을 상징하는 것과 달리 이 그림은 밝고 희망찬 느낌이라 더 마음에 듭니다.

 

 

-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보다 도예 작품이 훨씬 많았다. 개중 인상적이었던 작품들 몇과 사진을 함께 올려봄.

 

1. 전체적인 전시는 요런 분위기로.

2. 바로 오른쪽에 색칠된 친구도 있는데, 이렇게 하얀 모습 그대로 남겨진 친구가 내 취향에는 더 맞았다. 색칠된 접시는 칠해진 색상에 의해 상상력을 제약받기 때문인지도...?

3. 접시 윗면에는 물고기가 세 마리, 뒷면에는 조금 더 작은 물고기가 네 마리. 윗면에는 물고기 뒤로 구깃구깃한 종이같아보이는 네모가 보이는데, 시장에서 종이에 싸온 물고기를 펼쳐놓은 모습이려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4. 피카소에서 갑자기 디아길레프라니.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중반의 문화예술을 조금 파다보면 의외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혼자 유레카!를 외치는 경우가 자꾸 생긴단 말이지. 이런거에 집착하는 게 또 덕후스럽긴 한데... 원래 인생은 덕후스럽게 살아야 재밌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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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 귀여웠던 얼굴 모양의 접시들은 특별히 따로 모아봄.

 

1. 까만 가면을 쓴 동글동글한 귀요미! 이마에 있는 X 표시는 뭘까? 혹시 까만 가면을 쓴 친구가 도둑이라거나...는 아니겠지?

2. 똑같은 검은 얼굴인데 표정들은 약간씩 다 다르다!

3. 약간은 습작같기도 한, 컨셉에 먹혀버린 얼굴같은데. 대가가 되면 이런 실험적인 습작도 비싸게 받을 수 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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