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30611] 2023 Weverse Con Festival

eunryeong 2023. 8. 14. 23:12

    6월의 기록이 아주 지지부진하게 작성되기 시작한 시점에 바로 이, 위버스 콘 페스티벌 부터였다고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전후에 다녀온 전시회 작품에 대한 후기가 어마어마하게 쌓여있던건 것이 첫번째, 그리고 이 페스티벌에 대해 후기를 적기가 어려웠던 것이 두번째. 보통 페스티벌이라고 하면 중간중간 내가 보고싶은 가수들의 무대만 보고 다른 시간에는 편하게 여기저기 다니며 쉬기도 하고 그러는데, 이 공연은 페스티벌과 합동공연의 중간 정도라고 해야하나... 조금 애매한 성격이라서 뭐라 후기를 적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암튼 더 미룰수는 없는 노릇이라, 일단 기억나는 정도만 적어보려고 한다. 고로 잘 모르는 사람들은 과감하게 패스할 예정.

 

    나름 페스티벌을 표방한지라, 낮에는 잔디광장에서 야외무대를 꾸몄고 저녁에는 체조경기장 내에서 공연이 이어졌다. 개인적으로는 더운 낮에 실내에서, 선선한 저녁에 야외에서 공연을 하는게 낫지 않나? 싶었지만... 수용인원 때문이라면 이해는 할 수 있다. 덕분에 낮에는 위버스에 근무중인 지인과 잠시 만나서 이야기 나누다가, 소마 미술관 가서 전시회 두 개 클리어하고, 카페에서 해야 할 일들 조금 더 처리하고, 공연 시작시간을 십분 정도 남겨두고서야 공연장에 입장했다. 뭐 일찍 가도 딱히 할것도 없고... 마침 입장하니 나의 바람 뮤직비디오도 보여줘서 열심히 인증샷도 찍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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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시작. 이후 출연자들의 순서대로 사진을 담기가 어려워서, 나름 관심있게 지켜본 몇몇팀을 제외하고는 그냥 하나의 사진묶음으로 퉁쳐본다. 첫번째 사진은 이번 콘서트의 뮤즈?라고 해야하나...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당당히 자리한 엄정화. 두번째 사진은 앤팀이라는 신인 아이돌인데, 첫 타이밍에 세 곡 배정받고 중간중간 몇곡 더 불러서 대체 이들이 누구길래? 하는 물음표만 잔뜩 가지고 돌아감.

    세번째는 이현씨...가 부른 노래를 AI기술로 엄정화씨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입혀서 무대를 보여준, 정말 기괴하기 짝이 없는 모습. (오해하실까봐 덧붙이자면 이현씨는 죄가 없다. 하이브가 멍청했을 뿐) 아니 하이브는 대체 왜! 자꾸 버추얼이니 AI니 등등으로 본인들이 가진 독점적 IP의 가치를 희석시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본질이 뭔지 모르는건가... 아니면 방시혁씨의 취향답게 멤버들 갈아치우며 생명력 유지해온 일본 여자아이돌의 역사를 가상현실로 연장하여 적용하고 싶어하는건가. 그럴거면 차라리 러브라이브나 앙스타 같이 가상의 캐릭터로만 이루어진 컨텐츠를 만들어내든가.

    네번째, 다섯번째는 엔하이픈의 무대. 한때 피겨스케이팅에 관심을 좀 가졌던지라, 박성훈 군이 소속된 그룹이라는 것으로 이름은 들어본 바 있었음. 노래도 생각보다 괜찮았다만 붉은색이 트레이드마크인듯 해서 취향과는 거리가 좀 있었음. 저는 뼛속까지 파란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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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브의 동생 그룹이자 나영이랑 유정이가 속해있는 라잇썸! 응원해주고 싶어서 일부러 라잇스틱도 챙겨갔는데ㅠ 아니 출연진 명단에도 있는데 달랑 두 곡 부르게 하는건 너무하지 않음? 출연진 명단에도 없는 이현씨도 두곡 불렀는데...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열심히 라잇스틱 흔들었다. 아주 가깝지는 않았지만 멤버들한데 보였기를 바라며... 근데 큐브야 컴백 좀 시켜줘 제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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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공연 질러보자!라고 결정하게 된 또 다른 이유, 뉴진스! 공연이 드럽게 비싸서 고민고민하다가, 뉴진스 무대도 궁금하고 해서 결국 다녀왔음. 뉴진스가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타이틀은 싹 다 불렀는데, 하나같이 다 어마어마하게 인기를 끈 곡들이고 곡 자체도 좋아서 그냥 듣는것 만으로도 신났음. 특히 세기의 명곡 하입보이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듯. 물론 라이브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아서 아쉽긴 했지만 아직 애기들이니까 라이브 많이 경험하고 무대 자신감 쑥쑥 자라길 기대해본다! 이 공연 몇달 후이긴 하지만 롤라팔루자 무대 잘해서 더 기대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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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비투비. 사실 어떤 가수들이 나오건 간에 실내에서 열리는 합동공연은 비투비가 나오는것이 아니고서야 갈 일이 아예 없고, 비투비가 나온다 해도 합동공연은 굳이...? 싶어서 선호도가 밀리는 편임. 그럼에도 이 드럽게 비싼 공연을 지른 이유는... 추첨으로 인해 플로어석, 나름 괜찮은 자리를 잡았기 때문. 내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체조경기장에서! 플로어에 앉아서! 이 거리에서 비투비를 보겠나! 싶어서 눈 딱 감고 질렀다. 

    비투비 무대야 뭐 말할게 있나. 이날 나의 바람, 너 없이 안된다, 그리워하다, 괜찮아요, 아름답고도 아프구나 이렇게 다섯곡을 불렀는데(순서는 기억안남) 어떻게 보면 당연한, 안정적인 셋리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운 맘도 없지 않은... 선곡이었다. 팬의 입장으로서는 숨겨진(이라고 하기에는 다들 너무 유명하지만) 수록곡 한 곡 정도는 불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ㅠ 무대만 본다면 비투비가 늘 그랬듯 멋진 라이브로 무대 찢었음! 첫곡 부를때 성재군이 노래 부르다가 약간 박자를 놓쳤는데, 마이크 얼굴에서 떼고 있는 동안 아주 작은 백보컬 외에는 들리는게 없어서 아 이 사람들 신박하게 라이브 인증하네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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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순서는 지코의 무대였는데, 역시 지코는 지코였음. 톡 까놓고 얘기해서 진짜 노는 분위기랑 너무 거리가 멀었던... 이 애매한 관객석을 조금씩 분위기 띄워가며 결국 자기 페이스로 만들어버림. 뭐 그래도 진짜 재밌게 잘 놀았다!고 하기에는 좀 부족했다 싶긴 하지만, 지코씨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아 저 고백하자면, 아무노래 완곡 들은거 이때가 처음임. 진짜 락만 디립다 듣고 힙합은 내외하는 삶을 살아온 티가 이런데서 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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