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강연내용 정리

[230218]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연계 북토크

eunryeong 2023. 3. 17. 08:46

    키키 스미스전의 도록이라고 할 수 있는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라는 책의 북토크 시간. 이름은 북토크였지만, 내용은 키키 스미스의 전시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다. 뭐 이 책 자체가 전시에 대한 책이기도 하고. 이날 북토크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간단하게 메모해둔다. 한달이나 지나서 올리게 된건 조금 송구스럽습니다만, 어차피 제가 볼거라 뭐...

 

전시 및 책에 대한 설명

- 작가 스스로 본인의 예술활동을 '정원을 거니는 것 같다'고 설명, 이에 곡선의 순환적인 구조로 전시공간을 구성함

- 전시 제목인 '자유낙하'는 1994년 제작된 판화작품에서 차용함. 다채로운 결과물들은 수직, 수평의 축으로 아우르는 키워드로 사용

 

발제 - 이진숙(미술사가)

- 키워드를 무엇으로 잡을 것인가? : 배회하기

- 키키 스미스는 몸와 죽음이라는 단어를 결합시킴. 그녀가 우리에게 주는 충격의 시발점

 

우리는 죽음의 파괴에 '이미지라는 재생'으로 맞선다 (레지스 드 브레, 이미지의 삶과 죽음)

- 인간들이 예술에 부여하는 기능 : 영원히 죽지 않고 늙지 않는 몸 (퍼펙트한 몸, 대리석 혹은 청동으로 만들어지는 견고한 몸)

- 종이, 왁스, 천 등 부드럽고 연약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키키 스미스의 작품

 

- 몸의 취약함 : 종이, 왁스 등의 재료, 작품을 좌대에 올려두지 않고 바닥에 놓아둠, 영웅적인 포즈가 아닌 태아 혹은 죽음과 같은 모티브에서 나온 포즈

- 이상화된 몸, 기념비, 영웅성을 넘어 해체되는 몸. 기고, 웅크리고, 엎드리는 등 자연스러운 '몸'을 발견하면서 미술사에 없던 포즈를 만들어 냄

- 다시 쓰는 이야기 : 기존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반영하지 못한다. 우리를 설명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함

 

# 떨어지는 중

- 불멸을 꾀한 모든 작품들의 운동방향은 상승. esp. 가톨릭 미술

- 키키 스미스의 작품은 fall, 떨어지는 방향. 단 free fall, 스스로 선택한 낙하. 우리의 취약하고 연약한 부분을 다 받아들이겠다

 

발제 - 신해경(미학연구자)

# 저항으로서의 페미니즘 예술

- 사회를 변혁하려는 움직임을 들여다보면, 이전 시대의 이상향으로의 회귀를 원하는 경향이 많이 보이나 그렇지 않은 사조가 하나 있다. 바로 페미니즘

- 왜? 돌아가고픈 과거가 없기 때문. 모든 것이 미래를 향함. 실험적이고 위태로움.

- 여성을 그린 그림은 넘쳐나는데 왜 여성이 그린 그림은 없는가? (린다 노클린) : 미술사의 오래된 편견을 드러내고 시스템적으로 여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것을 논증함

 

# 전장이 된 여성의 몸과 물질- 여성의 몸은 예술사에서 특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 대상화, 이상화, 타자, 야생- 

-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시각예술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 다양한 방향으로 실험중

- 키키 스미스의 몸에 대한 관심은 안에서부터 시작됨. 생명을 위한 활동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가-

- 인간의 몸에서 피부를 제외하고 나면, 내장기관만으로는 성별, 인종, 나이 등을 판별할 수 없다. 특정 인간이 규정지어지는 기준인 피부는 아주 얇고 연약하다. -> 우리 시대의 사상들이 얼마나 허약한 것인가-

 

# 새와 늑대, 변신하는 몸

- 동물로서의 '나'를 인정하고 존재하는 것

- 키키 스미스의 작품에서는 고귀한 것과 비천한 것, 높은 것과 낮은 것이 모두 동등하게 존재함

- 인간과 자연을 따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고려해야 함. 서양의 기존 사고체계로는 풀 수 없으며 완전히 새로운 체계와 시각이 필요

- 황홀(죽어있는 늑대를 가르고 수직적으로 우뚝 선 인간)과 탄생(살아있는 사슴이 낳은, 수평적으로 누운-혹은 내려가는 인간)의 대비

 

- 사람들은 정성이 많이 들어간 것, 시간을 많이 들인 것을 알아보는 힘이 있다. 사람들이 키키 스미스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 40년간 끊임없이 작품활동을 해온 그녀의 작품세계에서 하나의 키워드만 가져온다면, 몸으로서 존재하는 자신

 

발제 - 최영건(소설가)

- 사포의 시. 고대 그리스의 여성시인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시가 거의 없음.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사포의 시'라고 알고 있는 것은 신화적인, 상상적인 존재로 볼 수 있지 않을까?

- 성 주느비에브- 프랑스와 영어로 검색했을 때 검색결과 차이가 큼. 동시대에서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당시 실재한 주느비에브와 지금 우리가 인지하는 주느비에브 사이에는 얼마나 큰 간극이 있을 것인가?

- 황홀에서 늑대의 배 밖으로 한발 걸어나오는 여인 : 빨간 모자 이야기? 폭력을 이겨내고 성녀가 된 주느비에브 이야기? 서로 다른 이야기들 사이에서 닮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재밌는 점

- 다양한, 열려있는 해석의 즐거움