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30811] 연극 <3일간의 비>

eunryeong 2023. 8. 12. 07:16

- 최근 본 연극들 중에서, '연극적인' 재미를 가장 많이 느낀 극이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며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다 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는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단 3명의 배우는, 막과 막 사이 전환되는 시간흐름과 인물변화를 통해 자신의 연기를 가감없이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고, 나는 홀린듯이 그들의 연기에 빠져들었다.

 

- 정인지 배우는 렁스에서도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유일하게 캐슷을 맞춰 골랐고, 역시나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유현석 배우는 이번에 처음 보았는데 안정적이더라. 가장 인상깊었던 배우는 김바다 배우였는데, 1막과 2막의 연기 전환도 놀라웠지만 둘 다 너무 자연스러운 본인같이 느껴져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음. 다른 역할은 어떨지 가장 궁금했던 배우.

 

- 스토리 연결이나 텍스트도 무난했던 편인듯. 특별히 의미를 과장해서 담고 있지도 않았고, 뜬금없는 결말에 뭐야 이게? 싶은 부분도 없었다. 뭐 오이디푸스의 예언에 대한 이야기나 판스워스 하우스의 언급 정도는 온갖 레퍼런스의 나열로 길을 잃게 만드는 연극의 흔한 고질병 치고는 꽤나 귀여운 축이라고 생각함.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연극이나 소설에 실재하는 창작물의 언급이 과하게 들어가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왠지 성의없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 극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일기장을 네드와 라일라가 서로 다르게 부르는데, 영어로는 무엇이라고 했을지가 궁금하다. Diary와 Journal 이었을까...?

 

- 그리고 그 일기장을 처음 적으면서 했던 말을 듣고, 테오의 죽음에 대해 적었던 구절이 다시금 떠오르면서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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