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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피중류(泛彼中流)

eunryeong 2023. 5. 21. 11:06

    2023년 올해를 나 혼자만의 '국악과 친해지는 해'로 지정한 바, 예년에 비해 국립극장에도 자주 가고 판소리나 국악 관련 공연을 더 챙겨보려고 하고 있다. 다만 크게 감명받은 공연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평소에 접하는 다른 유형의 공연에 비해 국악은 아직도 낯설고 잘 모르겠는 미지의 세계였기에 일부러 더 친해지고자 계기를 만들어 낸 것도 있다. 5월 중순을 넘어선 지금까지 아직 많은 수의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곧 시작하는 여우락 기간이 찐일 것이므로...!) 그래도 올해 본 공연들 중에서 내 귀에 콕 하고 박힌 곡이 있다. 얼마 전 절창 공연 후기에서도 적은 바 있는 범피중류.

 

    이 곡을 약 일주일 간격을 두고 두 번이나 듣게 되었는데, 절창 1 공연에서는 수궁가의 일부로, 절창 3 공연에서도 자라의 시선이니 아마도 수궁가에 속하는 곡으로 부른 것이겠다만 원래는 심청가에 들어있는 곡이라고 한다. 워낙에 인기를 끄는 부분이기도 하고, 수궁가와 심청가 모두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보니 양 쪽에 모두 들어가게 된 곡. 한 소절 한 소절 주욱 길게 끌어가며 부르는 것을 듣다보면 망망대해에서 배 한척이 둥덩 둥덩 떠내려가는 광경이 눈 앞에 선히 그려지는 듯 하다. (라고 지난번 후기에서도 적었던 것 같은 기억이...) 처음 들었을 때에는 그냥 좋구나 정도였는데 두 번째 들었을 때에는 몇번씩 자꾸 찾아 듣게 되었던 곡. 다음번에는 또 어떤 감상으로 듣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