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컨텐츠 갈무리

2023년 1월의 문장 스크랩

eunryeong 2023. 2. 9. 21:55

    미루고 미루다 1월이 다 지나가고서도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야 다시 복기하는 1월의 문장들. 이번에는 스크랩한 문장이 많지 않다. 앞으로도 이 정도만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네.

 

프랑스인은 인생에서 깊고 심오한 의미를 찾지 않는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조금 더 자세히, 아름답게 묘사하고 더 잘 느끼는 방법 찾기에 집중한다. 
그래서 주로 ‘어차피 사라지는 것’ 즉 맛과 향기 그리고 멋을 소비한다.
- CITY HOPPERS, 누구나 향수를 만들 수 있지만, ‘진짜 향수’는 아무나 만들 수 없다

 

    이 문장을 처음 갈무리 했을 때에는 (타자로서의) 프랑스인에 대한 감상평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다시 이 문장을 읽어보면서, 나도 어느정도는 이런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감정에 더 귀를 기울이고, 이를 잡아나가려는 노력. 멋지게 표현해서 '멋'이지만, 어쩌면 그냥 순간만 사는 하루살이 같은 인생.

 

저는 학교에서 존경을 받을 뻔했습니다. 존경받는다는 개념 또한 저를 몹시 두렵게 했습니다. 거의 완벽하게 사람들을 속이다가 전지전능한 어떤 사람한테 간파당하여 산산조각이 나고 죽기보다 더한 창피를 당하게 되는 것이 '존경받는다'는 상태에 대한 제 정의였습니다. 인간을 속여서 '존경받'아도 누군가 한 사람은 알고 있다. 그리고 인간들도 그 사람한테서 듣고 차차 속은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을 때, 그때 인간들의 노여움이며 복수는 정말이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상상만 해도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이었습니다.
-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내가 스스로 인지하는 나의 모습과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내 모습 사이의 괴리란 어느 쪽이건 간에 괴로운 일이다. 흔히들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내 모습이 더 초라할까봐 두려움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내 경우에도 위의 글과 같이 오히려 반대일 때 더 무서움을 느꼈다. 스스로 그다지 특출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음에도 주변에서 종종 그런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정말 그런가? 어떤 점에서? 라는 의문이 생긴다. 더 무서운 점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같이 일을 했을 뿐인데. 혹여, 아직 보지 못한 나의 다른 면을 보고 갑자기 실망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걱정도 든다. 타인의 기대에 대한 두려움, 어쩌면 그것이 나의 족쇄이자 원동력일지도.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개방성과 유연성입니다. 
미래를 예단하려고 들지 말고 나를 둘러싼 현실을 철저히 연구하고 대응하라고 주장합니다.
- 뉴스레터 '미라클레터', 성공은 원칙에서 시작한다

 

    레이 달리오의 몇가지 원칙에 대한 이야기. 그의 저서 '원칙'을 몇달전 사두고 아직 시작을 하지 않았는데, 얼마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지금부터 조금씩 잡아나가야지. 이 문장에서 뻗어나간 생각을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리소스를 투입하지 말고 지금. 당장. 바로. 고민하고 움직이라는 것.

 

겉으론 다 비슷해 보이는 장충동 족발 골목에 가도 사람들은 ‘since’를 봐요. 원조와 역사를 파악하는 거죠. 그래서 저도 중요한 어젠다를 발견하면 기고부터 먼저 해요(웃음). 내가 처음으로 했구나, 이정표를 찍어두는 거죠.
- 송길영

 

    '최초'라는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가진 시야와 안목에 대한 가장 좋은 기준이기도 하다. 그리고 먼저 했다는 것은, 그만큼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것이니까 성실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의미없는 것이기도 하고. 무엇이든 머릿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퍼트릴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꾸준히 실행해야 의미가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