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30224] 라이브 클럽 데이 58th (이상은, 마이 앤트 메리)

eunryeong 2023. 2. 26. 22:13

    라이브 클럽 데이를 두달 연속으로 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번 달에는 무려! 이상은씨와 마이 앤드 메리가 나온다는 소식에 이 분들은 무조건 뵈어야겠다 생각하고 예매를 했다. 타임테이블이 어떻게 나오려나 했는데, 다행히 다른 시간대! 하지만 아쉽게도 다른 공연장! 일단 시간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공연장으로 출발.

    원래는 벨로주에서 허회경씨 공연도 보고 이상은씨 공연까지 주욱 이어서 볼 예정이었고, 기다리는걸 싫어해서 공연장 도어오픈시간이 아닌 공연시작시간에 맞춰 나왔다. 그런데 웬걸... 공연시작시간인 8시에 벨로주에 왔더니 공연장 밖으로 줄이 늘어서 있는게 아닌가!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람... 지난 라클데에서 벨로주 스탠딩이길래 이번에도 괜찮겠지 하고 왔건만, 이번에는 좌석 공연이라고 한다. 그러니 자리가 없지ㅠ 일단 허회경씨 공연이 끝나고 이동하는 관객들이 있을지 모르니 이상은씨 공연을 위해 공연장 앞에서 한시간을 기다렸는데, 이럴 줄 모르고 두껍지 않게 입고 온지라 굉장히 추웠다. 그래도 다행히 한시간 기다려 간신히 입장 성공! 딱 나까지 공연장에 앉아서 볼 수 있었고, 뒤에 계시던 몇분 더 벽쪽에서 서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기다린 많은 분들이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상은씨의 공연은 약 5년전?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중간중간 공연정보 검색해봐도 정보가 나오지 않아서 공연을 하지 않으시나? 생각했는데, 팬클럽 같은 곳에 가입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보다. 암튼 굉장히 오랜만에 본 이상은씨의 공연은 약간 시니컬하고 ㅋㅋㅋ 많이 따뜻한,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는! 공연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왜 자기 팬을 하냐며 이해가 안된다고 하시는데, 정녕 그 이유를 모르시는건지 굉장히 궁금... 개인적으로 싱어송라이터의 곡이 주는 원초적인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상은씨의 곡에서 받는 느낌도 그렇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사운드를 온전히 빚어낸 결과물은 분명 진심이 전해진다고 믿고 있고, 이상은씨의 곡에서도 힘과 위안을 받았기 때문에.

    공연에서 연주된 곡들 중 가장 귀에 들어온 곡은 '넌 아름다워'였는데, 아마 이날 연주된 곡들 중 가장 최근의 곡인듯 했다. 요즘 취향이 점점 곡을 이리저리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하는 약간은 실험적인? 혹은 다채로운? 그런 스타일이 좋아지고 있는데, 이 곡은 결코 단조롭게 흘러가지 않으면서도 또 너무 복잡하지 않아서 신기했음.

     그리고 놀랐던 곡이 '둥글게'였는데, 찾아보니 로만토피아 앨범 굉장히 여러번 들었던데다 돌고래자리랑 지도에 없는 마을은 플레이리스트에도 자주 포함되었던 곡이었는데 왜 '둥글게'라는 곡을 몰랐었나 싶었다. 아마도 이 앨범을 많이 들었던 때의 취향과 지금의 음악취향이 조금 달라져서가 아닐까 싶었고, 나도 참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꽤 많이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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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씨 공연이 끝나고 바로 무신사 개러지로 이동. 이번에 타임테이블에서 이름을 보고 여긴 어디여? 무신사 건물에 있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왓챠홀이었다. 암튼 여긴 스탠딩 공연장이라 자리에 여유가 조금 있었지만, 이상은씨 공연 끝나고 여기 오신 분들이 많아서 ㅋㅋㅋ 금방 또 빽빽해졌다. 이번 라인업의 밴드들 중에서 그나마 시대가 비슷한 밴드들이긴 하지.

    나에게 마이 앤트 메리는 대학시절의 노스텔지어 같은 이미지인데, 대학교 다닐때- 특히 학교 도서관에서 알바할때 마이 앤트 메리 3집과 4집을 굉장히 많이 들었었다. 한편,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밴드이다보니 왠지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그랬던 것도 사실. 막상 공연장에 가보니 그냥 음악에 몸을 맡기고 놀게 되는게 아 역시 락밴드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간주 중간중간에 기타솔로가 굉장히 성실하게 들어가있는데 왤케 좋을까. 음원으로 들었을때는 크게 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라이브로 들으니 역시 악기 솔로파트가 심장을 두들기는 데에는 최고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마이 앤트 메리의 최애곡은 S.E.O.U.L 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듣지 못했다. 그치만 이 곡을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는 않았기에... 아쉽지 않아... 아마도...ㅠ 셋리에 전체적으로 신나고 희망찬 곡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짧다보니 나름 엑기스?로만 준비한듯한 느낌. 골든 글러브는 야구덕후가 된 다음에 들으니 가사가 더 와닿았고, 공항 가는 길은 항상 그렇듯 여행 가고픈 마음을 더 크게 만들고. 너는 내 맘 속에 부를때 You, You- 하는 부분 떼창이 나올것 같았는데 맞는지 아닌지 조금 긴가민가.

    아 진짜 아쉬웠던 점 하나 있었는데, 공연이 너무 짧았다!!! 아니 물론 공연이 너무 좋아서 짧게 느껴진 것도 없진 않지만... 곡수 생각해보면 또 그렇게 적은 곡수는 아니지만... 아 모름 아무튼 짧았음 그러니 얼른 다시 공연을 해주시길. 요즘 공연 후기 쓸때마다 마지막에 땡깡으로 끝나는 기분이 드는데 뭐 어때 오래 못본만큼 땡깡 좀 부려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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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사진 하나 더. 마이 앤트 메리 공연 중간에 찍은 사진인데, 라이브 클럽 공연을 가는 가장 큰 묘미는 역시 자유롭게 서서 음악에 맞춰 몸도 손도 움직이면서 노는거 아니겠습니까. 내 시야가 좀 가려져도 상관없으니(고백하자면 락밴드 공연 보러갈 때 보컬이나 연주자 안보여도 별로 신경도 안씀...) 손도 번쩍 들고, 제자리에서 뛰기도 하면서 즐기는 그 분위기가 좋다. 이런게 락앤롤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