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230513]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 <잉크>

eunryeong 2023. 5. 27. 07:54

    국립극장 시즌패키지로 예매해둔 작품. 패키지 구매가 늘 그렇듯, 어떤 작품인지에 대한 정보 없이 그냥 예매했다. 공연날짜에 거의 임박하여 정보를 찾아보니 무용공연이었구나 하는걸 알게 되었음. 작년 말부터 올해 유난히 무용 공연을 많이 보게 되는것 같은데...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라는 이름 또한 사람인지 단체인지 안무가인지 무용가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어서, 정말 '백지' 상태에서 본 공연.

    공연 관람 전 팜플렛에서 다양한 레퍼런스 이미지들이 소개된 것을 보았는데, 그 순간 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 낮아졌다... 왜냐면 스토리 혹은 움직임이 아닌 이미지를 강조하는 공연치고 내가 만족한 공연이 거의 없었기 때문. 이 공연도 그러했는데, 물을 잔뜩 써가며 이런 저런 이미지들을 무대 위에서 형상화해보려 한것 같았지만 그 장면을 보는 나는 대체 왜? 저걸 '공연'이라는 형태로 구성해야만 하지? 계속 물음표만 떴다. 아니 물을 동그랗게 칙- 뿌리는거 가지고 은하 모양이라고 하는거 너무... 너무... 유치하잖아... 예전에 LG아트센터 패키지 끊을때마다 매년 한팀 정도는 딱 이런 느낌을 받고 그랬는데 올해에는 국립극장에서 이걸 느끼네... 정말 꿈보다 해몽인 공연은 그만 좀 보고싶은데.

    불편했던 지점이 하나 더 있었는데, nude man이라고 지칭된 다른 퍼포머는 공연 중간에 아예 아무것도 입지 않은 누드로 나온다. (다행히 마지막에는 팬티를 입어서, 아래 사진도 누드가 아님. 혹시 오해하실까봐 덧붙임) 중간에 팬티를 입었다 벗었다 하는걸 보면 그 또한 무언가 의미를 부여한 것 같은데, 정말 불필요한 노출이라는 생각만 든다. 

    그나마 좋았던 점을 굳이 꼽아보라면,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한 무대구성.(물론 빈약하다고 이야기할수도 있지만) 비닐로 싸여진 무대를 십분 활용한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 딱 그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