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30630] 관현악시리즈Ⅳ '부재(不在)'

eunryeong 2023. 8. 12. 08:02

-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로봇이 지휘를 한다는 점이었다. 로봇! 로봇이 지휘를!!! 근데 이것도 공연장 가서야 알았고, 막상 예매할때에는 그냥 (개인적인) 올해의 공연 테마, 국악을 조금 더 많이 접해보자!는 가벼운 생각이긴 했다. 이렇게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될 줄은 전혀 몰랐음 ㅋㅋㅋ

 

- 일단 이날 연주된 곡들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남기고 싶지만... 시간이 너무 지나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다. 가야금 협주곡인 '침향무'에서, 가야금과 관현악의 조화가 아주 절묘했다는 정도의 기억이 남아있을 뿐. 최수열 지휘자가 혼자 지휘를 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안정적인 지휘에서 오는 안정적인 연주.

 

- 로봇 지휘자인 에버 6의 국내 데뷔무대라고 할 수 있는데, 에버 6는 최선을 다했다고 보지만 역시 지휘라는 영역은 박자대로 지휘봉을 흔들기만 하는 역할은 아니라는게 여실히 느껴진 무대였다. 처음 두 작품은 에버 6 혼자서 지휘해서 그런가, 그래도 지휘랑 음악이 따로 논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최수열 지휘자와 함께 무대에 오른 부분에서는 에버 6의 지휘가 관현악단의 곡과 점점 어그러진다는 느낌. 첫 작품들에서도 단원들이 로봇의 손짓을 따라갈 뿐, 음악이 합을 이룬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았던걸 생각하면 아직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대체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제한적인 부분일듯 하다.

 

- 그럼에도, 이런 시도들이 계속 이루어진다는 것은 재미있고 신기한 반면 조금은 무서운 부분도 있다. 누구든 언제든지 로봇과 같은 기계로 대체될 수 있는 시대가 언젠가 올 것이라는, 그런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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