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전시 리뷰

[230408] 알렉산더 칼더 : CALDER

eunryeong 2023. 4. 9. 13:31

    국제갤러리 전시는 자주 챙겨보게 되는데 이번에 칼더전이 열린다고 해서 빛의 속도로 다녀왔다. 생각보다도 작품이 더 많았고 배치도 좋았음!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번정도 더 가보고싶은데 어떻게 될라나. 일단 예약을 해야하는게 좀 빡셀것 같긴 하고.

 

    처음 관람한 곳은 2전시관 1층. 칼더의 스케치가 빼곡하게 걸려 있고, 모빌 작품은 해가 잘 들어오는 구석에 하나 놓여있다. 사실 그의 스케치에는 크게 흥미가 없어서 그냥 넘어감. 미술사나 미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의미있는 자료겠지만, 일개 관람자인 나에게는 그냥 러프하게 이것저것 시도해 본 무언가. 정도의 인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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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더의 모빌 작품은 3관에 대부분 배치되어 있는데 이 공간의 구조가 굉장히 특이하다. 평소에는 커다랗게 트여진 하나의 공간에 작품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대형 설치작품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다) 이번에는 벽면으로 공간을 분리해놓았다. 또 신기한 건, 이 벽면이 '바르지 않다'. 바닥에서 수직으로 올라오기도 않고, 공간을 수직으로 분할하지도 않는다. 이 공간의 천장에 커다란 모빌 작품이 몇개 걸려있는데, 어느 각도로 보아도 '바르다'. 벽과 바닥에 맞춰 동선이 각을 잡는게 아니고, 사선으로 분할된 공간 안에서 규칙을 잃고 헤매는 동선을 따라 천장의 모빌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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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에 걸린 작품들 뿐만 아니라 스탠딩 작품들도 여럿 있었는데, 특히 손바닥보다도 작은 크기의 앙증맞은 모빌들이 너무 귀여웠다. 그랜드 피아노는 사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음! (그러나 오늘도 로또는 당첨되지 않았다고 한다) 모빌이 아닌 청동조각도 몇 작품 있었는데 칼더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볼 수 있어서 이 또한 흥미로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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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더 전시의 가장 메인이 되는 룸이 아닐까 싶은 3전시관 안쪽 공간에는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을만큼 크기가 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Guava라는 저 작품은 머리 위에 달려있다보니 실제 크기에 비해 위협감(?)이 대단하다. 작품 아래를 지나면서 여러 각도로 작품을 감상하는 게 또 칼더 작품을 보는 묘미가 아닐까. 내가 보는 가장 아름다운 각도의 사진을 나름 담아봤는데, 다른 분들의 시각은 또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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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공간에 있는 스탠딩 모빌 작품들. 특히 가장 첫 번째 작품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오른쪽 아래 동글동글한 것은 자연상태의 돌이다. 자연물인 돌이랑 인공물인 14개의 점을 가지고 균형을 잡아 작품을 만들었는데, 기법이나 발상이 대단하지 않을 수 있어도 그냥 저 돌이 이 작품 속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주는 이상한 울림이 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14개의 점들이 자잘자잘해서 인상이 좀 약하다 싶긴 하다. 일부러 저렇게 작게 점들을 나눈 게, 나뭇가지와 같은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건가? 싶은 생각도 들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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